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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 어둠의 시대 / Chapter 4: 4화. 괴물의 정체

Capitolo 4: 4화. 괴물의 정체

4화. 괴물의 정체

괴물이 멀어졌음에도 다리가 풀린 준혁은 한참동안이나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시간을 가지고 어느 정도 진정을 한 후에야 준혁은 집으로 들어가 빛이 나오고 있는 근원을 확인했다.

“고서!”

고서에서 나오는 빛이었다. 준혁은 자신이 다가가자 고서의 빛이 점차 사그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고서가 괴물이랑은 안 친한가 보군.”

준혁은 김빠진 농담을 툭 던지면서도 새삼 고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것은 어둠의 시대에 대한 대비책을 알려줬을 뿐 아니라 괴물로부터 자신의 거주지를 지켜주었다.

“대체 이 책의 정체가 뭘까?”

다음날 준혁은 뉴스를 통해 괴물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전 세계에 정체모를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마구 공격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대량으로 출몰한 사례는 보이지 않았지만, 한두 마리의 괴물을 막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뉴스에 등장한 괴물들은 준혁이 겪었던 놈과 생긴 것만 비슷할 뿐, 그 크기가 훨씬 작았다.

뉴스의 괴물들이 2M에서 3M 정도의 크기를 가진 것에 반해, 준혁의 집을 박살내려고 했던 괴물의 크기는 5M에 달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붉은 등껍질의 이 괴물을 ‘레드 비틀(Red beetle)’이라 불렀다. 탱크와 각종 중화기를 동원하고도 몇 시간이나 걸려 레드 비틀을 잡아냈다고 하니, 레드비틀의 맷집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살아남으려면 나도 더 강해져야해.”

준혁은 굳게 다짐했다.

“지속적으로 주변을 살피고, 시간에 맞춰 뉴스를 시청해야겠어. 무엇보다도 마나를 더 많이 모아서 사용할 수 있는 스크롤의 종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해. 집안의 모든 물건들을 수납 스크롤에 넣어둬야지. 집이 언제 무너질지 몰라.”

준혁은 이날부터 이 계획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선 집안의 모든 물건들을 차트로 정리하여 수첩에 적어두고 수납 스크롤에 넣었다. 준혁이 놀란 것은 수납 스크롤의 공간이 예상보다도 훨씬 넓다는 사실이다.

몇몇 가구를 제외한 집안의 거의 모든 물건들을 넣었음에도 수납 스크롤은 한계가 보이지 않았다. 준혁이 어둠의 시대가 오기 전부터 모아둔 물자의 양이 꽤 됐음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또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바로 고서의 해석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준혁은 고서 안의 스크롤 레시피들을 분류하다가, 스크롤에도 ‘등급’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등급이 높을수록 큰 효과를 발휘하는데, 등급에 따라 소모되는 마나의 양도 달랐다.

준혁은 스크롤을 만드는데 드는 최소한의 마나 양을 ‘최소 등급’이라 불렀고, 그 외에도 스크롤에 몇 가지 문양을 추가하면 최소 등급 이상의 스크롤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예를 들면, 최소 등급이 1레벨인 화염 속성 스크롤 ‘이프리트’나 버프 스크롤 ‘타이탄’의 경우, 준혁이 부담 없이 만들 수 있을 만큼 적은 마나를 소모한다. 그러나 최소 등급이 2레벨인 ‘수납 스크롤’은 필요한 마나의 양이 훨씬 많았다.

준혁은 최소 등급이 1레벨인 타이탄 스크롤에 몇 가지 문양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이것의 등급을 2레벨로 올릴 수 있었는데, 1레벨의 타이탄보다는 2레벨의 타이탄이 더 강력한 버프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등급별로 이 그림들을 분류하면… 1레벨 스크롤 4개, 2레벨 스크롤 3개, 3레벨 스크롤 2개 정도네.”

준혁은 스크롤 레시피 9개를 레벨에 따라 분류했다. 고서는 그 날 밝게 빛을 낸 후로는 더 이상 페이지를 만들지 않았다. 준혁은 그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당장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로 생각했다.

준혁이 지금 최대로 모을 수 있는 마나의 총량은 레벨 3이 조금 안 됐다. 이는 마나를 점점 섬세하게 느껴가면서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준혁은 스크롤을 만드는데 있어 몇 가지 막히는 점 때문에 3레벨 스크롤은커녕, 2레벨 스크롤 역시 수납 스크롤 외에는 아직 만들 수 없었다.

“단지 마나의 양만 가지고 스크롤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인가? 이 3개의 2레벨 스크롤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문자들이 너무 많아. 3레벨짜리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아예 수확이 없던 것은 아니다. 최소 등급 1레벨인 스크롤 하나를 더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스크롤은 이프리트와는 반대의 효과를 가진 마법을 담고 있었다.

바로 냉기의 힘을 사용하게 해주는 스크롤. 준혁은 이것을 ‘운디네’라 불렀다. 이 역시 신화 속 정령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운디네를 사용하면 그때의 배식 때 본 각성자처럼 사람을 완전히 얼려버리는 것이 가능했다. 준혁은 운디네와 이프리트만 제대로 사용해도 군인들이 들고 다니는 중화기 이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주변을 정찰해봐야겠어. 괴물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준비를 단단히 해야해!”

정찰을 나가기 전 준혁은 2레벨 이프리트와 운디네 5장, 2레벨 타이탄 스크롤 3장을 챙겼다.

