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주의 규방 안.
섭문지는 여전히 온화한 음성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소미한테 들었는데, 너 나온한이랑 헤어졌다며?"
"헤어진 건 아니에요, 저랑 나온한은 애초에 정식으로 사귄 적도 없었어요."
"하지만 너 이모한테 나온한을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혹시 나온한이 널 괴롭혔어? 이모는 절대로 내 딸이 괴롭힘당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 섭문지가 분개하며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갑자기 깨달은 거예요."
"음?" 섭문지가 눈썹을 찌푸렸다.
"저랑 나온한은 같은 계층이 아니에요. 함께해도 결국엔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차라리 어울리는 지백간과 결혼하는 게 낫겠죠." 지주가 형식적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모한테 그의 출신 따위 신경 안 쓰고 그 사람 자체가 좋다고 했잖아. 당시 난 네가 나온한이랑 있는 일로 아빠랑 안 좋아질 뻔했는데, 간신히 아빠가 동의했는데,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거야? 게다가 지백간은 몸이 안 좋잖아. 그와 결혼하면 너 자신이 불행해질 텐데." 섭문지가 선의로 충고하며 추측했다. "혹시 아빠가 또 널 강요한 건 아니지? 안심해. 이모는 절대 네 편이야. 내 딸이 앞으로의 인생 행복을 망치는 걸 가만히 볼 수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