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banata 5: 제5장 국민 남편 데려오기(5)

교안호의 머릿속에는 순간적으로 3개월 전 술에 취해 정신없이 그의 침대에 올라갔을 때, 그가 목을 움켜쥐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교안호, 넌 나한테 판권 장난을 치는 거냐?"

"좋아, 교안호, 네가 나랑 놀고 싶어? 그래, 내가 널 죽도록 놀아주지!"

교안호는 젓가락을 쥔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더해졌고, 왼쪽 가슴속의 심장이 쿵쾅쿵쾅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날의 그는 분명 극도로 화가 나 있었기에, 그렇게 듣기 거북한 말을 했을 것이다.

이 3개월 동안, 그녀는 계속 그를 피해 다녔지만, 아무리 피해도 결국엔 지금처럼 만나게 되었다.

맞춤 제작된 검은색 정장은 육근년의 길고 곧은 체형을 완벽하게 드러냈다. 연회장의 화려한 조명이 그의 얼굴에 내려앉아 원래도 정교하고 완벽한 이목구비를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했다. 오뚝한 코와 얇은 입술, 생동감 있는 눈매, 아름답고 섬세한 외모는 천상의 미모라 할 만했다.

연예계에는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넘쳐났다. 그들 중 아무나 거리의 군중 속에 세워놔도 눈부신 존재감을 발휘할 테지만, 육근년에게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그것은 순간적으로 주변의 모든 경치를 무색하게 만들고, 쉽게 자신을 초점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연회장 전체가 약 30초간 침묵에 빠졌다. '길고 긴 세월'의 감독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와인잔을 들고 친절하고 공손하게 그를 맞이했다. "육 선생님..."

감독의 목소리와 함께 연회장의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졌다. 비록 모두가 인사해도 응답을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육근년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육 선생님, 안녕하세요."

육근년은 마치 주변 사람들의 인사를 듣지 못한 것처럼 좌석 구역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비록 이렇게 평범한 행동에 불과했지만, 그는 여전히 모두를 매료시키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감독은 술잔을 들고 아첨하듯 육근년의 옆에 따라다니며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고 끊임없이 말을 늘어놓았다.

교안호는 좌석 구역에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 사이로 거리가 좀 있어서 그녀의 시선이 육근년의 몸에 잠시 머물 수 있었지만, 육근년이 그녀에게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가끔 눈을 들어 그를 훔쳐보는 정도였다. 마침내 육근년이 그녀 옆으로 다가왔을 때, 그녀는 아예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자리에 꼭 붙어 앉아 젓가락으로 가져온 음식을 어색하게 집어먹기만 했다. 육근년이 나타나기 전의 여유롭고 담담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육 사장님, 오실 거면 미리 말씀해주셨으면 제가 사람을 보내 모셔왔을 텐데요..." 감독의 말이 교안호의 귀에 들려오자, 그녀는 육근년이 자신의 자리 옆에 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젓가락을 꽉 쥐고 등을 곧게 폈으며, 시선을 돌리지 않고 접시 위의 음식만 바라보았다. 음식을 씹는 동작조차도 조심스러워졌다.

마침내 육근년이 자신의 옆을 지나갔을 때 교안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 했지만, 육근년이 자신의 뒤쪽 의자를 당겨 앉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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