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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 시스템 강호지존 / Chapter 5: 5화. 궤변

章 5: 5화. 궤변

5화. 궤변

상녕부 마흔아홉 개 성시(城市) 중 비응방에 속한 곳은 사실 네 곳 정도였다. 그 중 가장 허름하고 쇄락한 곳이 장악성(長樂城)이었다.

호삼은 비응방 열셋 대두목 중 하나였고, 나름 세력이 강한 편이었다. 그의 구역은 순의성(順意城)의 삼분의 일에 달했다.

순의성(順意城)은 무척 번화해 거리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는데, 더러운 구정물과 힘없는 행인이 가득한 장악성 골목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호삼 어르신은 순의성에 저택을 가지고 있습니다. 들고나실 때 문을 세 번 통과해야 하는 엄청난 대저택이지요. 저 같은 사람은 언제나 그런 곳에서 살아볼까요?”

황병성은 부럽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처럼 시골 방파의 별 볼 일 없는 인물은 거창하게 이름을 알리고 세상을 바꿀 꿈도 없었다. 그냥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인생의 소망이었다.

호삼의 집 입구를 비응방 방도 둘이 지키고 있었다.

황병성은 그들에게 서둘러 다가가 아부를 떨었다.

“아니, 왕 형님이랑 전 형님 아니십니까! 오늘 두 분께서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죄송하지만 장악성의 소이신이 뵙기를 청한다고 안에 좀 알려주세요.”

“소이신? 그 진도 님을 죽였다는 이신?”

두 방도가 곰곰이 이신의 얼굴을 새겨 보았다.

황병성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했다.

‘역시 소식이 새어나갔구나!’

그러나 예상 밖으로 둘은 이신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았다.

“들어가시죠, 어르신이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뭔 일인가 싶어 어리둥절한 황병성은 이신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고, 두 방도는 곧 문을 잠갔다.

“저 녀석이 살아나올 수 있을까?”

“모르지. 하지만 살아 나온다면 비응방에서 한 자리 해먹겠지.”

“왜? 진도를 죽인 실력자라서?”

“아니, 진도를 죽이고 감히 여길 오다니, 그 배포가 남다르잖아!”

* * *

대청 안에서 이신은 드디어, 이름만 들어오던 호삼을 보게 되었다.

비응방은 방주를 제외하면 세 명의 당주가 있었는데, 각각 형벌을 주관하는 형당(刑堂), 자산 관리를 맡은 선사당(善事堂) 그리고 방파의 최강 전력인 전당(戰堂)을 책임졌다.

그들을 제외하면 비응방에서 열세 명의 대두목들이 가장 강했고, 호삼은 그 중에서도 강자에 속했다.

이신은 안으로 들어서며 호삼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올해로 쉰 살이 넘어 귀밑머리로 흰머리가 언뜻언뜻 보이는 호삼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장년의 모습이었지만, 두 손만큼은 골격이 매우 크고 검은 광택을 띠고 있었다.

이신이 갖고 있는 기억에 따르면, 호삼은 마흔 해 넘게 철사장을 수련하여 바위를 깨부수고 옥을 자르는 경지에 이렀다고 한다.

“네가 그 소이신이냐?”

“네, 그렇습니다만.”

“내 아들을 죽이고 날 만나러 오다니 담도 크구나!”

-채캉

냉랭한 목소리로 말한 그가 왼손에 힘을 주니 들려 있던 사기 찻잔이 가루가 되어 부서졌다.

“헙!”

황병성은 놀라 나자빠질 뻔 했다.

역시 호랑이 호(虎)자를 쓰는 호삼의 성질은 유순할 리 없었다.

“담이 커서가 아닙니다. 단지 어르신이 저를 죽이지 않을 것을 알아서입니다.”

이신은 앞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호삼이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널 죽이지 않을 거라고? 내가 진도를 키우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였는지 아느냐?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장장 스무 해를 쏟았다. 내 후계자를 죽였는데 내가 널 죽이지 않을 성 싶더냐?”

