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olo 10: 제010장 사실 난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 않았어
육이경은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가, 곧바로 방금 정말로 전화를 끊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는 서둘러 설명했다. "그게 당신이 건 전화인 줄 몰랐어요."
"그래서?!" 남형석은 그녀의 그 설명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육이경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남 대표님, 죄송합니다. 아무도 저에게 대표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고, 직원으로서 근무 중에 아무 전화나 받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끊었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뭔가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육이경이 몰래 한 번 쳐다보니, 남자가 만년필을 바닥에 던진 것이었다.
아... 또 화가 난 건가?
육이경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남자가 화날 때는 항상 침묵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입을 열어 뭐라고 말하든, 무슨 말을 하든, 남자는 더 화낼 뿐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녀는 눈 꼬리로 남형석이 의자에서 일어나 한 걸음씩 그녀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육이경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고, 그저 얌전히 제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남자는 그녀로부터 5센티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깝게 보였다.
"들었는데, 네 양부가 아내의 외도를 발견하고 다퉼 끝에 사람을 죽여 감옥에 갔고, 네 양모는 남자를 훔쳐 이웃들을 볼 면목이 없어 실종됐다더군."
남형석의 말투는 경멸이 느껴졌고, 눈빛에도 깊은 혐오감이 묻어났다.
입에서는 조롱하는 냉소가 흘러나왔다.
육이경은 입술을 깨물며 앞에 있는 남자가 하나씩 상처를 들춰내는 것을 참고 들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남형석은 손을 들어 손끝으로 그녀의 이마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다가 턱에 이르렀을 때 세게 붙잡고, 악취미로 웃으며 말했다. "궁금하군. 이런 가정에서 자란 여자가 어떻게 아버지의 눈에 들어 남씨 집안의 며느리가 됐는지?"
육이경은 두 눈으로 남자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눈빛에는 그의 잔인함에 대한 일종의 고발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큰 손을 떼려고 했다.
남형석은 더 세게 잡으며 눈을 위험하게 가늘게 떴다. "말해봐, 그러면 너랑 같이 본가에 가서 양로원에 사는 네 할머니를 보러 갈게."
이 말을 듣자 육이경의 눈에 담긴 감정이 마침내 조금 옅어졌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남 대표님, 먼저 저를 놓아주시면 말씀드릴게요."
남형석은 그녀를 노려보더니 싫다는 듯 손을 뗐다.
육이경은 손을 들어 아파진 턱을 문지르며 덤덤하게 말했다. "사실 저는 당신과 결혼하고 싶지 않았어요."
남형석은 이 말을 듣고 눈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해성 전체에서 어떤 여자가 남씨 부인이라는 자리에 심장이 뛰지 않을까? 남형석이라는 남자에게 마음이 끌리지 않을까?
그런데 그녀가 감히 그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다니?!
분명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육이경은 그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남씨 삼촌을 알게 된 건, 그분이 심장병이 재발했을 때였어요. 제 아버지도 심장이 좋지 않아서, 제가 알고 있는 응급 처치로 남씨 삼촌을 구했죠. 그 후에 남씨 삼촌이 감사하다며 명함을 주시면서 어려움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하셨어요."
여기까지 말하고, 육이경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나중에 우리 집에 일이 생겨서 아버지의 재판을 도와줄 변호사가 필요했어요. 원래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정말 막막해서 남씨 삼촌에게 연락했는데, 그분이 당신과 결혼하라는 제안을 할 줄은 몰랐어요."
남형석이 비웃었다. 육이경은 그의 어조에서 경멸감마저 느꼈다.
"그래서 네가 한순간에 출세해서 몰락한 가정의 양녀에서 고고한 남씨 부인이 됐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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