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봄날의 찬란한 햇살, 맑고 깨끗한 하늘 아래, 남부 정원의 모란이 활짝 피었다.
정원 안에는 팔각형 붉은 칠을 한 정자가 있었다. 조각된 꽃무늬와 색채 그림이 아름답고, 팔각에는 섬세하고 정교한 대나무 발이 드리워져 있었다. 산들바람이 발을 살랑거리며, 정자 안의 작은 미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남보라는 돌 테이블에 앉아 글씨 본을 따라 쓰고 있었다.
소준역은 그녀의 글씨가 너무 못생겼다고 말하며 몇 권의 글씨 본을 주고, 오늘은 큰 글자 20장을 연습하라고 했다.
몇 글자를 쓴 후, 그녀는 붓을 내려놓고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하진엽이 다과를 들고 들어오며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글씨 연습하느라 수고하셨어요. 제가 간식 좀 가져왔어요. 이건 이공자님 곁에 있는 여하늘이 만든 거예요. 제가 한 조각 맛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노부인 처소의 요리사보다 더 잘 만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