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신의는 사백이 열여덟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단언했다. 사씨 집안은 이 셋째 도련님의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사씨 집안 전체의 보물이었으니까!
예릉은 예경당이 왜 갑자기 사백을 언급했는지 몰랐고, 즉시 말했다. "사백의 최근 상태가 불안정한 것 같더군. 사씨 집안에서 서 신의까지 모셔왔다고 하는데, 그래도 별로 나아진 기미가 안 보이더라."
서 신의는 늠성 주변 도시에서 유명한 의사로, 그에게 치료와 약을 구하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나서지 않았고, 사람을 구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그의 취향에 달려 있었다.
사씨 집안이 서 신의를 모셔올 수 있었던 것도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이다.
예경당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제가 밖에 나가서 살 것이 좀 있어요. 먼저 나가볼게요."
예릉은 약간 놀라며 눈앞의 예경당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상황이지?
예경당이 혼자서 외출을 한다고?
하늘에서 붉은 비가 내렸나?
알다시피, 예경당은 얼굴의 모반 때문에 여러 해 동안 한 발자국도 밖에 나가지 않았다. 가끔 외출할 때도 가마를 타고 다녔고, 도시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어째서 오늘은...
예경당이 갑자기 성격이 바뀐 건가?
예릉은 어렴풋이 느꼈다. 자신의 딸이 영근이 부서진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 사람 자체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럼... 네가 조심해라." 예릉은 예경당의 안전이 걱정됐지만, 예경당이 이제 점차 독립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니 자신의 한 가지 걱정거리가 해결된 것 같았다.
예경당은 예씨 집안 대문을 나선 후, 천천히 사씨 집안 앞에 도착했다.
전생에 예경당은 사씨 집안의 셋째 도련님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진정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 소년이었다. 사씨 집안은 모든 것을 다 바쳐 그의 목숨을 연장시켰지만, 사백을 단지 스물다섯 살까지 살게 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 당시 사백은 명성이 세상에 떨쳐지고 무한한 영광을 누렸다. 심지어 전생의 예유도 그에게 한 발짝 물러섰지만, 결국 사백은 죽었고 사씨 집안도 이에 따라 몰락해 예유와 예씨 집안의 연합에 의해 멸망했다.
예경당이 오늘 사씨 집안을 찾아온 것은 사백의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무슨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목적은 사씨 집안이 가진 한 장의 패였다.
종문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는 한 장의 패!
종문 아래는 모두 개미에 불과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오직 등천로에 올라 종문에 들어가야만 고급 무기를 배우고 영근을 연마하여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절대 지존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한 문의 차이, 그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종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범인과는 달라진다.
종문 내의 어떤 제자라도 모두 한 지역을 제패할 만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
종문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극히 까다로웠다. 예씨 집안 같은 명문가는 말할 것도 없고, 황친국척조차도 종문에 발을 들여놓을 자격이 없었다. 종문에 들어가려면 정말로 하늘에 오르기만큼 어려웠다.
예유는 바로 예경당의 몸에서 빼앗은 극품영근 덕분에 종문의 인정을 받아 예외적으로 종문 내에 받아들여졌다. 전생에서 예유는 종문 내에서 수많은 무학을 배워 마침내 지존의 경지에 올랐다. 예경당도 온 힘을 다해 지존의 경지까지 올랐지만, 결국 예유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생에는...
예경당은 고개를 들어 사씨 집안의 대문을 바라보며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띠었다.
사씨 집안에는 기회가 있었다. 사람을 종문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가. 만약 그녀가 미리 이 기회를 빌려 종문에 들어갈 수 있다면, 예유에게 맞설 수 있는 승산이 더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