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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5% 패도신공 / Chapter 7: 7화. 천년 여우

Chapitre 7: 7화. 천년 여우

7화. 천년 여우

동굴 앞에 서 있자 추위가 몰려왔다. 월천수는 몸을 으스스 떨었다. 동굴 안은 너무 어두워 손가락도 보이지 않았다. 뒤에선 폭포수가 귀가 울릴 정도로 떨어지는데, 앞의 동굴은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몸은 이미 다 젖은 터라 월천수는 이를 악물고 안으로 들어갔다. 모퉁이를 돌자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벽을 짚고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가지 않아보이지는 않았지만, 땅이 계속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망할! 이거 도대체 어디로 이어지는 거야!”

어둠 속에 있는 월천수는 아플 정도로 이를 꽉 깨물었다. 귓가에 들리는 칠현금 소리가 점점 선명해졌다. 이윽고 암흑뿐이던 앞길에 작은 불빛이 보이는 듯 했다. 잠시 얼었던 그는 그 쪽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다가갈수록 빛은 점점 커졌고, 근처에 가서야 그곳이 동굴의 끝임을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거대한 지하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고, 주위에는 빛을 발하는 돌들이 가득했다. 그곳에 고여 있는 호수는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호수에는 작은 섬들이 있었고, 그중 가장 작은 섬에 정자가 있으며, 그 안에서 여인 형상이 언뜻 보였다. 칠현금 소리는 그곳으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월천수는 그 정자로 향하는 돌다리에 올라섰다.

“제길! 무슨 개 같은 금지라는 거야, 안에 여자를 숨겨놨으면서. 간 떨어지게 하네.”

월천수는 중얼거리면서, 뒷짐을 지고 돌다리를 건너갔다.

정자 바로 앞에 도착한 월천수는 삽시간에 눈과 입을 크게 벌리고 침을 흘렸다. 눈앞에 있는 여인은 희고 고운 피부에 비단과도 같은 머릿결과, 살짝 원망어린 눈빛으로 칠현금을 보며 가볍게 줄을 퉁기고 있었다. 마치 눈앞의 월천수를 보지 못한 것만 같았다.

이 여인은 비록 어떤 화장도 하지 않았지만 경국지색, 하늘이 시기하는 외모와 같은 말로도 표현이 안 될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앉아서 조용히 칠현금을 퉁길 뿐이었지만 눈 속의 원망은 감출수가 없었고, 그게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아프게 했다. 월천수는 불현듯 이 어두운 석실은 저 빛나는 돌 때문에 밝은 것이 아니라 그녀 때문인 것만 같았다.

이제껏 꿈속에서 같이 노닐었던 신선누님도 눈앞의 여인과 비교하자면, 비록 신선누님이 조금 젊어 보이지만 그래봤자 태양 앞의 반딧불과 같았다.

“소생이 아가씨를 뵙습니다!”

어찌 이야기를 꺼낼까 고민하던 월천수는 인사를 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아무도 없는 듯 그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았다.

마치 잘못을 한 어린아이처럼 월천수는 배시시 웃고는 상대방의 무례는 생각지도 않고 속으로 망상했다.

‘우리 여신께서 칠현금을 치는데 정신이 팔리셨나보네. 듣지를 못하신 거 같은데, 괜찮아! 뭘 연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겠지. 예로부터 높은 산과 물이 흐르는 곳에서 뜻이 맞는 친구를 만난다고 했잖아. 오늘, 이 어르신이 칠현금 좀 아는 척을 해볼까!’

그리 생각하며 발을 내딛어 정자를 밟으려고 했다.

몸이 막 정자를 넘으려 하자 보이지 않는 벽이 그를 가로막았다. 월천수가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들어 갈 수가 없었다. 미녀가 앞에 있는데 들어가지를 못하니 화가 난 그는 힘껏 몸을 부딪쳤다.

펑! 한 줄기 보랏빛 섬광이 나타나더니 거대한 반동에 의해 월천수는 몇 자(*한 자는 대략 30센티) 밖으로 튕겨나갔다. 그가 간신히 일어나자, 정자의 네 기둥이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빛이 사라지자 그곳엔 알 수 없는 주문이 새겨져있었다.

“제길! 어떤 멍청이가 저런 짓을 해 놓은 거야!”

