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load App
0.69% 시스템 강호지존 / Chapter 7: 7화. 대수미검식(大須弥劍式)

Chapter 7: 7화. 대수미검식(大須弥劍式)

7화. 대수미검식(大須弥劍式)

이신의 문을 지키는 최하급의 방도에게 은자 한 냥은 한 달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 큰돈이라, 그들은 이신에게 크게 감동하며 자리를 떴다.

어깨를 으쓱한 이신은 대청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시스템으로 진입했다.

경험치 10 점.

갈 길이 멀어보이던 시스템 공간의 한 쪽에 적혀 있는 숫자.

- 첫 발을 내딛으신 이신 님, 축하드립니다. 최강의 악인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가까워졌습니다.

- 초보자 퀘스트 완료. 메인 퀘스트를 활성화 합니다.

메인 퀘스트 : 영웅의 자세 (一)

퀘스트 설명 : 권력을 차지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법. 반 년 내로 은자 만 냥을 벌어라.

실패징벌 : 습득한 영구적 공법 중 하나의 랜덤 회수

성공보상 : 중급 추첨 1회, 경험치 200점

“은전 만 냥? 상당한 양인데.”

퀘스트를 확인한 이신은 어제 황병성에게 잠깐 전해들은 수입원에 대해 생각했다.

‘쾌활림 내의 점포에서 거두는 보호비 명목의 상납금이라면.’

일반적으로 상납금은 매월 오백 냥 정도가 적량이었지만, 유삼도는 단기간에 수천 냥을 수탈했었다.

‘흠, 허나 유삼도처럼 한다면 두 달도 가지 못해 쾌활림에 도산하는 가게들이 속출할 게 뻔하지. 만 냥을 벌려면 다른 방도를 궁리해 봐야겠어. 안 그래도 돈이라면 꼭 퀘스트가 아니라도 꼭 필요한 거니까.’

이렇게 생각하던 이신이 갑자기 시스템에 물었다.

“메인 퀘스트인데 왜 실패징벌이 오히려 약한 것 같지? 초보자 퀘스트 때는 팔을 자른다더니, 이번엔 공법만 박탈하는 거잖아.”

퀘스트의 실패징벌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이신이 물었다.

- 초보자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 한다는 것은 이신님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빨리 죽여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 것이 좋지요.

“……”

시스템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을 했고, 이신은 어이없으면서도 섬뜩했다.

“그런 그렇다 치고. 초급추첨 기회가 있지? 지금 추첨 할게.”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으니 자연히 초급추첨 기회가 생겼을 것이다.

‘초급추첨이 계륵인 것은 사실이나 지금처럼 아무 것도 없는 처지에는 양기단 한 알만 떨어져도 감지덕지.’

휘릭.

룰렛이 나와 곧바로 돌기 시작하더니 단약이나 공법을 바라는 그의 희망과 달리 잡동사니에 가서 멈추었다.

- 축하드립니다. 동방불백이 친히 뜬 자수입니다. 등급 평가 1 성입니다.

조금이라도 기대를 한 탓인지, 이신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 경험치 10 점이 있지. 그걸로 추첨 한 번 더.”

이미 내공과 초식이 있다지만 너무 단출했다.

김무명의 쾌검은 강했지만 개성이 너무 강한 검법이라, 앞으로도 숙련도를 100%까지 끌어 올릴 수 없을 테니 다른 것을 뽑아야 했다.

휘릭.

빠르게 돌기 시작한 룰렛의 바늘이 공법, 소모품, 단약을 지나 천천히 돌더니 빈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공법에 안착했다.

그러자 스크린에 서북 대 사막 스타일의 장포와 두건을 입은 청년이 괴이한 검을 쥐고 서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청년이 들고 있는 검은 손을 둥그렇게 보호하는 손잡이를 가진 것이었다.

- 축하드립니다. 인물 ‘초초남(楚招南)’을 뽑았습니다. <추풍검법(追風劍法)>, <대수미검식(大須弥劍式)>, <천산검법(天山劍法)> 등 일곱 가지 공법을 지니고 있습니다. 등급 평가 1 성에서 1.5 성입니다. [랜덤선택]하거나 경험치 20 점을 소비해 [지정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초초남.’

칠검(七劍) 중 유룡검(游龍劍)의 검주로, 강희제 초기 삼대검술의 명가였다.

전생에서 드라마를 통해 방영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초초남은 칠검 중의 하나라는 명성과는 달리 포악한 성정에 품행은 졸렬한데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도의고 뭐고 없는 인물로, 여협 비홍금을 쫓아다니다 겁탈하곤 동료를 배반하며 결국 조정의 개가 되는 자였다.

“저번 지정선택은 5점이었는데 왜 이번엔 20점이나 되지?”

그의 의문에 시스템이 답했다.

