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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패도신공 / Chapter 8: 8화. 엿보다

Kapitel 8: 8화. 엿보다

8화. 엿보다

백여우는 눈물을 흘리다 갑자기 눈앞의 그 사람이 보이지 않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그가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곤 급히 붙잡았다.

“공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좋아, 좋아, 천 살 연상의 큰누님, 난 또 당신이 벙어리라도 된 줄 알고 조마조마했네. 그나저나 미녀는 목소리도 다르네. 공자님, 잠시만, 하고 부르는 목소리도 이렇게 듣기 좋다니. 이 어르신 뼈가 삭겠다. 크크, 내 사생팬이 다 됐네.’

그렇게 월천수는 온갖 멋진 척은 다 하며 천천히 몸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

“아가씨, 부르셨습니까?”

백여우는 일어나 그에게 인사하며 물었다.

“감히 공자님께 묻습니다. 방금 그 노래는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몸매 좋고! 아주 혼이 쏙 빠지는구나! 괜히 전생에 남의 집 남편 홀리는 여자를 여우라 부른 게 아니구나. 월천수는 흔들리는 정신을 붙잡으며 말했다.

“저는 청광파의 제자입니다. 며칠 전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원망과 그리움에 휩싸여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뭉클해져 당신의 칠현금 소리에 맞춰 노래 한 곡조를 선물로 드린 겁니다. 물론 존경의 마음을 담아서요.”

“감사합니다. 공자님!”

백여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약간 불안한 기색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혹시 공자님을 난감하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월천수는 약간 눈썹을 찌푸리면서 생각했다.

‘무슨 난감한 부탁이지? 설마 이 어르신의 정기를 흡수하려고? 절대 안 되지 아무렴.’

백여우는 그가 망설이는 것을 보자 대답을 안 할까봐 말을 덧붙였다.

“공자님, 저에게 그 노래를 가르쳐주실 순 없나요? 제가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어떻게 갚는다는 거지? 몸으로 갚는 건가? 안 되지, 안 돼. 스승님이 죄다 털릴 거라고 하셨어.’

월천수는 소소하게 음흉한 생각을 하다가 상대방의 부탁을 알고는 정자 앞으로 다가가 호기롭게 말했다.

“이런 일에 어찌 보답을 바라겠습니까?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인데 보답은 필요 없고, 오늘부터 친구나 됩시다. 앞으로 자주 오겠습니다.”

“사실 아까 공자님이 노래하실 때 정신을 놓아서, 혹시 다시 한 번 들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백여우는 이 부탁이 조금 지나친 것 같아 부끄러워했다.

월천수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앞에서 부끄럼을 타는 이 아름다운 여인이 단숨에 몇 백 명을 몰살시킨 여우 요괴라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곧장 감정을 실어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가 끝나자, 백여우는 감사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공자님! 가르침을 받았으니 부디 고쳐야 할 부분을 알려주셔요.”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 앉아 섬섬옥수로 칠현금을 퉁기며 앵두 같은 입술을 열어 월천수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공자님, 어떠신 거 같으셔요?”

‘망할! 이 계집은 노래 천재야, 뭐야? 어떻게 한 번 듣고 나보다 더 잘 부르지?’

월천수는 속으로는 이리 생각했지만 급히 박수를 치며 말했다.

“나쁘지 않아요! 나무랄 곳이 없군요!”

“칭찬 감사합니다. 이 노래는 제목이 어떻게 되는지요?”

월천수는 웃으면서 답했다.

“당신을 위해 만든 것이니, 백여우라고 하시지요!”

“공자님은 음을 듣고 곡을 쓰시니 정말 저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노래에 반주를 한 것만으로도 제 삶이 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칠현금 대에서 걸어 나와 월천수에게 예를 표했다.

월천수는 부끄럽다는 듯 손을 휘젓고는 주위를 둘러보다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가씨는 설마 죽을 때까지 이곳에 있으실 겁니까?”

정자 안에 있던 여우는 가볍게 자리를 옮기며 말했다.

“산중의 세월은 빛과 같아 속세의 천년과 같은데 소첩에게 있어 어디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청광파는 호랑이 소굴인데 보아하니 공자는 수련을 하는 사람 같진 않고, 어떻게 청광산에 계시는 것입니까?”

그녀의 물음은 월천수의 아픈 곳을 찔렀다. 씁쓸하게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어떻게 청광산에 오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청광산의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었는지를 세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된 것이군요! 마음에 맞는 이는 찾기 어려운데 공자와 이렇게 인연이 닿았으니 소첩이 거들게 해주시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가슴을 툭 치더니 입을 열어 금빛 구슬을 뱉어 냈다. 백여우가 검지로 구슬을 툭 치자 금빛구슬은 정자 밖으로 날아가려 했고, 그러자 자색 장막이 구슬을 가로막았다. 백여우가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자 구슬이 진동했고 자색 장막도 같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금빛구슬이 장막을 뚫고 나와 천천히 월천수 앞으로 날아왔다.