이것들을 모두 수납한 준혁은 무기를 소환해 들었다. 석궁, 준혁이 석궁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주변에 군부대가 있기 때문에 큰 소리가 나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했다. 그러면서도 괴물들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했기에, 조용하면서도 사정거리가 긴 석궁을 선택한 것이다.

준혁이 조심스럽게 첫 정찰을 시작했다. 괴물이 출현한 이후로는 처음 나가는 외출이었다.

* * *

거의 열흘 만에 밖으로 나온 준혁은 주변을 돌아보며 생각했던 것보다 세상이 굉장히 피폐해진 것에 대해 놀랐다. 두 눈으로 직접 본 인류의 삶은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준혁은 손전등을 들고 주변을 살폈다. 준혁의 이웃집들은 처참히 파괴되어 있었고 군인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부서진 자동차의 잔해들과 다양한 몰골의 시체들은 준혁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준혁이 무거운 마음으로 1시간가량 주변을 정찰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할 때였다.

크르르르…!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레드 비틀의 실루엣이 보였다.

꿀꺽.

준혁이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천천히 석궁화살을 장전시켰다.

‘전에 봤던 것보다 훨씬 작아. 이길 수 있어.’

준혁은 최악의 상황에는 고서가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2레벨의 ‘이프리트’ 스크롤을 꺼내 찢었다. 그리고 석궁에 그 힘을 부여했다. 그 동안 석궁을 꽤 연습했기 때문에 30M 정도의 거리는 명중시킬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레드 비틀은 아직 준혁을 보지 못했다.

텅. 휘이이익!

푹!

적막을 깨고 석궁의 볼트가 레드비틀의 갑주에 박혔다. 그리고 그것은 곧 수류탄처럼 폭발했다.

펑!

크에에엑!

갑주에 박힌 볼트가 폭발하자 레드 비틀은 놀라긴 했지만 데미지는 거의 입지 않은 듯 괴성을 지르며 준혁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준혁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는 레드 비틀을 보며 재빨리 석궁을 재장전해 ‘운디네’ 스크롤을 찢었다. 레드 비틀은 화기(火器)에는 거의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아마 뜨거운 것에는 내성이 있다는 것이겠지. 그럼 이건 어떨까?’

텅. 휘이이익!

준혁의 추측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냉기의 힘이 들어간 준혁의 두 번째 볼트는 레드 비틀의 등껍질에 박혔고, 곧이어 등껍질이 쩍쩍 갈라지며 얼어붙었다. 똑같은 마나를 담은 공격이었지만 효과는 전혀 달랐다.

“이제 죽어라, 이 빌어먹을 자식아!”

휘이이익! 푹!

준혁은 주춤거리고 있는 레드 비틀에게 한 발의 볼트를 더 쏘았다. 등껍질과 집게 사이의 관절 부분에 공격을 받은 레드 비틀의 몸이 얼며,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쩌저적’하는 소리와 함께 레드 비틀이 부숴져 버렸다.

“후우…”

초록색 내장을 보이며 죽음을 맞이한 레드 비틀을 보며 준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탕!

준혁이 운디네 스크롤을 더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 * *

쿠쿠쿠쿵. 쿠쿠쿠쿵.

중무장한 군대가 장갑차의 헤드라이트로 어둠을 밝히며 전진했다. 그리고 그 뒤를 어마어마한 숫자의 시민들이 따르고 있었다. 시민들의 뒤 역시 중화기로 무장한 군대가 지켰다. 그들 모두가 지쳐있었지만 그들의 얼굴엔 아주 약간이나마 희망이 남아있었다.

그들은 이른바 ‘선택받은 이’들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알려진 곳은 서울로, 서울은 그 출입인원을 통제했다.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서울로 입성할 수 있는 것이다.

군대와 피난민들이 피난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데 선두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

“정지, 정지! 전방에 누군가 있다!”

펑!

한 군인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 정지 신호를 보내고 조명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는 곧 엄청난 수의 인파를 마주했다.

“왜 우리는 데려가지 않는 것이냐!”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사람을 차별하는 나라였는가!”

“우리도 살려줘!”

그들은 소수만을 선택한 피난 행렬에 분노를 표출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과감하게 직업에 따라 선별인원을 정했다. 현재 가장 필요한 의사, 간호사, 직업군인 등이 그 대상이었고, 오직 그들만이 서울에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앞으로 가려면 우리를 밟고 가라!”

“못 보내!”

시위대의 수는 피난행렬의 수보다 몇 배는 많았고 순식간에 포위망을 형성했다. 엄청난 인원들에 당황한 군인들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 가장 높은 직급인 대대장이 나섰다.

“여러분! 제 말을 들어주십쇼! 저는 XX대대 강성일 중령입니다. 제발 조금만 더 참아주십시오, 정부와 군사령부에서는 결코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그러나 그의 말은 시위대의 목소리에 끊겨버렸다.

“개소리! 언제 다시 돌아올 건데? 그 동안에 그 빨간 괴물딱지가 오면 다 죽으라고!”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선별인원을 뽑은 거야?”

시위대는 격분하면서 군의 차량을 흔들었고, 군인들을 잡아챘다. 결국 극도로 압박을 받던 병사 하나가 하늘에 총을 쏘았다.

탕!

“끼야아아아!”

“총이다, 총이야!”

“군인이 시민에게 총을 쐈어! 이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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