- 지난번 추첨 인물은 윤지평으로, 소장하던 공법도 최고 0.5 성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 이번 인물 초초남은 등급 평가 1 성, 공법 등급 평가 1성에서 1.5 성이기 때문에 선택지정에 소비되는 경험치도 높아집니다.

“그럼, 랜덤선택!”

이신의 짧은 외침에 스크린에 룰렛이 또 한 번 돌아갔다.

- 축하드립니다. <대수미검식(大須弥劍式)> 1부를 뽑았습니다. 등급 평가 1.5 성입니다.

대수미검식(大須弥劍式)은 천산신망(天山神芒) 능막풍이 창시한 일문검법으로, 공격과 수비가 하나가 되는 변화무쌍한 검법이다.

‘김무명의 쾌검이 가진 수비의 맹점을 보완하기에는 괜찮을 거 같군.’

잠시 후, 방도들이 아침상을 가져왔고, 이신은 은희를 조심스레 깨웠다.

“와! 만두다.”

만두를 보자 아직 잠이 덜 깬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후! 후!”

뜨거운 김을 훌훌 풍기는 고기만두에 입김을 불며, 은희가 만두 하나를 입 안에 통째로 집어넣었다.

“손도 안 씻고?”

“우우. 우웅.”

이신의 말에도 은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 안 가득 만두를 넣고 웅얼거렸다.

지금 이 순간 은희는 그저 맛있는 만두와 오라버니가 있음에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천천히 먹어.”

그렇게 은희와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친 이신이 방도에게 황병성을 불러오라 일렀다.

황병성은 소두목이 된 이신에게 처음 잘 보인 것의 대가로 열댓 명의 수하를 둔 형님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소 대형 부르셨습니까?”

“앉지.”

이신이 먼저 앉자, 황병성이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내 누이 은희다.”

이신의 눈이 은희를 향했다.

“우와, 아주 어여쁘게 생기셨습니다.”

황병성이 열심히 미소를 지었지만,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필시 어린 소녀를 유괴하려는 흉악범으로 보일 인상이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은희의 인사에 순간 황병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제 서른을 넘어, 나도 아저씨라 불리는구나!’

“은희야. 황 형이라 부르는 건 어떠니?”

황병성의 표정을 보며 쿡쿡 웃던 이신이 은희에게 말했고, 은희는 빙그레 웃더니 다시 황병성에게 인사했다.

“황 형, 안녕하세요!”

그런 누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은 이신이 황병성에게 말했다.

“몇 명을 불러 오거라. 약방에 가야겠다.”

“필요하신 약이 있으시면 분부만 내리십쇼. 제가 후딱 다녀오겠습니다.”

순간 이신의 눈에 미미하게 한기가 스쳤다.

“뭘 사려는 게 아니다. 내 물건을 찾으러 가는 거지.”

* * *

장악성에 약방이라고는 쾌활림 근방에 하나뿐이었다. 가난한 이들은 웬만하면 아파도 약을 지으러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중병에 걸리면 아무리 가난해도 약방을 찾게 되는 것이 당연했고, 약방 주인은 그 가난을 쥐어짜 몇 푼을 얻는 것에 도가 튼 인물이었다.

거기에 약방은 이곳 하나였으니, 왕기약방은 웬만한 다른 곳의 약방보다 수입이 좋았다.

“크음!”

예순 정도에, 턱수염에 기름이 반질반질한 왕기약방의 주인장 왕기(王記)는 비취색 팔찌 하나를 감상하고 있었다.

‘마치 샘물에 고인 물처럼 투명한 옥팔찌라… 보통 물건이 아닌 것 같단 말이지.’

팔찌 하나를 손에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왕기의 눈빛에는 탐욕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하나 뿐인 게 아쉽구나! 한 쌍으로 팔았으면 가격이 몇 배는 받을 것을! 그 꼬맹이가 어디 사는 줄만 알았다면, 나머지 한 쪽도 가져올 수 있을 텐데 말이야.”

그는 아쉬워하며 자신의 팔에 팔찌를 채웠다. 시간이 날 때 전당포에 가서 은자로 바꿀 요량이었다.

방에서 나온 왕기는 큰소리로 약방 일꾼들을 향해 외쳤다.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거라! 그리 게으름을 피웠다가는 내달 품삯은 없을 줄 알아!”

그때, 약방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년과 어린 여자 아이.

그들을 본 왕기의 눈이 번뜩였다.

‘며칠 전 그 꼬맹이로구나!’

왕기는 큰 눈을 부라리며 은희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이 녀석! 잘 왔구나! 저번에 망쳐버린 약초 값이 얼마인 줄이나 아느냐? 팔찌 하나로는 턱도 없다. 하지만 사정이 딱하니, 약을 조금 내어줄 테니 나머지도 가져 오거라!”