“저에게 주시는 건가요?”

월천수는 구슬을 받고는 놀라며 물었다.

백여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물건을 얻기 위해 저는 자리를 비웠고 그때 제 부군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소첩은 여전히 그 일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얻고 난 후에도 여전히 써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답니다. 제가 이곳에 갇힐 때 수련의 성과는 막 원영 후기에 도달해 있었는데 그 후로 이백 년도 수련하지 않아 벌써 도겁 후반부에 도달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전부 이 구슬의 효능 덕입니다. 다른 효능에 대해서는 저도 사용해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공자의 체질을 바꾸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

월천수는 크게 놀랐다. 수련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백 년 만에 원영 후기에서 도겁 후반부에 도달하다니. 무려 세 단계나 넘어선 것이다. 청광산에 몸담고 있으면서 수련은 못하고 있지만 들은 것은 있었다. 일반적인 수련자는 평생 수련에만 전념한다고 하더라도 아주 적은 사람만이 원영 후반에서 도겁 후반까지 순조롭게 도달할 수 있다. 현 장문인 유장청도 이백 세가 다 되어서야 원영 중반에 도달한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정말 엄청난 보물이구나!”

월천수는 놀라며 말했다. 백여우는 무엇인가 말하려고 그를 부르려는데 월천수는 그녀의 입술을 보며 생각했다.

‘그녀 입에서 나와서 다시 내 입으로 넣는 건데 이것도 키스로 쳐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

구슬에서 풍기는 담담한 꽃향기를 느끼며 그는 그것을 입에 넣어버렸다. 입에 넣어보고 나서야 그는 이 달걀만한 물건을 삼키기 어렵다는 걸 알았다. 백여우가 그에게 손짓을 하는 것을 보자마자 목구멍에서 어마어마한 통증이 느껴졌고, 금빛구슬은 몸속으로 들어갔다.

* * *

월천수는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이불을 뒤집어쓴 채 미친 듯이 웃었다. 그는 겨우 노래 하나로 이런 보물을 얻게 될 줄 몰랐다. 지식은 운명을 바꾼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급하게 자리에 일어나서 자세를 잡고 현천공을 써서 천지의 영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룻밤이 지나갔지만 영기는 쥐똥만큼도 느낄 수 없었다. 월천수는 피로를 견디다 못해 하품을 하고 잠들었다. 그리고 깨어나자마자 우울함을 느꼈다. 보물을 삼켰는데 어떻게 반응이 하나 없을 수 있을까. 전생소설 주인공의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가!

또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날이 갈수록 표정이 굳어갔고 하루하루 몸 상태가 나빠졌다. 윽! 열도 좀 나네.

월천수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최근 들어 화장실에 자주 가고, 몸에선 냄새가 나는데다 뭘 먹든 금세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는 백여우를 찾아가 물어봤지만, 그녀도 원인을 몰랐다. 월천수는 이 보물이 사실 여우요괴에게만 효과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시간이 점점 지나가자 그의 의심은 확신이 되어갔다.

* * *

십 년에 한번 열리는 ‘후기지수 대회’가 곧 다시 열린다. 이때가 각 파의 막내 기수 제자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기였는데 천하 수진계가 모두 모여서 비무(比武)를 하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승리를 한 횟수에 따라서 받을 수 있는 축기단의 개수가 결정됐다. 축기단이란 수련의 과정을 단축시켜주는 단약으로 각 파에서 자금을 공동으로 출자하여 영약을 연단했다. 그러나 연단된 축기단은 각 파의 제자들의 수요에 전부 맞출 수 있을 만큼 양이 많지가 않았다.

‘후기지수 대회’는 그래서 생겨났다. 각 파에서 실력 있는 제자들을 비무에 보내어 많이 이길수록 문파에 배정되는 축기단이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각 문파 내에서 그걸 어떻게 나누던 그건 각자의 문제였다.

청광파의 경우 시합에 참가한 제자들에겐 축기단을 하나씩 주었다. 거기에 공을 많이 세운 제자에게 더 많이 주고 남은 것은 장로회의를 거쳐 처분한다.

청광파 십일 대 제자 곡평아는 축기 초기까지 수련을 해서 같은 연배 제자들 중에는 훌륭한 수준이었다. 후기지수 대회가 가까워져 그녀가 비무를 준비하기 시작하자 주변 사람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는 그저 축기단의 개수 문제가 아니라 사문의 명예도 걸린 일이기에 그러했다.

