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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 시스템 강호지존 / Chapter 8: 8화. 개혁

Kabanata 8: 8화. 개혁

8화. 개혁

이신이 빠져나가고 왕기는 황병성의 눈치를 보며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황병성은 왕기를 두고 약방에서 나와 이신에게 작게 속닥였다.

“저 자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황병성의 물음에 걸어가던 이신이 고개를 저었다.

‘분명 은희의 얼굴에 든 멍도 그 놈 짓이겠지.’

“늙은이가 살면 얼마나 살겠어. 완전히 죽이지는 말고 반만 죽여.”

이신이 차분하게 말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황병성은 이신이 사람을 죽이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이 서늘해졌다.

꿀꺽.

침을 한번 삼킨 황병성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약방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오, 오지 마! 날 건들면 관아에서 너희를 가만 두지 않을게야. 으아악! 살려줘, 살려주세요……. 끄아악!”

곧이어, 왕기의 참혹한 비명이 약방 밖까지 울려 퍼졌다.

삽시간에 옷이 걸레짝처럼 뜯겨진 왕기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실신해있었다.

“그만해. 이러다 정말 죽이겠어.”

왕기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한 황병성이 턱을 매만지고는 약방 안에 숨어서 지켜보는 일꾼들을 향해 웃으며 외쳤다.

“어서 데려가, 죽지 않게 잘 살피거라. 관에서 사람이 나오면 무어라 해야 할지는 잘 알겠지?”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비응방 사람들의 심기를 거스를 일꾼은 없었다.

* * *

집으로 돌아온 이신은 은희의 팔에 팔찌를 껴주다가 잠시 멈칫했다.

색과 문양이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가난한 소씨(蘇氏) 집안에 이 정도의 물건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현생으로 오며 이신의 머릿속엔 어릴 적 기억도 들어 있었으나 너무 흐릿했다.

‘뭐 나름 사정이 있겠지.’

이신은 은희의 손목에 팔찌를 껴주곤, 황병성을 통해 은희를 보살필 사람을 붙였다.

“쾌활림 내 모든 상가의 주인들을 취월루에 모이게 해라.”

“예!”

이어진 이신의 명령에 황병성은 크게 대답하곤 눈빛을 빛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새로운 소두목(小頭目)으로 자리 잡았으니, 확실하게 군기를 잡으려 한다고 여긴 것이다.

스치듯 황병성의 얼굴을 본 이신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이신이 명령을 내린 지 반 시진 후, 쾌활림 내의 도방(賭坊), 청루(靑樓), 주루(酒樓), 객잔(客棧) 등의 주인장들이 취월루(醉月樓) 대청에 모여 똥 씹은 얼굴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들 모두 비응방에 상당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주변 방파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기는 게 관례라지만, 월 세 번은 너무 한 것 아닌가.”

“쉿! 조용히 해. 죽고 싶어 안달난 거야?”

“이번 소두목은 어떨지 벌써부터 걱정이야! 설마 더 심해지는 건 아니겠지?”

새로운 소두목이 나타나, 걱정이 가득한 그들은 목소리를 죽여 비응방을 험담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혹시 소이신이란 자에 대해 들은 바가 있으신지요?”

어떤 이가 가장 앞줄에 앉은 두 사람에게 말을 붙였다.

질문을 받은 이들은 유씨(劉氏)와 황씨(黃氏)로, 두 사람 중 청루(靑樓)인 취월루(醉月樓)를 운영하는 유씨가 모인 이들 중 가장 돈이 많았다. 그 다음이 도방(賭坊)을 운영하는 황씨(黃氏)였는데, 그의 순덕도방(順德賭坊)은 상녕부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였다.

유씨(劉氏)는 중년의 나이임에도 반듯한 외모에 고상한 분위기를 풍겨 언뜻 보면 서원에서 공부만 하는 유생처럼 보였다. 반면, 황씨(黃氏)는 짜리몽땅한데다, 살집까지 있어 전형적인 탐욕스런 장사꾼 상이었다.

유씨는 가벼운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고, 황씨는 표독스럽게 중얼거렸다.

“듣자니 호락호학한 자는 아닌 것 같소만. 방금 전에도 왕기약방의 왕 가 놈을 죽도록 패놓았다지.”

