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olo 7: 07 앞으로 기회는 많을 거야
손을 뻗어 부기연의 옷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기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반대하지 않았다.
"혜라, 너 전화번호 뭐야?"
소혜라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다.
"조금 있다가 할머니가 번호를 네 휴대폰으로 보낼 테니, 꼭 와야 해."
"네."
혜라는 미소 지으며 대답하고, 기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차 문을 열려고 했다.
차가운 향기와 청량한 향이 섞인 따뜻함이 순간 그녀를 감쌌다.
고개를 숙이자 남자의 체온이 남아있는 양복 외투가 그녀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다.
혜라는 약간 당황했다.
"걸치고 있어, 손이 차잖아."
남자의 낮고 깊은 목소리는 다소 차갑게 들렸지만, 혜라의 마음은 갑자기 따뜻해졌다.
이 한 번 만난 남자가 한 번 또 한 번 그녀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괜찮아요, 이미 집에 도착했는걸요.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나중에 돌려드리는 것도 번거로울 거예요."
혜라는 말하며 외투를 벗어 그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부기연이 그녀를 제지했다.
"입고 있어, 앞으로 기회는 많을 테니까." 남자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혜라는 약간 놀라 매우 의아해했다.
할머니는 그 모습을 보며 눈 밑에 만족과 장난기가 스쳤다.
보아하니 이 녀석도 완전히 답답하지는 않은 모양이군!
하지만 그의 그 몸은...
할머니는 또 다시 우울해졌다.
"올라가, 감기 걸리지 마."
정성껏 권하는 말에 혜라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며,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차 문을 열어 떠났다.
기연은 차에 앉아 점점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에 미세한 미소를 지었고, 깊은 눈동자에 위험하고 깊은 빛이 감돌았다.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듯했다.
-
집에 돌아와 남자의 외투를 벗고 맨발로 욕실로 들어갔다.
몸이 완전히 뜨거운 물에 잠겼을 때, 온몸의 피로와 졸음이 순간 사라졌다.
머리를 욕조 가장자리에 기대고 눈을 감으며 이 짧은 평온과 고요를 즐겼다.
앞에 늑대, 뒤에 호랑이. 그녀는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10분 후, 혜라는 욕조에서 일어나 간단히 몸을 씻고 옆에 있던 목욕 가운을 걸친 뒤 허리띠를 묶고 맨발로 욕실을 나왔다.
혜라는 맨발로 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특히 바닥의 차가움이 발바닥을 통해 뇌로 전달될 때, 마치 이렇게 하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드라이기를 찾아 머리를 말리고 침실을 나오자, 첫눈에 소파 위의 남자 양복 외투가 보였다.
그녀는 잠시 멍해져서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바라봤다.
그녀는 외로움과 고독에 익숙해진 자신이 더 이상 막 켜진 가로등과 어스름한 밤을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고요한 비 내리는 밤에 한 줄기 태양이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에 온기를 더해줄 줄은 몰랐다.
혜라의 생각은 욕실에서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 중단됐다.
그녀는 이마를 문지르며 욕실로 향했고, 발신자 표시를 보자 아름다운 얼굴에 장난기와 조소가 스쳤다.
전화가 한참 울려 거의 끊길 때쯤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왜 이렇게 늦게 전화를 받는 거야?"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소홍덕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혜라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에 익숙한 듯했다. 영원한 혐오와 무관심으로, 그녀를 보는 것이 마치 원수라도 되는 것처럼.
소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이 확실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전생에 소씨의 묘를 파헤쳤나 싶을 정도였다.
"무슨 일이야?"
혜라의 어조는 차갑고 냉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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