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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공주는 현대에서 빛나다 / Chapter 9: 제9장 우유 사탕

Capítulo 9: 제9장 우유 사탕

"감사합니다." 하만원은 눈가가 부드럽게 휘었다. 그녀는 군시릉에게 편견도 두려움도 없이, 가장 평범한 사람을 대하듯 했다.

꽃이 만발한 이 정원에서, 하만원에게는 신기하게도 담담한 기질이 있었다.

평소에 시간을 단 1분도 낭비하지 않는 군시릉이, 드물게 정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전 하조에서는 지금처럼 많은 오락거리가 없었기에, 하만원에게는 조용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녀는 오늘 아침 서재에서 새로 찾은 『셰익스피어 작품집』을 가져오게 했다.

인류의 진보는 과학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문학과 예술의 발전에도 있다. 원주인의 연기 경력을 이어받기로 했으니, 그녀는 이러한 작품에 꽤 관심이 있었다.

하만원의 손에 든 책을 보고, 군시릉의 눈빛이 더욱 깊어져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임정이 서류 뭉치를 들고 달려왔을 때, 늘 사무실과 회의실 사이를 오가던 군시릉이 하만원과 함께 정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빼어나게 잘생긴 군시릉은 깊고 차가웠으며, 비할 데 없이 우아한 하만원은 한가로움 그 자체였다. 햇빛 아래 두 사람은 마치 천생연분처럼 조화롭게 보였다.

이 일 처리에 엄격한 사장 비서는 너무 놀라 차에서 내릴 때 발을 헛디딜 뻔했다.

삐뚤어진 안경을 바로잡고 손에 든 서류를 정리하며, 완벽한 비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도련님, 오늘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여기 있습니다."

임정이 왔을 때 그를 한번 쳐다본 것 외에, 하만원은 임정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음, 거기 놓아두고, 먼저 회사로 돌아가. 이따 회의는 네가 진행해." 군시릉은 서류를 받아들고 여전히 책에 집중하고 있는 하만원을 바라보았다.

"네, 도련님."

도련님은 항상 하씨 아가씨를 싫어했는데, 요 며칠은 어떻게 된 거지? 자신만의 분위기를 풍기며 뛰어난 기품을 지닌 하만원을 흘깃 보았다.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임정은 속으로 감탄했다. 이 하씨 아가씨는 밖에서 떠도는 소문과 너무 다르다.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군. 임정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군시릉을 한 번 보고, 하만원을 다시 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여우처럼 웃고는 재빨리 별장을 떠났다.

임정의 예상과 달리, 하만원은 책을 볼 때 말하기 귀찮아했고, 군시릉은 더더욱 먼저 말을 걸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기묘하게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정원에서 오후 내내 머물렀다.

군윤을 데리러 온 차가 문 앞에 나타날 때까지.

단이 유치원에서 산수 문제로 1등을 했고, 상으로 유치원 선생님이 주신 몇 개의 사탕을 받았다. 어린아이들은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어 한다.

상을 받고 차에 탄 단은 집에 돌아가 하만원에게 산수에서 1등 했다고 말하고, 사탕을 엄마와 나눠 먹고 싶었다.

차가 막 멈추자 단은 스스로 차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그런데 정원에 앉아 있는 군시릉을 보고, 통통한 얼굴이 순식간에 만두처럼 찡그러졌다.

소리를 듣고 하만원이 고개를 들었다. 얼굴을 찡그린 보를 보고 그가 군시릉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보의 불쌍한 모습에 웃음이 나와 단을 향해 손짓했다. "보야, 왔구나."

군시릉에게 다가가는 두려움과 엄마의 따뜻한 품 사이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보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짧은 다리로 또닥또닥 하만원에게 달려갔다.

단이 너무 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을 보고 군시릉의 눈에 불쾌함이 스쳤고, 뭔가 말하려는 찰나였다.

단은 이미 하만원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의 웃는 눈에는 하만원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하만원은 부드럽게 보를 안았고, 서로 닮은 두 사람의 옆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있었다.

군시릉은 마음속의 꾸짖는 말을 왜인지 꺼낼 수 없었다.

"엄마 봐봐, 오늘 유치원에서 산수 1등 했어요. 선생님이 상으로 주셨어요." 보는 말하며 큰 백상어 가방에서 몇 개의 밀크 캔디를 꺼내 하만원 앞으로 내밀었다. 큰 눈에는 칭찬해 달라는 기대가 가득했다.

하만원은 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정말 잘했네!" 하고 말했다. 밀크 캔디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 보에게도 하나를 까서 주었다. 달콤하고 진한 향기가 순식간에 입안을 가득 채웠다.

보는 만족스럽게 하만원의 품에 안겼다. 손에는 아직 사탕 하나가 남아 있었고, 조심스럽게 군시릉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어머니가 곁에 있어 안정감을 느꼈는지, 보는 천천히 군시릉 앞으로 걸어가 애교스럽게 말했다. "아빠, 이거 줄게요."

항상 자신을 무서워하고 가까이 하지 않던 친아들이 이렇게 부드럽게 말을 거는 것을 보며, 군시릉은 드물게 당황했다.

군시릉이 말을 하지 않자, 용기를 내어 다가온 보는 실망하며 고개를 숙이고 손을 거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손에 있던 밀크 캔디가 이미 사라졌다. 보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고, 군시릉이 약간 어색하게 사탕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금색 원숭이 그림이 있는 밀크 캔디와 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흐르는 군시릉은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하만원은 푸훗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군시릉은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사실 보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단지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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