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이 잡역원으로 돌아오자 엽돈과 다른 아이들이 둘러싸고 호기심을 가득 담은 표정으로 모여들었다. 주한을 비롯한 몇몇은 아첨하는 표정까지 지었다.
"왜들 하루 종일 한가하게 이것저것 캐물어?"
제명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너희들 내 잡역 임무는 다 끝냈어? 각자 할 일이나 해."
"네, 대장."
주한이 외쳤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바로 대장님의 잡역 임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장청, 호강, 하평이 재빨리 대답했다.
"별일 없었어?"
엽돈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괜찮아."
제명은 손을 저었다. "그런데 너는, 엽돈, 지금 연기 몇 층이야?"
"저는 지난달에 겨우 연기이층초기에 도달했어요."
엽돈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외문고핵'은 확실히 통과하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집안에서도 미리 알려줬어요. '외문고핵'에 실패하면 돌아가서 집안의 '상회'를 물려받으라고요."
"네가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었다니 놀랍네."
제명이 놀라서 말했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엽돈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부유한 상인의 아들이라고 해도 그저 범간세속일 뿐, 어떻게 청운봉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정말 아무것도 아니죠."
"게다가."
"범간세속의 황친국척이라도 청운봉에 오면 그 지위가 잡역제자보다 높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만해."
엽돈이 웃으며 말했다. "수련의 길을 걸을 수 없다면 돌아가서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는 수밖에요. 자유롭게 신선이 될 수 없다면 인간 세상의 부귀를 한번 누리고, 처첩을 많이 두고, 이 세상에 온 것을 헛되지 않게 하겠죠."
"응."
제명은 엽돈의 어깨를 두드렸고, 마음속으로는 부러워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다.
"엽돈."
제명이 물었다. "오늘 목 장로님 말씀을 들으니, 천계종이 얼마나 많은 범간세속을 관리하고 있대? 네가 아는 것이 있니?"
"사실 좀 알고 있어요."
엽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알고 싶다면 말해줄게."
"좋아."
제명이 말했다.
"천계종."
엽돈이 천천히 설명했다. "남역의 세 대종 중 하나로, 십이봉으로 나뉘어 있어. 청운봉이 그중 하나로, 바로 우리가 있는 곳이지."
"세 대종은 어떤 것들이지?"
제명이 물었다.
"천계종, 춘추문, 만불사."
엽돈이 대답했다. "사실 자세한 건 나도 몰라. 나도 그저 평범한 부유한 상인의 아들일 뿐, 어디서 그렇게 많은 비밀을 알겠어?"
"하지만 천계종이 관리하는 범간세속에 대해 말하자면, 청운봉 하나만으로도 원성황조, 대연왕국, 봉화왕국을 관리하고 있어."
"우리 집안의 상회 '백보상회'는 원성황조의 3대 상회 중 하나야."
"응."
제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계종'의 강대함에 대해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단지 청운봉 하나만으로도 두 개의 왕국과 한 개의 황조를 거느린다니.
이어서.
제명은 엽돈에게 몇 가지 일들을 더 물어본 뒤 대화를 마쳤고, 엽돈도 자리를 떠났다. 오늘 그의 잡역 임무는 청운봉 내에서 사육하는 몇몇 저급영수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었다.
곧바로.
제명은 목청이 자신에게 건넨 '영환구보' 옥간을 꺼내 영력을 운전시켜 그 안에 주입했고, 옥간에 기록된 법술이 자신의 뇌해로 흘러들어오도록 유도했다.
30분 후.
제명은 '영환구보'를 기억했다.
카직! 카직!
제명의 손에 있던 옥간이 두 조각으로 갈라지며 폐기되었다.
"쯧."
제명은 입술을 삐죽였다. "이 옥간을 팔아 영석으로 바꿀 생각이었는데, 일회용이라니. 한 번만 사용할 수 있군. 목씨 어르신은 정말 틈을 하나도 주지 않네."
사실.
제명은 '백골도인'과 싸운 후, 자신의 법술과 적과 맞서는 기술의 부족함을 깊이 느꼈다. 청운검술과 천응조만 알 뿐이었고, 그것도 초규문경 단계에 불과했다.
만약 제명이 법술과 전투 수단을 더 많이 알고 경계 수준이 더 높았다면, '백골도인'에게 그렇게 완전히 압도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외문고핵'은 수위뿐만 아니라 전투 수단도 평가한다.
"두 번째 방치 위치 개방."
제명이 말했다.
"딩!"
"숙주의 영석이 부족합니다. 개방 실패. 두 번째 방치 위치를 개방하려면 하품영석 1만 개가 필요합니다."
"하품영석 1만 개."
제명은 입맛을 다셨다.
"하품영석 100개 충전, '청운검술' 방치형 수련."
제명이 말했다.
"딩!"
"'청운검술' 10배 증폭 방치 중..."
"하품영석 100개 충전, 영총: 박쥐요 방치."
제명이 다시 말했다.
"딩!"
"'영총: 박쥐요' 10배 증폭 방치 중..."
"새로운 부본 개방."
제명이 또 말했다.
"딩!"
"숙주가 입장권으로 하품영석 5개를 사용했습니다. 연기오층 게임 부본 '유암소택'을 성공적으로 개방했습니다. 게임 부본 '유암소택'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동시에.
제명의 눈앞에 게임 부본의 화면이 나타났다.
십만대산 외곽.
'유암소택' 안에는 '소택거희'라는 저급요수가 살고 있었고, 전체 '유암소택'을 차지하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요수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날.
제명의 '게임인물', 즉 그 '절세검객'이 '유암소택'에 와서 해골법검을 들고 '소택거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하루가 지났다.
"딩!"
"'청운검술'이 10배 증폭 상태로 하루 동안 방치되어, 법술경계가 상승했습니다. '초규문경'에서 '융회관통'으로 올랐습니다."
알림이 떴다.
과연.
제명에게 변화가 생겼고, 이 순간 그의 의식은 현묘한 상태로 들어갔으며, 마치 돈오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쟁! 쟁! 쟁!!!
귓가에는 검 울림 소리만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명의 '청운검술' 이해도는 '융회관통'에 이르렀고, 마치 오랫동안 검을 수련한 절세검객처럼, 몸에서 풍기는 기질도 날카로움을 머금고 있었다.
그 후.
천천히 그것을 감추었다.
"좋아 좋아."
제명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딩!"
"'영총: 박쥐요'가 10배 증폭 상태로 하루 동안 방치 성장하여, 실력이 상승했습니다. 연기칠층후기에서 연기팔층후기로 올랐습니다."
"좋아."
제명은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딩!"
"당신은 '유암소택' 게임 부본에서 하루 동안 방치하여, 게임 부본을 한 번 클리어했습니다. 얻은 것: 거도마뱀 방패 1개, 하품영석 50개."
"거도마뱀 방패."
휙!
제명은 의식을 움직여 '거도마뱀 방패'를 꺼냈다. 손바닥만한 크기였지만, 연기기의 부보 중 하나로, 피를 떨어뜨려 주인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영력으로 연화할 수 있고,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방어용 보물이었다.
도구: 거도마뱀 방패
소개: '소택거희'의 가죽과 비늘로 연제된 부보로, 연기기 부보는 하, 중, 상, 극 네 등급으로 나뉘며, 거도마뱀 방패는 상품연기기부보이다.
"상품연기기부보."
제명의 기분은 더욱 좋아졌다.
사실.
제명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연기기 부보인 해골법검과 해골법의는 모두 중품연기기부보에 불과했고, '거도마뱀 방패'만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