이신은 진노한 호삼을 직시했다.

“제가 죽이지 않았더라도, 진도는 어르신의 손에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호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

“진도의 존재가 어르신을 위협하기 시작했으니, 제가 그를 죽임으로써 어르신을 도와드린 셈이지요.”

“허……!”

호삼의 기세가 급격하게 누그러뜨려졌다.

“어르신은 올해 겨우 오십 중반을 넘기셨는데, 진도는 벌써 마흔이었습니다. 당초 어르신이 양자로 들여 후계를 잇고자 할 때는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는 벌써 철사장을 대성해 몇몇 대두목과도 견줄 실력자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어르신께 반가운 일은 아니지요. 그가 너무 빨리 실력을 올렸으니까요!”

이신의 말에 호삼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고, 이신은 계속 말을 이었다.

“어르신이라면 혈기 왕성하시니 앞으로 10년, 20년도 대두목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만 진도가 그 세월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분명 이미 실력은 대두목 급인데 수하가 하나도 없으니, 만족했을 리 없습니다. 넓디넓은 비응방을 보며 그런 실력을 가진 자가 원할 것은 뻔합니다. 바로 어르신의 자리죠.”

이신은 차분하게 말을 마치고는 탁자에 놓인 차로 목을 축였다.

침착한 그와는 달리 황병성은 미칠 노릇이었는데, 분노한 호삼이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자신을 으깨 놓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호삼은 일장을 내지르기보단, 이신을 노려보며 꺼림칙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비범한 녀석이군.’

그가 이신과 같은 나이에는 그저 피 끓는 청춘이라 싸우고 죽이는 것 밖에는 생각할 줄 몰랐다.

그런데 이신은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 본 것 마냥, 그의 생각을 줄줄 읊어 열예닐곱의 소년이 아니라, 중년의 능구렁이를 상대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이는 이신의 전생을 몰라 하는 생각이었다.

몇 백 명의 부하 직원을 거느린 중간 관리자가 그 정도의 역량을 펼칠 수 있었던 것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호삼이 싸늘한 시선으로 이신을 보는 통에 황병성이 오줌을 지리게 생겼을 때, 갑자기 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좋구나! 비응방 내부에서 네 실력을 두고 떠들어대겠지만, 네 그 영리한 머리는 제법 쓸 만 하구나.”

호삼이 흡족한 얼굴로 이신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이렇게 쉽게 끝날 수야 없지. 네가 정녕 내 양아들을 대신할 자신이 있느냐?”

이신이 거침없이 무릎을 꿇더니,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외쳤다.

“소자, 의부님을 뵙습니다.”

그러면서 품에서 은표를 꺼내 바쳤다.

“오백 냥 은자가 비록 약소하나, 저의 마음을 담았으니 받아주십시오.”

“하하하! 이신, 역시 내 너를 잘못 보지 않았구나!”

호삼이 대충 은표를 받아 탁자에 두고는 더욱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신을 바라보았다.

물론 은자 오백 냥이 눈에 차겠냐만은, 이렇게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알고 처신하는 젊은이는 찾기 어려웠고, 특히나 이신의 행동엔 배움으로는 만들어 질 수 없는 비상함이 있었다.

“이신, 네 신분은 내가 따로 방 내에 보고를 할 것이니, 앞으로 쾌활림을 네게 맡기마. 네가 막 소두목이 되어 믿음직스런 놈들이 없을 테니, 내 쓸 만한 아이 둘을 보내 주도록 하마!”

호삼이 손 벽을 두 번 마주치자, 청년 두 명이 뜰을 가로 질러 들어왔다.

한 명은 스물 댓 살로 뭔가 불만이 있는지 무표정을 짓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서른 살 안팎으로 보였는데, 전자와 상반되게 웃음이 많고 사근사근해 보였다.

