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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재벌가의 결혼 전쟁: 전남편은 사라져줘 / Chapter 5: 제5장:아이를 낳지 못하면 꺼져라

Kabanata 5: 제5장:아이를 낳지 못하면 꺼져라

침실을 감싸는 은은한 기운. 하룻밤의 따스한 감정.

하서연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오전 9시였다. 그녀는 졸린 눈을 비비며, 얼굴의 홍조가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그녀 옆자리의 남자는 이미 출근해 버린 뒤였다.

어젯밤의 모든 일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의 뜨거운 열정, 그의 달콤한 다정함. 예전에도 그런 일을 할 때면 그녀를 잘 배려해 주었지만, 어젯밤의 그는 특별히 다정했다. 그녀의 온몸에 입맞춤의 흔적을 남길 정도로.

고개를 숙여 그녀는 다시 한번 자신의 평평한 배를 바라보며, 손을 그곳에 올렸다.

('아가야, 이번에는 꼭 와야 해, 꼭 와야 해! 네가 오기만 한다면, 넌 틀림없이 가장 행복한 아기가 될 거야. 널 가장 사랑하는 아빠와 엄마가 있을 테니까.')

서연은 마음속으로 말하며,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눈을 감자 머릿속에서는 마치 아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을 닮기도 하고 그를 닮기도 한 아이.

그녀가 뭔가를 더 생각하고 있을 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방 안의 고요함을 깨뜨렸다.

"하서연, 아직도 안 일어나? 잘 먹고 게으르게 운동도 안 하는 여자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걸 모르니?" 문 앞에서 시어머니 박영옥이 허리에 양손을 올리고 귀에 거슬리는 말을 쏟아냈다.

서연은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와 최대한 빨리 옷을 입고 방문을 열었다. 그녀는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

"죄송해요, 어머니.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자서 늦잠을 잤어요. 나중에 헬스장에 가서 달리기할게요." 그녀는 서둘러 설명했다. 시어머니가 화내실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박영옥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얼굴에는 변함없는 경멸의 표정이 떠올랐다.

"들어, 하서연. 내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 일 년의 시간을 더 줄 테니, 내년까지도 임신을 하지 못한다면, 내 아들이 널 원한다 해도 내가 널 쫓아낼 거야. 넌 원래부터 우리 막씨 집안에 시집올 자격이 없었으니까."

차가운 목소리에는 엄중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박유진은 두 손을 꽉 쥐며 서연에게 날카로운 눈총을 던졌다.

온갖 수단을 써서 그들 막씨 집안으로 시집온 이 며느리를 그녀는 한 번도 곱게 본 적이 없었다.

서연은 멈춰 섰다. 시어머니의 말은 마치 차가운 물 한 통을 뒤집어쓴 듯했다. 그녀의 마음까지도 얼어붙었다.

"어머니..." 그녀는 앞에 있는 여인을 부르며, 목소리에는 분노가 아닌 비통함이 묻어났다. "어머니, 열심히 할게요. 일헌이랑 제가 꼭 손주를 낳아 드릴게요. 걱정 마세요, 네?"

위로의 말에는 체념이 깃들어 있었다.

박영옥은 입꼬리를 비틀며, 칼날 같은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입을 크게 벌려 뭔가 더 욕설을 하려다가, 전화벨 소리에 중단되었다.

"어머니, 전화 좀 받을게요."

서연은 침대 머리맡으로 가서 자신의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보니 친구 허효린이 건 전화였다. 그녀는 자기 이마를 한 번 툭 치며, 어제 효린과 함께 운동하기로 약속했던 걸 이제야 기억해냈다.

헬스장에서 효린은 이미 3km를 달려 끝낸 상태였다. 그녀는 몸의 땀을 닦으며 계속해서 입구 쪽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서연아..." 그녀는 뛰어가 다가가며, 땀으로 젖은 얼굴에 깊은 걱정이 서려 있었다.

"괜찮아?" 그녀는 물으며, 관심이 가득했다.

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어 효린의 코를 살짝 두드렸다.

이 바보 같은 애가, 입을 열자마자 괜찮냐고 묻다니, 어느 신경이 잘못 연결된 걸까.

"너... 너 남편 어제 돌아왔어?" 효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더욱 걱정이 되었다. 그녀는 어제 저녁 약혼자와 함께 서달영화관에 가서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보던 중, 우연히 막일헌의 모습을 발견했다. 인사를 하려고 다가가려는 찰나, 막일헌이 낯선 여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정말 눈이 멀 뻔했다. 약혼자가 붙잡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그 쓰레기 같은 남자에게 달려가 따귀를 몇 대 갈기고 싶었다.

"물론 왔지!" 서연은 의아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효린이 말하는 게 너무 이상했다.

"그러면 요즘 널 잘해줘?" 효린은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어떤 말들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그녀는 어제 본 것을 서연에게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밤새 고민했다. 밤새도록 결정하지 못해 머리가 아팠다.

"그는... 괜찮아." 서연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은 마치 식초를 들이부은 듯 시큼했다. 사실 그녀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최근 몇 달 동안 계속 바쁘다며, 집에 돌아오는 횟수도 줄었다. 너무 피곤해서 회사 근처 아파트에서 잔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집에 올 때마다 늘 밤에는 이상한 사람들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서연아" 효린은 서연의 어깨를 한 번 툭 치며,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넌 최근에 퇴직했잖아. 시간이 있으니까, 네 남편 잘 지켜봐. 네 남편은 생긴 게 벌이랑 나비를 끌어들이는 스타일이니까, 밖에 어느 여자한테 꼬일지 몰라. 그 땐 울고 싶어도 늦을 거야."

효린은 한숨을 쉬며, 대학 시절 룸메이트이기도 했던 이 친구가 너무 안타까웠다. 지금은 일단 참기로 했다. 그녀만 알고 있었다. 이 친구가 그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신을 잊을 만큼 사랑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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