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pitel 3: 제3장 나는 결혼했다
유리문 하나가 응접실의 소란을 차단했다.
허남격은 곽북연을 빤히 쳐다보며 그의 반응을 관찰했다.
하지만 남자는 이 호칭을 듣자마자 몸에서 냉기가 더 짙어졌고, 그의 깊은 검은 눈동자에는 서늘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 감정의 동요 없이 몸을 돌려 응접실로 돌아가려 했다.
허남격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그의 길을 막았다.
곽북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비켜."
그의 목소리는 낮고 듣기 좋았으며, 발음에는 고귀한 느낌이 있어, 사람들이 그가 몇 마디 더 말하길 원하게 만드는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허남격은 뭔가를 눈치챘다. "당신... 날 몰라?"
곽북연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알아야 해?"
허씨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이상한 시선이 자신을 계속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 시선은 당당했고, 다른 사람들처럼 혐오감을 주는 아첨이 없었다.
곽북연은 그녀를 몇 번 더 쳐다봤다.
소녀는 매우 예뻤다. 피부는 하얗고, 그 도화안과 눈가의 눈물점은 화려하지만 요염하지 않았다. 비록 구석에 얌전히 서 있었지만, 몸에서는 어딘가 오만한 기운이 은은하게 흘렀다.
그가 알아차렸을 때도 그녀는 숨지 않고 당당하게 그를 바라봤다.
처음에는 그녀가 그를 보자마자 달려드는 여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오히려 그 여자들보다 더 대담하게 바로 "여보"라고 부를 줄은 몰랐다...
곽북연의 표정에 몇 분의 짜증이 더해졌고, 말투를 강조하며 말했다. "아가씨, 저는 기혼자입니다. 자중하세요."
허남격은 좀 당황했다.
이 사람은 분명히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데, 또 기혼자라고 말한다... 혹시 민정국이 정보를 잘못 등록했나?
그녀는 물었다. "실례지만 당신 아내는 누구세요?"
"당신과는 상관없어."
또 차가운 네 글자였다.
허남격은 그 결혼증명서 복사본을 꺼내 그의 앞에 내밀었다. "곽 선생님, 이거 남편 쪽은 당신이 맞지요?"
곽북연은 그 복사본을 보았고, 시선이 아내 쪽 이름에 머물렀다: 허남격.
다시 고개를 들고, 그는 비웃으며 말했다. "허씨 아가씨, 원본 하나 만드는데 비싸지 않잖아? 위조하려면 좀 더 전문적으로 해야지!"
말을 마치자, 곽북연은 응접실로 돌아가지 않고 큰 걸음으로 작은 정원을 가로질러 주차장으로 향했다.
허남격은 쫓아가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그녀를 막았다.
허남격은 발걸음을 멈추고 남자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곽 선생님, 이 증명서는 진짜예요. 믿지 않으시면 민정국에 가서 확인해 볼 수 있어요..."
곽북연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차에 올라 곧바로 떠났다.
그의 개인 비서는 남아서 응접실로 돌아왔고, 마침 허인과 마주쳤다.
허인은 마침 허남격이 곽북연에게 달라붙는 것을 보았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듣지 못했다. 이때 곽북연이 떠나고 허남격도 전동 자전거를 타고 쫓아나가는 것을 보자 즉시 물었다. "곽 선생님이 왜 가셨어요? 누가 그분을 불편하게 했나요?"
개인 비서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곽 사장님이 처리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셨어요. 번거롭지만 허씨 아가씨가 집안의 어른들께 말씀 좀 전해주세요."
사장님이 그 소녀를 훈계하라는 말을 남기지 않은 걸 보면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허인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비서를 배웅했다.
결혼 날짜를 정하고, 곽씨 집안의 나머지 사람들은 점심 식사 후 작별 인사를 했다.
사람들을 배웅한 후, 허문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곽 선생님이 왜 가셨지? 혹시 우리 집 어디가 대접이 부족했나?"
허인은 오늘 곽자진이 정신이 산만하고, 사방을 둘러보며 마치 누군가를 찾는 것 같은 모습을 떠올리고, 다시 허남격의 국가가 망할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을 떠올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버지, 제가 남격이 곽 선생님에게 달라붙는 걸 봤어요. 곽 선생님이 화가 나서 가셨고, 한마디 남기셨어요..."
