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제발 날 떠나지 마!”
매일 밤. 매일 밤 똑같은 꿈이다. 어린 소녀가 한 여지를 쫓아가며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 꿈. 엄마는 떠나 버렸다. 어린 소녀를 홀로 두고. 하지만 이 꿈은 언제쯤 사라질까? 언제쯤 멈출까? 10년? 30년? 언제쯤 멈춰서 사라질까?
“하은아, 아침 먹으러 와. 할머니가 오늘 네가 제일 좋아하는 계란 오믈렛 만들어 주셨어.”
“할머니, 계란 같은 비싼 거 사지 말라고 했잖아요. 아침은 흰 밥으로 먹어도 괜찮아요. 괜찮아요.”
“아이고, 우리 예쁜 하은이가 잘 자라고 있구나. 동쪽으로 올라가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재밌게 놀 수 있게, 알았지?”
“할머니, 제가 어떻게 재밌게 놀아요? 돈도 벌고, 할머니도 돌봐야 하고.”
“그래, 내 예쁜 손녀야.”
할머니는 문만 바라보고 계셨다. 아빠가 아직 안 오신 모양이었다.
“할머니, 걱정 마세요. 아빠는 스스로 잘 지낼 수 있어요.”
“네 아빠가 어떤지 알잖니. 또 곤경에 처했을지도 몰라.”
항상 그러셨듯, 술 마시고 문제를 만드는 아빠였다.
“내가 보면 집에 돌아오라고 할게.”
밥 한 숟갈과 계란 한 입을 베어 물었다. 교복을 고쳐 입으며 일어섰다.
“학교 다녀올게요. 나중에 봐요.”
할머니의 뺨에 입을 맞춰 작별 인사를 했다.
“음, 안녕.”
학교는 내가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집에 있으면 항상 너무 시끄럽고, 너무 우울했다. 아빠는 세상 일에 아랑곳하지 않고 술에 빠져 살았다. 엄마가 떠난 것도, 내가 있다는 것도 상관없었다. 며칠씩 집에 돌아오지 않을 때도 많았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할머니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소주를 사기 위해 돈을 요구할 때만 돌아왔다.
아버지가 신경 쓰는 건 오로지 돈을 벌어 도박을 하고, 빚더미에 앉는 것뿐이었다. 거리에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시는 것. 1년 후면 이혼할 거라고 생각했다.
“야! 하은아! 나야, 네 아빠. 아기야, 내 예쁜 딸아. 아빠에게 돈 좀 줘 봐. 꼭 갚을게.”
아빠가 뒤에서 불렀다. 목소리가 흐물흐물 떨렸다. 이른 아침부터 술을 마셨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었다.
“돈 없어. 그러니까 집에 돌아가. 할머니가 걱정하실 거야.”
아빠는 내게서 한 푼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 몇 달 동안 저축해서 할머니 약을 사 드렸는데, 무엇보다 약이 필요했다. 갑자기 거친 손이 내 팔뚝을 세게 움켜쥐었다. 멍이 들 정도로.
“아! 씨발! 야! 이 창녀야! 돈 없다고? 있는 거 알아. 그러니 거짓말 그만해!”
“아빠, 괜히 소란 피우지 마세요. 돈 없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내버려 둬요.”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아빠는 원래 이런 분이 아니셨는데, 이혼으로 변해 버렸다. 내 잘못이었을까. 아빠가 이렇게 된 것도 내 잘못일까.
“아, 씨발! 돈만 줘! 갚을게!”
“그만하세요, 아빠! 돈 없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집에 가세요.”
나는 아빠의 손을 팔에서 떼어내고, 그가 나를 욕하는 동안 그를 남겨둔 채 학교로 걸어갔다. 이제는 익숙해졌다. 동네 사람들은 거의 고아나 다름없는 나를 알고 있다. 아빠가 나를 어떻게 학대하는지도, 우리가 어떻게 떠나야 하는지도 모두 알고 있다. 신경 쓰냐고? 아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은 마음에 새기면 상처가 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 Bald kommt ein neues Kapitel — Schreiben Sie eine Rezen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