십년 전, 곡평아는 운 좋게 대회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대회에서 작은 공을 세운 덕분에 보장되는 한 알 이외에도 한 알을 더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곡평아는 축기단 두 알을 먹고도 축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사람마다 축기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축기단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때 곡평아가 맛본 실패의 쓴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

이때 잘생기고 멋진 유정광 사형이 나타났다. 그는 현 장문인 유장청의 적손이자 동년배 제자들 중에 가장 걸출한 인물로 저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띈 청광파 제자이기도 했다.

영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세 알의 축기단을 받은 유 사형은 한 알을 먹자마자 바로 축기를 성공시켰다. 성품까지 선량한 그는 축기에 실패한 곡평아를 보고는 그녀에게 한 알을 주었다. 그녀는 유 사형이 귀한 물건을 선뜻 내어줄 줄 몰랐고, 그 덕분에 그녀 또한 축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 이후 그녀는 유 사형을 마음속에 몰래 품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머릿속엔 수련 밖에 없었고 곡평아를 포함한 많은 여제자들은 보답받지 못 할 짝사랑을 안고 전전긍긍해야했다.

‘요 며칠 유 사형을 뵌 적이 없는데 어디 가셨나? 잘 지내시는 건가?’

뒷산으로 걸어가던 곡평아는 이 생각을 하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산문 내에서는 제자들의 어검 비행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축기에 도달하여 어검 비행이 가능한 그녀도 조심스레 밀림을 헤쳐 금지(禁地)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곡평아는 몇 년 전 어쩌다 이곳을 발견하여 금지의 동굴에 갇혀있는 여인을 보고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부심을 잃었다.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갇혀있는 여자와 말을 섞어본 적이 없었다. 다만 언젠가 산문내의 ‘장경각’에서 서적을 뒤적거리다가 그 여자가 사실은 여우라는 걸 알았다.

그녀의 외모만큼이나 칠현금 소리도 아름다웠다. 그녀가 연주하는 선율은 곡평아에게 유 사형을 향한 연모의 감정을 떠오르게 만들었기에 벌써 몇 년을 들었지만 질리지가 않았다. 곡평아는 유 사형이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을 때면 이곳으로 왔다.

유 사형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녀는 빛나는 돌을 들고 어두운 동굴을 빠르게 걸어갔다.

“어? 누가 노래 부르네?”

칠현금 소리에 맞춰 부르는 노래 소리에 그녀는 멈춰 섰다. 잠시 멈칫하였다가 도착한 석굴 안을 보고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몇 년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그녀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곡평아는 정자 앞으로 날아가면서 자신의 눈을 의심했지만, 결국 이전처럼 자리에 앉아 다리를 끌어 앉고 여인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

“나는 천년을 수행한 여우……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춤을…… 바다와 산에게 한 맹세는 사라지고……”

곡평아는 노래를 들으며 백여우에게 있었던 일을 상상했다.

눈처럼 흰 옷을 입고 마음을 다친 한 여인이 어두운 곳에서 춤을 춘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기를 바라며…….

곡평아의 맑은 눈물이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렸다. 두 번째 들을 때 이미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세 번째에는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듣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가고 말았다.

동굴 밖으로 뛰어간 그녀는 아직도 그 여운에 잠겨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노래는 순정으로 가득 찬 소녀가 듣기에는 너무 애달팠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한 곡평아는 멍하게 동굴을 바라보다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들고 눈물을 닦은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어머나! 울어서 얼굴이 엉망이 되어 버렸네. 이러다 유 사형을 만나면 어쩌지!”

곡평아는 동굴로 다가오던 월천수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 * *

저 익숙한 얼굴은 바로 꿈에서 보던 신선누님이었다. 설마하니 청광파 제자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인연은 인연이야. 이런 게 인연이 아님 뭐겠어? 어…… 신선누님 뭐하시는 거지?’

곡평아는 호수로 가서 등에 멘 장검을 내려놓고 천천히 하얀 장삼을 벗기 시작했다. 몸에 달라붙는 장삼은 굴곡 있는 그녀의 몸매를 강조했다. 그녀는 겉옷을 벗고 속옷을 벗기 시작했다.

‘대박이다! 대박이야!’

월천수는 입을 크게 벌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벗어! 벗어! 계속 벗어라!’

그의 소원대로 곡평아는 백옥 같은 등 뒤로 손을 뻗어 한 붉은 끈을 한 가닥 쥐었다.

‘세상에! 하늘이시여 저 놀리시는 거 아니죠!’

월천수는 꿈속에서만 보던 신선누님의 탈의하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손을 입에 넣고 힘껏 깨물어 보았다. 아이고, 아파! 꿈이 아니었네. 계속 감상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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