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 10: 제10장 구경만 하면 된다
"이야... 착한 딸아, 네가 화난 모습은 그 단명귀와 정말 똑같은 틀에서 나온 듯하구나!"
요염한 여인이 레드와인 잔을 흔들며 안명옥을 비꼬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무스마이, 이츠쿠시이!"
구레나룻 남자의 눈길이 갈고리처럼 안명옥의 몸을 훑어본 후, 일본어로 한 마디 내뱉었다.
"호호... 착한 딸아, 사토 선생님이 네가 아주 예쁘다고 하셨어. 네게 이렇게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준 나에게 고마워해야겠지!"
요염한 여인이 눈을 웃으며 통역했다.
"가능하다면, 나는 이 더러운 유전자를 차라리 당신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안명옥이 가볍게 주먹을 쥐고, 눈동자에는 짙은 증오심이 번뜩였다.
친우는 이 미녀 사장이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를 얼마나 혐오하고 반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었다.
"호호, 좋아, 돌려준다고? 내일, 네가 사해집단 옥상에서 뛰어내리면 되겠네!"
요염한 여인이 매력적인 웃음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말을 내뱉었다.
한 어머니가 자기 딸에게 뛰어내리라고 바라다니!
"당신이 먼저 죽고 난 다음에나 생각해 볼게요!"
안명옥이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받아쳤다.
"크크... 내가 직접 사해집단을 되찾기 전에 어떻게 죽을 수 있겠니? 안심해, 네가 내 친딸이니까, 나중에 내가 사해집단을 맡게 되면, 너에게 접수대 자리 하나 남겨둘게. 나를 위해 심부름도 하고, 남들이 날 냉혹한 어미라고 말하지 않게!"
요염한 여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지만, 그 미소가 눈가까지 닿지 않아 가면처럼 냉랭한 느낌을 주었다.
"류남암, 당신은 그럴 기회가 없을 거예요!"
안명옥은 아예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직접 불렀다.
"착한 딸아, 너희 안씨 집안에 아직 늙은이 하나가 살아있다는 걸 알아. 동해에서 수십 년간 포석을 놓았지. 나 혼자서는 그 늙은 여우랑 싸워 이길 수 없겠지. 하지만 내가 사토 선생님의 지원을 받는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지!"
류남암은 말을 마치고 구레나룻 남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가장 큰 의지처였다. 사토 이치로, 그 뒤에는 동양의 사토재단이 있고, 수조에 달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가 사해집단에 손을 댄다면, 안명옥은 아마 대항하기 힘들 것이다.
"류남암, 당신은 자신의 가정을 배신하고, 이제는 조국마저 배신하려는 거군요! 사토재단이 동해에 들어온다면, 그건 호랑이를 집안에 들이는 것과 같아요! 우리 화국인의 재산은 동양인들에게 끊임없이 갈취당할 거예요!"
안명옥은 자신의 어머니에 분노해 온몸을 떨었다. 이제 이것은 단순한 모녀 사이의 원한을 넘어 민족의 대의에 관한 문제가 되었다.
"착한 딸아, 넌 아직 너무 어려. 성왕패구, 사람들은 결과만 볼 뿐, 누가 과정을 신경 쓰나? 그리고 나에게 '매국'이란 모자를 씌우지 마. 나는 그저 사토 선생님과 정상적인 사업 거래를 하는 것뿐이야. 외국인과 사업하는 모든 사람이 매국노인가?"
류남암은 예전에 사해집단의 여사장이었고, 말솜씨나 대응 능력은 안명옥에게 뒤지지 않았다.
"만약, 여러분들이 류 여사가 사해집단으로 돌아오는 것을 지지한다면, 우리 사토가족의 우정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때, 사토 이치로도 어색한 중국어로 말했다.
"누가 왜놈의 우정 따위를 바라겠어?"
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쉿... 사토가족은 우리 화국의 많은 대기업에 주식을 가지고 있어. 그냥 듣기만 하고, 대들지 말자!"
사토가족의 무서운 힘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맞아, 이건 모녀의 사적인 일이니, 우리는 구경만 하면 돼!"
누군가 맞장구쳤다.
그들은 사업가들이었고, 이익만 생각했다. 누가 사해집단을 맡든 그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오쿠비모노!"
사토 이치로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모두 확인하고, 작은 소리로 일본어 한 마디를 내뱉었다.
비록 모두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경멸적인 눈빛만 봐도 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 땅에서는 화국어를 사용해 주세요!"
누군가 불쾌하게 말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가 겁쟁이라고 했습니다!"
분노가 담긴 우렁찬 목소리가 울렸다.
친우는 예전에 비밀 임무를 수행하면서 두 달간 일본어 훈련을 받은 적이 있었다.
"뭐라고?"
"젠장, 이 왜놈이 너무 건방져!"
"형제여, 우리를 위해 다시 통역해줘. 우리 동해는 그를 환영하지 않으니, 꺼지라고 해!"
친우의 말은 폭탄처럼 대화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나는 당신들 정부가 투자유치를 위해 초청한 손님이다. 너희 짱개돼지들은 나에게 꺼지라고 할 자격이 없어!"
사토 이치로는 홀 안의 사람들을 향해 포효했다.
"씨발놈아!"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비록 호사로운 생활을 하는 사장들이었지만, 어쨌든 화국인이었다.
사토 이치로가 그토록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한 사람이 주먹을 휘두르며 사토 이치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카!"
사토 이치로의 온몸에서 사나운 기운이 폭발하더니, 손칼을 그 사람의 목에 내리쳤다.
퍼덕....
그 사람은 신음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나는 공수도 흑대 8단이다. 너희 같은 동아병부는 한 주먹에 하나씩이다!"
"우두둑...."
사토 이치로가 주먹을 꽉 쥐자 뼈마디가 맑게 울리는 소리가 났다.
"이게....."
현장의 사장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당황했다. 사토 이치로가 재력이 막강할 뿐만 아니라 개인 전투력도 이렇게 무시무시할 줄은 몰랐다.
일대일로 싸운다면 그래도 말이 되지만, 경호원들이 한꺼번에 달려든다면 성격이 바뀌어 국제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이 결과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었다.
순간, 현장의 사장들은 분노와 불만이 가득했지만, 사토 이치로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너...."
이때, 사토 이치로는 안명옥을 가리키며 오만하게 말했다. "네 사해집단을 지키고 싶으면, 오늘 밤 얌전히 내 침대에 올라와. 이 암캐와 함께 날 모셔라!"
말을 마친 사토 이치로는 거리낌 없이 류남암의 풍만한 엉덩이를 세게 움켜쥐었다.
"사토... 어젯밤엔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
류남암의 얼굴색이 변했다.
"네 딸이 마음에 들었다. 안되나? 넌 그저 돈과 권력을 원하는 거 아니냐? 내가 기분 좋으면, 네가 원하는 건 언제든 줄 수 있어! 암캐!"
사토 이치로는 류남암을 흘겨본 후, 다시 안명옥을 바라보았다. "어때? 어서 내 곁으로 오지 않겠어? 너희 화국 여자들, 다 외국 남자 좋아하잖아? 내 강인함을 경험하고 나면, 너희 화국 남자들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게 될 거야!"
"류남암, 이제 당신은 그의 눈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됐나요? 그저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안명옥은 무표정하게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말을 마친 후, 시선을 사토 이치로에게 돌렸다. "당신은 자만에 빠진 짐승에 불과해요. 내가 직접 사해집단을 망치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당신들에게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네가 감히 날 짐승이라고? 암캐가 낳은 천한 것이!"
사토 이치로는 화살처럼 안명옥 앞으로 달려왔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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