“이환과 계강이다. 두 사람은 나를 따른 세월이 있어 솜씨가 좋으니 필시 네게 도움이 될 게다.”

얼굴 근육이 마비된 듯한 이환은 그저 이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했지만, 계강은 친근한 미소를 띠고 이신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앞으로 착실히 따르겠습니다.”

“그러실 것 없습니다. 비응방 선배시니 제가 배울 점이 많을 겁니다.”

이신은 행동거지와 표현이 모두 겸손했다. 호삼이 이 두 사람을 그저 자신을 도우라고 보낸 것이 아님을 그는 알고 있었다.

‘호삼, 내가 그리 천진한줄 아십니까? 하긴 양아들을 죽이고 당신의 속을 손바닥 보듯 하는 인물이니 경계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너희 둘은 나가 기다리거라. 난 이신과 할 말이 있으니.”

호삼의 말이 떨어지자 이환과 계강이 즉시 문 밖으로 향했다.

이 모습을 전부 지켜본 황병성은 이신에게 크게 탄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말 몇 마디로 엄청난 사건을 묻더니, 심지어 호삼이라는 거대한 비빌 언덕까지 만들었다.

호삼을 의부로 두면 비응방 내의 지위는 바위처럼 굳어지는데, 이신은 호삼을 의부로 두었고, 황병성은 그런 이신의 첫 부하였으니 황병성의 인생도 이제 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다들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이신이 공손히 물었다.

“의부님, 분부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내공을 익혔구나.”

호삼의 말에 이신이 놀랐다.

자료에 의하면 비응방 내에서 오직 방주와 세 당주만이 진정으로 내공에 정통한 무인이라고 적혀 있어, 호삼에게 내공을 들킬 줄은 몰랐던 것이다.

놀란 그의 모습에 호삼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네 내공 심법을 빼앗거나 할 일은 없으니 걱정 말거라. 내공이라면야 나도 있으니.”

이신이 조심스레 물었다.

“듣기로는 비응방에서는 오직 방주님과 세 분 당주께서만 내공을 익히셨다 들었습니다. 의부님과 다른 분들께서는 그저 외공에 정통하셨고요.”

“모르는 소리!”

호삼이 들을 가치도 없는 소리라는 듯 말했다.

“비응방 초창기 때는 겨우 서른 남짓한 인원이었다. 그 몇몇이 모두 방주를 따라 이 일대를 제패하려 피와 땀을 쏟았는데, 방주께서 그 형제들에게 내공을 전수해주시지 않을 까닭이 있더냐? 사실 비응방의 대두목 열세 명 모두가 방주님에게 내공을 전수 받았다. 허나, 무공이라는 게 원래 자질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고된 수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지.

인체의 108개 경혈 중 서른여섯 자리를 연마하면 후천경(后天境) 초기, 일흔두 자리를 연마하면 중기, 백여덟 자리를 연마하면 후천경을 완성한다 했다. 그 후천경의 경지에 든 자만이 진정한 무인이라 할 수 있지. 아쉽게도 노부는 근 사십 년을 수련했지만, 겨우 서른 개의 경혈만을 연마해 그런 헛소문이 도는 구나.”

호삼이 말하는 것들을 이신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마 <전진교초급내공> 안에 기재가 되어 있을 내용이겠지만, 이제 막 심법서를 뽑은 탓에 살펴볼 여력이 없었다.

“의부님의 철사장이라면, 후천경 초기에 이른 이도 적수가 되지 못 할 것입니다.”

이신이 공손히 말했다.

“추켜세울 것 없다. 네가 관리할 쾌활림은 청죽방 구역과 맞닿아 있으니, 앞으로 잘하여 비응방의 체면을 깎아 먹는 일은 만들지 말거라.”

호삼은 흡족한 얼굴로 이신에게 말했다.

“의부님의 말씀 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이신은 곧 일어나 공손히 일 배를 하고는 대청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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