Chapter 9: 제009장 너 내 전화 끊었어?!
육이경은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있었지만, 머릿속엔 요양원 비용 문제만 생각하고 있어서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휴대폰에서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멍하니 있었다.
옆자리 동료가 친절하게 알려준 후에야 이경은 전화를 받았고,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전화를 들고 회사 밖 복도로 나가서 심호흡한 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남씨 삼촌..."
전화 너머에서 웃음기가 섞인 성숙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석과 이미 결혼까지 했는데 아직도 삼촌이라고 부르나?"
이경은 입술을 깨물며 어색하게 말했다. "아버님—"
남건희는 대답하며 물었다. "지금 어디 있나?"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오늘은 왜 회사에 출근했지?"
이경은 영문을 모르고 물었다. "무슨 일이 있나요?"
"오늘은 너와 형석이 결혼한 지 3일째 되는 날이잖아. 전통에 따르면, 시댁에 인사하러 가는 날이야."
이경은 멍해졌다. 그녀는 그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게다가... 아버지는 감옥에 있고, 양어머니는 실종됐으며, 할머니는 요양원에 계신데, 친정 인사라니...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남건희는 그녀가 오랫동안 아무 말이 없자 먼저 입을 열었다. "이경아, 네 아버지는 지금 면회하기 적당하지 않으니, 내가 형석에게 널 데리고 할머니를 뵈러 가라고 할까?"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혼자 갈게요." 그녀는 서둘러 거절했고, 말투에서 당황스러움이 느껴졌다.
남건희는 진중한 어조로 설득했다. "친정 방문을 어떻게 혼자 가겠어. 이 일은 네가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다 준비할게."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가 끊어졌다.
이경은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문득 남씨 삼촌과 남형석이 정말 닮았다고 생각했다. 둘 다 그녀의 의견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남씨 삼촌은 그녀를 위해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형석에게 함께 할머니를 만나러 가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 그녀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
복도에 잠시 서서 마음을 추스른 다음,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이 또 울렸다...
그녀는 흘끗 보니 낯선 번호였다.
근무 시간에 계속 전화를 받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끊어버렸다.
그리고 나서야 컴퓨터를 보기 시작했고, 자신을 강제로 일에 집중시켰다.
고객 정보 표를 열고 정리하려던 참에 매니저 사무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경—"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무슨 일이세요, 매니저님?"
"남 대표가 널 찾아. 위층으로 올라가봐."
이 말이 나오자마자 부서 전체가 이경을 쳐다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매니저 말고는 남 대표가 우리 부서 직원을 따로 부른 적이 없지 않나?"
"혹시 남 대표가 그녀를 눈여겨본 걸까? 꼬실려고?!"
"진짜 그럴지도 몰라. 방금 봤는데 남 대표가 그녀랑 한참 얘기하던데!"
...
끊임없는 추측들이 이경의 머릿속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형석이 회사에서는 자기와 말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자신을 부르는 거지?!
"빨리!" 매니저는 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다시 한번 재촉했다.
이경은 대답하고 온갖 수군거림 속에서 엘리베이터로 가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두드린 후 허락을 받고 남형석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막 고개를 들어 형석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먹먹처럼 짙은 눈동자에 놀라고 말았다.
명백한 불쾌감이었다.
그의 표정은 평온해 보였지만, 입을 열자 나온 목소리는 극도로 차가웠다—
"육이경, 네가 감히 내 전화를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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