황씨의 말에 다른 상인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말을 아꼈다.

‘설마 우리들까지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

이곳에 모인 인물들은 모두 약방을 운영하는 왕기와는 달리 나름 크게 장사를 하는 이들이기에 아무리 비응방이라도 자신들을 죽이거나 흠씬 패버린다면 관부도 좌시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려 했다.

“소 대형 드십니다.”

문지기 방도의 소리에 다들 서서히 열리는 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겨우 열댓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등장하자 모두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 아직 약관에도 이르지 못한 것 같은데.’

‘애송이에게 굽실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구나!’

이신을 직접 본 상인들의 생각은 대부분 비슷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생각을 티내지 않았다.

상석에 앉은 이신이 말간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쾌활림을 맡게 된 소(蘇)가 이신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허허, 소두목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앞으로 이곳을 돌봐주실 분이니 저희가 잘 부탁을 드려야지요.”

취월루 유씨(劉氏)가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답했다.

“앞으로도 받은 만큼 보답해드릴 겁니다. 여러분에게서 보호비를 받았으니 다른 이들이 이곳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잘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신이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며 화제를 바꾸었다.

“보호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러분과 의논할 것이 있습니다.”

이신의 말에 이곳에 모인 상인들이 같은 생각을 했다.

‘올 것이 왔구나!’

상인들은 이신이 이렇게 모두를 불러 모아 할 이야기는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상납금에 대한 것이었다.

비응방이 들어오기 전, 청죽방이 이 지역을 맡았을 때에는 매월 서른 냥을 걷어 갔고, 유삼도는 쉰 냥을 걷었다. 심지어 유삼도는 날짜가 다가오지 않았음에도 몇 번이고 보호비를 요구해 그들은 꽤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황씨(黃氏)는 특히 유삼도에게 가장 돈을 많이 뜯긴 자라 앞장서서 발언했다.

“소두목,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비응방 규정이 잘 이해가 안 되어서 말입니다. 월 초에 이미 상납금을 받아갔는데, 또 금액이 바뀐단 말입니까?”

이신의 첫인상이 부드러웠기에 황씨는 불편한 마음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내가 정하는 것은 유삼도가 정한 것과 별개입니다.”

이신이 웃음기가 싹 빠진 표정으로 대답하자, 황씨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만약 이신이 지금 당장 사람들을 풀어 도방 입구를 가로 막거나 압박을 가한다면 아마 그 길로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다.

황씨가 자신이 실수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숙이려 했을 때였다.

“이후 모두의 월납금을 면해주겠소!”

갑작스런 이신의 외침에 상인들 모두가 어리둥절해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상납금을 걷지 않으면 이신은 수하들을 어떻게 먹이고 부린단 말인가?

“허허! 농을 참 잘하십니다.”

유씨(劉氏)가 작게 웃으며 입을 열었고, 그에 이신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다시 말하지만, 월납금은 받지 않을 것이오. 단, 다른 방식으로 상납금을 받을 계획입니다.”

다른 방식으로 상납금을 걷겠다니, 다들 그제야 알겠다는 얼굴이었다.

‘어린 것이 능구렁이 같군!’

‘말장난으로 농락하다니, 역시 유삼도랑 다를 바 없어.’

상인들이 걱정하는 사이 이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여러분 수익의 지분 1할을 가져가, 매달 1일, 내 몫만큼의 이익을 분배받을 겁니다.”

“허!”

“그런!”

이신의 말에 대청 안이 탄식으로 가득했다.

‘이렇게 욕심이 많을 줄이야! 입을 열자마자 무려 1할의 지분을 달라니!’

1할(10%)의 지분, 그리고 그만큼의 몫. 이는 장사치들을 놀라게 만들기 충분한 금액이었다.

청루와 도방(賭坊) 같은 경우, 수입이 좋을 때에는 순이익이 1만 냥이 넘어갈 때도 있었다. 그렇게 따지면 상납금이 무려 1천 냥이었으니, 이전보다 수십 배 더 많은 금액이었다.

잠시 움츠러들었던 황씨(黃氏)의 말투가 사나워졌다.