월천수는 약이 오를 대로 올라서 점잖은 척을 집어치우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 욕을 하고 난 후에야 불현듯 정신을 차렸다. 미녀를 앞에 두고 이런 상스러운 말을 하다니. 쪽팔렸다.

하지만 미녀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서커스 공연을 한 피에로가 된 것 같아 그는 얼굴을 붉히며 정색하고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청광파의 그 빌어먹을 노인네들이 당신을 이곳에 가둔 것입니까?”

미녀는 여전히 그를 신경 쓰지 않으며 칠현금을 퉁겼다. 그 후 그는 질문을 바꿔 이것저것 물어봤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자 자존심이 상한 월천수는 시무룩해져 동굴 밖으로 나갔다…….

그가 떠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한줄기의 하얀빛이 날아 들어왔다. 정체는 아름다운 소녀였다. 그녀는 정자 바깥에 자리를 잡고, 다리를 껴안은 채 조용히 정자에서 흘러나오는 연주를 감상했다. 만약 월천수가 그녀를 보았으면 경악하고 말았으리라. 꿈속에서 만나던 신선누님이 바로 그녀였다.

* * *

“스승님!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술병을 안고 있던 혁삼사는 제자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물었다.

“무슨 일이냐?”

“뒷산의 금지구역에 있는 동굴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월천수가 물었다.

“뭐야? 너, 거기 갔었어?”

혁삼사는 잠시 얼어붙었다. 그리고 제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자마자 곧장 말했다.

“거긴 원래 죄인을 가두는 곳이었고, 실력 있는 제자들이 돌아가며 지키고 있었기에 금지라 불렀다. 작금의 수진계는 평화로워서 이미 수백 년은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그나저나 넌 거기에 어떻게 들어갔느냐?”

“어, 아니던데? 저 거기 갇혀있는 여자 한 명을 봤는데요?”

“아! 너는 거기 있는 백여우 요괴를 말하는 것이구나! 그건 이백 년 전에 전대 장문인이 가둔 것이란다. 원래는 백 년을 가두고 반성을 시킨 것인데, 시간이 다 지났음에도 그녀가 나오길 싫어해 여직 그곳에 있는 것이란다.”

“백여우 요괴요? 스승님, 지금 여우 요괴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게 뭐가 이상한 것이냐? 천 년을 수련한 여우요괴는 자연히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데.”

혁삼사는 제자를 보며 괴이쩍게 웃었다.

“너 설마, 걔가 예뻐서 보고 반한 거냐?”

“칫!”

월천수는 아뿔싸 싶어서 얼른 화제를 돌렸다.

“스승님! 저한테만 빨리 말해 주세요. 그 요괴는 무슨 잘못을 했기에 전대 장문인이 그곳에 가둔 거예요?”

“내 경고하는데, 사람과 요괴는 다르다. 절대로 그녀가 너한테 관심을 갖게 해선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정기를 다 빼앗길 거야. 그때 가서 나보고 왜 경고를 안 했냐고 하지 말고.”

혁삼사는 제자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는 듯이 말하곤, 술로 목을 축인 후 탄식하듯 말했다.

“사람과 정분이 나서 그렇다……”

스승님의 말을 다 듣자, 월천수는 정말 흔해 빠진 얘기 같았지만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알고 보니 그 정자에 있던 여인은 천 년 동안 수행한 백여우 요괴였다. 그녀가 아직 사람으로 변할 수 있기 전, 사냥꾼에게 상처를 입고 도망치던 중 다행히 한 서생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천 년을 채운 백여우는 사람으로 변하여 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잘생긴 소년을 찾았는데 여우는 그가 분명히 전생에 자신을 구해준 은인임을 알아보았다. 소년은 소녀의 진짜 정체를 모르고 그녀와 사랑에 빠져 결국 결혼을 해 부부가 되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였다. 소년은 장원급제를 하기 위해서 열심히 책을 읽었고, 소녀는 그를 위해 궂은일을 마다않고 열심히 보필했다. 결국 노력에 보답을 받듯 십 년간의 고생 끝에 소년은 정말로 장원에 급제하였다. 하나 아쉬운 것은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없었다는 점인데, 아마 인간과 여우 사이라 그런 것 같았다.