"무슨 말이지?"
"곽 선생님이 아버지께 집안의 딸을 잘 가르치라고 하셨어요." 허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남격이 이렇게 행동하면, 곽씨 집안에서 우리 집안의 가정교육이 안 좋다고 생각할까요?"
허문종의 얼굴색이 순간 새파랗게 변했다.
-
허남격은 전동 자전거를 타고 고급 주택단지를 막 벗어났을 때, 사람을 놓쳤다.
안타까워하는 찰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부하인 계명이었다. "대장,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남 박사가 누군지 조사하고 있어."
허남격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들통난 건 아니지?"
"당연하지, 수소 연료 문제를 해결한 남 박사가 사실은 대학을 갓 졸업한, 겉보기에 순해 보이는 소녀라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하겠어..."
"또 다른 일 있어?" 허남격이 그의 수다를 끊었다.
"아, 맞다, 곽북연의 정보를 알아냈어!"
"말해봐."
"곽북연은 곽씨 집안 늙은 주인의 차남이야. 소문에 의하면 그는 성격이 포악하고 냉혈한 사람이라, 어릴 때부터 해외로 보내졌어. 모두들 곽씨 집안이 장남, 즉 곽자진의 아버지에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곽북연이 지난주 갑자기 귀국해서 무슨 수단을 썼는지 늙은 주인을 물러나게 하고 곽씨 그룹을 장악했지."
계명이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 통제하기 쉬운 사람을 구해서 위장결혼 한다고 했는데, 어째서 갑자기 신랑이 이런 냉철한 염라대왕이 돼버린 거야? 대장, 네 결혼 상태가 불안정하면 회사 상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허남격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의 연락처와 일정을 조사해. 내가 다시 찾아갈게."
박완여의 즉시 결혼하자는 터무니없는 요구에 동의한 이유도, 회사 법인대표가 기혼 상태면 상장 신청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결혼해버렸고, 아직 어떤 음모에 얽혀 있는지도 모른다.
곽북연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으니, 가장 좋은 방법은 빨리 이혼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
전화를 끊고 허남격은 미간을 문질렀다.
일이 좀 복잡해졌다. 곽북연 같은 신분의 사람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다니기 때문에 쉽게 만날 수 없다.
오늘 깜빡해서 "여보"라고 부르는 바람에 사람을 화나게 해서 가게 만들었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작은 차를 시동해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번화하고 시끄러운 시내를 벗어나 교외 도시 마을로 들어섰다.
중학교 때 허씨 집안에서 나올 때는 돈이 없어 이곳의 낡은 집을 임대할 수밖에 없었고,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계속 여기 살았다.
모퉁이를 돌아 거의 집에 도착할 무렵, 길가에서 갑자기 80~90세 정도의 노인이 튀어나왔다!
허남격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거의 부딪힐 뻔했다.
그녀는 노인을 바라보았고, 처음에는 사고를 빙자해 보험금을 타려는 사람인 줄 알았지만, 곧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노인은 비록 마르고 작았지만, 옷차림이 깔끔하여 평범한 집안 사람 같지 않았다. 그녀의 목에는 팻말이 매달려 있었는데, 연락처가 적혀 있었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노인이 길을 잃었을 경우, 연락처로 전화 주시면 사례하겠습니다.
...역시 알츠하이머병이구나.
누구네 집 노인이 길을 잃었는지 모르겠다.
허남격은 즉시 휴대폰을 꺼내 팻말에 있는 번호를 입력했다.
앞에 있던 멍한 노인이 갑자기 반응했다. 그녀는 허남격의 손목을 붙잡고, 혼탁한 눈에 생기가 돌았다. "손자며느리! 네가 손자며느리구나!"
"..." 허남격은 입꼬리를 씰룩였다.
22년 동안 싱글이었는데, 갑자기 또 남편이 생겼네.
오늘 민정국에서 대량 할인 행사라도 하는 건가?
그녀는 웃음이 나와 무심코 물었다. "할머니, 손자가 누구세요?"
노인은 이마를 찌푸리며 생각했다.
손자가 뭐라고 했더라... 아, 맞다, 곽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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