“그건 너무 한 것 아닙니까! 내 이곳에서 장사를 한지 오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삼방사회 중 가장 세가 강하다는 삼영회(三英會)라 해도, 1할을 제 소유로 돌린 적은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이신이 정말 이대로 밀고 나간다면 가장 피해를 볼 이는 황씨(黃氏)였다. 돈은 유씨(劉氏)가 가장 많았지만, 매월 들어오는 수익은 황씨(黃氏)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황씨의 거침없는 불만에도 불구하고 이신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조용히 하라는 듯 손을 들더니 자신의 말을 했다.

“여러분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이런 요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저에게 모두의 월 수익을 배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상인들 중 이신의 말을 믿는 자는 한 명도 없었고, 황씨(黃氏)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저 황 가는 몇 십 년을 장사치로 살았습니다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신은 황씨를 쳐다보지도 않고 유씨를 향해 물었다.

“유 주인장, 취월루가 이전에는 상녕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청루였다 들었는데, 어찌 지금은 이 지경이 되었는지요?”

이신의 말에 유씨(劉氏)가 쓴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설명했다.

“그거야 모두 천도(遷都)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상녕부가 도성이었을 때, 중심지역인 창덕(昌德) 일대에 황성(皇城)이 있던 터라 도방이나 청루를 금지시켰죠. 하여 대가집 자제 분들이나 거상들이 외곽지역인 장악성의 청루와 도방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때 ‘즐거움이 끝이 없다’ 하여 장악성(長樂城)이라는 이름도 지어진 것이고요.

하지만 국왕께서 천도(遷都)를 결정한 이후부터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창덕에도 도방과 청루가 생겨났고, 가깝고 이동이 편리한 곳에 즐길거리가 다 있는데 굳이 마차를 타고도 반 시진이나 걸리는 이곳까지 올 턱이 있겠습니까? 오랜 단골들이 없었다면 진작 무을 닫았을 겁니다.”

유씨의 설명에 장 내의 많은 상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들은 장악성과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톡, 톡, 톡.

다시 자리에 앉은 이신이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두드렸다.

“유 주인장의 말씀을 들어보니 장악성 쇄락의 원인은 단 두 글자 때문이군요.”

“……”

“지역. 먼 곳의 손님들이 굳이 이곳까지 올 필요가 있냐는 뜻이지요. 이런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왜 다들 개혁을 생각지 않으신 겁니까?”

“개혁? 무슨 개혁 말입니까?”

황씨는 거의 콧김을 뿜을 정도로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아무리 자금을 쏟아 부어 개선을 해도 돌아오는 수익이 미미할 뿐인데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변화로는 먼 곳의 손님들을 끌어올 수 없었습니다.”

이어진 유씨의 설명에 이신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외관이나 장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손님 접대의 측면에서의 개선이죠.”

이신의 말에 상인들은 무슨 말인가 싶어, 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이신을 쳐다보았다.

“쾌활림에는 도방, 청루, 주루, 객잔이 있으니 ‘숙(宿)’, ‘식(食)’, 그리고 ‘술’과 ‘향락’ 이 네 가지 접대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접대의 수준이 과연 최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상인들은 조용히 이신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만일 도방의 손님 곁에 시중을 드는 여인을 둔다면, 그들은 체면을 고려해 더욱 호탕하게 돈을 내걸 겁니다. 또한 내기에서 이기면 시중을 드는 여인에게 조금의 보상이라도 떨어질 것이고, 지더라도 여인의 위로를 받아 다시 투지를 불태우겠지요.

그리고 주변 주루의 술과 음식을 제공하여 그들이 밖으로 나갈 일 없도록 하고, 또 피곤하면 미리 준비해둔 객잔으로 안내해 그곳에서 쉬게 하자는 겁니다. 그리 하면 굳이 늦은 시각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고, 다음날 다시 도방이나 인근 주루에서 하루를 시작하게 하자는 겁니다.

다시 말해, 각 도방 주위에 청루와 주루, 그리고 객잔이 모인 형태로 쾌활림을 다시 꾸려나가자는 말입니다. 손님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말입니다.”

이신의 일장연설이 끝나자, 상인들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 유씨를 포함한 몇몇의 상인이 박수를 치며 탄성을 질렀다.

물론 쾌활림을 뜯어 고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만약 그리 할 수 있다면 분명 수익이 늘어나게 될 것이 자명했다.

황씨의 도방이 인기가 있는 것도 규모가 큰 것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취월루가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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