은희가 움츠러들며 이신의 뒤로 숨자, 이신이 은희의 머리에 가볍게 손을 얹은 채로 왕기에게 덤덤히 물었다.

“대체 이 아이가 망친 약초가 무엇이기에 옥으로 만든 팔찌 두 개로 변상해야 한다는 겁니까.”

왕기는 잠시 이신을 쳐다보고는 같잖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 계집의 가족이구나? 멀리 동진에서 들여온 고려삼을 망쳤다면 어쩔 거냐! 동진은 이곳에서 족히 수만 리는 떨어져 있는 곳이야! 고려삼 한 뿌리는 족히 은자 백 냥이 넘어! 저 계집이 망친 것이 일고여덟 뿌리인데, 네 놈들이 어떻게 물어 낼 요량이냐!?”

왕기는 품에서 붉은 천에 곱게 싸여진 고려삼을 꺼내 보이며 이신의 면전에 들이밀었다.

“거짓말! 난 그거 본 적도 없어요!”

이신의 등 뒤에서 은희가 작은 주먹을 꽉 쥐고 억울하다는 듯 외쳤다.

“흥! 네가 뭘 안다고! 어서 팔찌 하나를 더 가져와! 그리한다면 내 아량을 베풀어 약도 하나 지어주지! 안 그러면 관에 고발해 옥살이 하게 해줄 수도 있다.”

왕기는 이신과 같은 평범한 빈민가 사람들을 다룰 줄 아는 인간이었다.

돈 없고 배경 없는 백성이 관에 잡혀 들어가면 살아 나오질 못하니, 예로부터 힘없고 돈 없는 백성들은 관부를 무서워했다.

그러나 왕기의 예상과는 달리 이신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맞받아쳤다.

“내가 관아에서 밥 빌어먹기 전에, 네 놈이 밥 수저도 들지 못 하게 될 거다.”

“허! 감히 겁도 없이! 네놈들도 비응방에 대해 알고 있겠지? 내가 거기에 매월 몇 십 냥을 내는 줄 알아? 내 한마디면 비응방 사람들이 네 놈들의 다리를 끊어 놓을 수도 있어!”

왕기는 관부가 통하지 않자, 비응방을 들먹이며 이신과 은희를 겁주려 했다.

그런데.

“병성이 들어오너라!”

이신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짧게 외치는 순간, 황병성이 방도 여덟을 데리고 약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황병성을 알아본 왕기가 뚱뚱한 다리를 잽싸게 움직여 다가왔다.

비응방이 쾌활림을 차지하자마자 왕기 또한 황병성에게 몇 푼을 찔러주며 잘 좀 보아주십사 청탁을 넣은 적이 있었고, 그 외에 보호비도 내고 있었기에 왕기는 황병성을 잘 알고 있었다.

“대형, 어찌 할까요?”

그러나 왕기의 예상과는 달리 황병성은 왕기를 거들떠도 보지 않고, 이신을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대, 대형?”

황병성의 말에 왕기는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고, 황병성은 서늘한 눈빛으로 그런 왕기를 노려봤다.

왕기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새파란 놈이 비응방의 방도라고?’

“내 소개해주지. 이 분은 호삼 어르신의 양자로, 이번에 소두목이 되어 쾌활림을 맡았다.”

황병성의 거친 말투에 왕기는 입술을 깨물며 비대한 몸을 작게 떨었다.

왕기와 같은 장사치들은 관부는 크게 무섭지 않았다. 돈을 조금 찔러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응방 같은 방파들은 당장에라도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자들이었기에 무서워하는 것이 당연했다.

“제가 눈이 멀어서 귀한 분을 못 알아 뵈었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용서해주십쇼!”

갑자기 왕기가 통곡할 기세로 무릎을 꿇더니, 은희와 이신에게 팔찌를 들이밀었다.

“이, 이것도 받아주십쇼!”

거기에 더해 품에서 닥치는 대로 은표를 꺼내 이신에게 건넸는데, 적어도 삼백 은자는 되는 양이었다.

“용서해 달라? 하하.”

팔찌와 은표를 받아든 이신은 의미 모를 웃음을 남기곤 은희와 함께 약방을 나왔다.


next chapter
Load failed, please RETRY

Gifts

Gift -- Gift received

    Weekly Power Status

    Rank -- Power Ranking
    Stone -- Power stone

    Batch unlock chapters

    Table of Contents

    Display Options

    Background

    Font

    Size

    Chapter comments

    Write a review Reading Status: C7
    Fail to post. Please try again
    • Writing Quality
    • Stability of Updates
    • Story Development
    • Character Design
    • World Background

    The total score 0.0

    Review posted successfully! Read more reviews
    Vote with Power Stone
    Rank NO.-- Power Ranking
    Stone -- Power Stone
    Report inappropriate content
    error Tip

    Report abuse

    Paragraph comments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