소년은 장원에 급제하여 순식간에 신분 상승을 이루었다. 화하 제국의 재상이 그를 중히 여겨 사윗감으로 욕심을 냈지만, 그는 이미 결혼을 하여 그럴 수가 없었다. 재상은 그를 은밀히 불러서 장차 거물이 되고 싶다면 집에 있는 아내를 정리하고, 그리하지 않는다면 앞길이 그리 밝지 못할 것이라 하였다. 그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쪽은 조강지처, 한쪽은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사다리, 어느 쪽을 고를지 난감했다.

결국 그는 재상의 입김을 이길 수가 없었다. 아이를 낳아 대를 잇지 못한다며 아내를 저버리고 말았다. 백여우는 가슴이 너무 아팠지만, 자신이 여우라서 남편의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 일을 받아들였다. 비록 남편에게 소박을 맞았지만, 그를 진심으로 좋아했기에 암암리에 그를 지켰다.

하지만 언제 비가 올지 모르듯, 재상의 딸이 그에게 시집을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재상은 다른 이의 모함을 듣고 장원이 재상의 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녀를 해쳤다고 오해를 해, 크게 화를 내며 권력을 이용해 그를 없애버렸다. 그 당시에 백여우는 잠시 일을 보러 떠나 있었고, 그녀가 돌아오자 사랑하는 이의 머리와 몸이 나눠져 있었다. 백여우는 비통함과 슬픔과 분노에 가득차서 재상의 저택에 있는 몇 백 명의 사람을 몰살시켜 버렸다.

이 일은 장안을 놀라게 했고, 나라에서 백여우를 감당하지 못해 청광파의 장문인을 모셔오는 바람에 결국 그녀는 갇히고 말았다.

남자는 권력 때문에 죽었고, 여자는 정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월천수는 여인의 눈에 원망과 그리움이 묻어 나오는 이유를 그제야 알았다. 비록 그 미녀의 정체가 여우요괴지만, 그 아름다운 얼굴은 머릿속에서 잊히지가 않았고, 그래서 며칠간 수련을 할 수가 없었다.

스승의 충고가 있었지만 월천수는 참지 못하고 다시 이곳으로 와버리고 말았다.

월천수는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정자 앞에 서서 조용히 경국지색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외모만으로 그 누가 이런 여인을 여우라고 생각 할 수 있겠는가.

칠현금 소리가 음울하게 퍼졌다. 월천수는 백여우의 이야기를 듣고는 이 선율이 무척이나 익숙하게 들렸다. 마치 전생에 들어 본 것만 같아 자신도 모르게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천년을 수행한 여우, 천년의 수행, 천년의 고독. 깊은 밤 나의 울음을 들은 이 있는가. 등불이 꺼져있는 곳에서 나의 춤을 볼 수 있다. 나는 천년을 기다린 여우, 천년 기다리고 천년 고독하네. 굴러가는 먼지 속에 또 사랑을 심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 또 누가 사랑의 독을 마셨는가. 내가 너를 사랑한 때는 춥고 배고플 때, 너를 떠날 때는 등 따시고 배부를 때. 너를 위해 다시 춤을 추고 싶구나. 나는 그대가 천백 년 전 살려준 백여우, 이 옷이 나빌레라 나빌레라 날아가 산과 바다에 하였던 맹세도 사라져 가는 구나…….”

월천수는 백여우의 이야기에 빠져있었기에 우울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그가 춥고 배고플 때라는 구절을 부를 즈음에는 칠현금 소리가 더 이상 나지 않았다.

나는 그대가 살려준 백여우, 라는 구절이 한 번 더 흘러나오자 절세의 미녀는 홀연히 고개를 들어 월천수를 바라보았고, 이슬과도 같은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칠현금 줄 위에 떨어졌다.

노래가 끝나자 월천수는 정신을 차리고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눈물 자국을 발견했다. 두 쌍의 시선이 교차하고, 두 사람은 오랫동안 서로의 눈을 마주 보았다. 월천수는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제길! 마음 맞는 친구를 찾았네. 노래 한 소절이면 되는 거였다니. 너무 쉬운데! 진즉에 알았으면 이 어르신이 그런 꼴을 안 보일 수 있었는데, 망할! 전생에서 가수들이 왜 그렇게 팬들이 많았는지 이제야 알겠네. 그나저나 내 목소리도 나쁘지 않나보네! 비록 팬은 한 사람이지만 일기당천이니 오히려 좋구나!’

월천수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몸을 돌려 동굴 밖으로 향했다. 그리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제길! 왜 안 붙잡는 거야! 이 몸이 나가면 네가 불러도 다시는 안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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