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itre 5: 005.임신 검진
방금 사장 부인에게 보인 태도를 생각하니, 그 프론트 직원은 무의식적으로 오싹 떨었다.
사장 집무실——
육묵경은 무표정하게 손에 든 서류를 넘겨보고 있었다. 햇빛이 통유리창을 통해 그의 몸 위로 쏟아져, 빛의 후광을 만들어냈고, 원래 칼로 새긴 듯 깊고 완벽한 그의 오관 위에 신의 강림처럼 몽롱한 색채를 더했다.
이 서류는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머릿속은 교선이 어제 집을 떠날 때의 평온하면서도 체념한 모습으로 가득 차, 그의 마음이 평안할 수 없게 했다.
장호는 그 이혼 합의서를 들고 조심스럽게 사장 집무실 문을 열었고, 마침 육묵경이 올려다보는 시선과 마주쳤다.
육묵경의 눈동자는 매우 검었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누구도 그의 눈 속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장호의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고,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무슨 일이지?"라고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그의 사람됨과 마찬가지로 천연적인 냉담함을 띠고 있어서, 입만 열면 주변의 온기를 순식간에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었다.
장호는 조심스럽게 교선이 육묵경에게 전해 달라고 한 물건을 그의 앞에 내밀었다——
"사장님, 이건 부인께서 방금 보내오신 겁니다."
육묵경의 이마가 떨리고, 깊은 눈빛으로 눈앞의 종이를 응시했다. 그의 눈 속에는 예리함이 스쳐 지나갔다.
"교선이 보냈어?"
목소리의 온도가 몇 도 더 떨어진 것 같았고, 장호는 용기를 내어 고개를 끄덕였다.
육묵경은 말을 하지 않고, 합의서 맨 아래에 서명된 예쁜 필체를 바라보았다. 교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혼 합의서?
교선, 정말 대단하군!
육묵경의 얼굴에 재빨리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분노가 번졌다. 점점 깊어지는 동공은 참았던 폭풍을 휩쓸고 있었고, 합의서 위의 명확한 재산 분할을 응시하며, 얇은 입술로 냉소를 지어 보였다.
날카로운 칼날이 눈앞의 합의서를 종잇조각으로 찢을 것만 같았다.
"사장님..."
공기 중의 온도가 섬뜩할 정도로 낮았지만, 장호는 여전히 용기를 내어 계속했다. "사장님, 부인께서 또 말씀하시길..."
차가운 눈동자가 천천히 올라와 장호를 바라보았고, 장호는 또다시 놀라서 떨고 말았다.
"그녀가 또 뭐라고 했지?"
간단한 몇 마디였지만, 마치 얼음 창고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계속해서 장호의 정수리를 내리치는 듯했다.
"부인께서는 빨리 서명하시고, 시간을 내서 같이 가서 이혼 신고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육묵경은 말을 하지 않았고, 냉담했던 눈빛이 이 순간 깊고 비밀스러워졌다.
손을 가볍게 흔드는 것만으로, 장호는 즉시 사면을 받은 듯, 집무실에서 뛰어나갔다. 그리고 매우 "배려 깊게" 집무실 문을 닫아 주었다.
"이혼?"
육묵경의 입꼬리가 냉담한 냉소를 띠었다. "교선, 왜 모든 일이 네 발걸음에 맞춰야 하는 거지!"
합의서를 쥔 손에 힘이 더해졌고, "이혼 합의서"라는 몇 글자를 응시하니, 점점 더 눈에 거슬렸다. 이어서 그는 그 합의서를 서랍에 던져 넣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이건 그저 교선이 그의 앞에서 벌이는 또 다른 게임일 뿐이었다. 그녀의 수법은 이미 너무나 익숙했고, 그녀와 놀아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한 달 후——
교선은 산부인과 주임에게서 받아온 검사 결과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 위의 수치는 환하게 그녀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한 달 전 그날 밤, 그녀와 육묵경의 유일한 한 번이 이렇게 적중하다니.
"선아, 아기는 매우 잘 자라고 있어. 하지만 병원 업무 부담이 너무 크니, 첫 삼 개월은 휴가를 내는 게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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