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 4: 제4장 우리 집은 아주 가난하지 않나요

진 부인은 막지 않고 오히려 거들면서 물었다. "귀염둥이, 이게 어혈제거환이니?"

진월은 눈을 내리깔고 조심스럽게 진월의 아버지에게 약을 먹이며 대답했다. "네, 이건 유리각에서 만든 어혈제거환이에요. 먹이고 나면 30분도 안 돼서 깨어날 거예요."

"말도 안 돼! 네가 어떻게 어혈제거환을 가지고 있어! 그것도 이렇게 많이! 분명 가짜야!"

문정은 진월의 나무 상자를 빼앗아 급한 나머지 손이 떨리면서도 하나를 까서 조금 맛보았다.

맛을 본 그녀는 멍해졌다.

어혈제거환이었다...

그녀는 경성에 있을 때 체험자로서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이 맛이었다!

특별한 포장지에는 각주가 직접 쓴 글씨까지 있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왜 불가능하지? 네가 없다고 해서 남이 가지면 안 되는 거야?"

진이준은 진정남에게서 손을 떼고 재빨리 진 반장의 나무 상자를 다시 빼앗아 진월 앞에서 지키며 계속해서 냉소를 지었다. "우리 진 반장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더구나 자신 없는 일은 절대 하지 않고! 그녀가 방법이 있다고 했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어! 어떤 사람들처럼 옆에서 소리만 지르고 아무 도움도 못 주는 것과는 달라!"

"진 부인, 안심하세요. 진 반장님은 매우 대단한 사람이에요. 그냥 평범한 의사가 아니라 유리..."

"진이준, 말이 너무 많아."

진이준은 즉시 입을 다물고 다시 냉정한 강인한 사내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여전히 득의양양했다.

그의 진 반장님은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과하고 항공우주 분야에서 보기 드문 천재일 뿐만 아니라, 제약 분야에서도 최고였다. 그녀가 치료한 고위 인사들은 헤아릴 수 없고, 심지어 그녀가 개발한 약물들은 군사용으로 투입되어 널리 호평을 받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상부에서 그들을 여기에 보내 그녀를 보호하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하는 사이에 진월은 또 한 번 침을 놓았다.

이 침은 마치 그녀의 정신과 기운을 모두 빼앗은 것처럼 몸이 흔들리더니 쓰러질 듯했다.

거의 버티지 못할 때쯤, 흐릿한 의식 속에서 기쁨에 찬 외침을 들었다.

"아빠! 깨어나셨어요!"

"진씨! 괜찮아?!"

진월의 시야가 흐려졌지만, 그래도 검은 먹빛 같은 한 쌍의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한 마디 부른 후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진월은 이번에 깊이 잠들었다. 비행기를 타야 해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그녀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

그녀는 멍하니 하얀 천장을 바라보며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를 맡고 배에서 오는 허기를 느꼈다. 손을 만져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손이 눌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진 부인이 그녀가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듯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옆에 엎드려 있었다. 지친 표정으로 안정적이지 않게 자고 있었다.

진월은 조용히 몇 초간 바라보다가 깨울지 말지 고민하는 사이에 진 부인이 이미 깨어나 매우 원망스럽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눈빛에 진월은 정신이 팽팽해졌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혹시 아버지가 깨어나지 않은 건가?

"귀염둥이, 왜 엄마라고 부르지 않니?"

"네?" 진월은 어리둥절했고, 그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진 부인은 일어나 앉아 약간 서운한 듯 말했다. "아빠는 불렀으면서, 왜 나는 부르지 않니? 어릴 때는 나랑 가장 친했는데!"

"하하하,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귀염둥이가 이제 나랑 더 가깝다는 뜻이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돌아오자마자 나를 부를 수 있겠어!"

약한 중에도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월이 막 일어나 앉자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는 진월의 아버지가 보였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고상한 기품을 갖추었고,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그가 젊었을 때 얼마나 잘생기고 특별했는지, 얼마나 의기양양했는지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다소 초췌해 보여도, 타고난 당당함을 숨길 수는 없었다.

이 사람이 그녀의 아버지인가?

그런데, 그들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진 부인은 앞으로 나와 휠체어를 받아들고 간병인에게 나가라는 신호를 보낸 후, 그녀와 질투하는 이 노인을 데리고 와서 거리낌 없이 진월의 아버지의 어깨를 두드리며 설명했다.

"당신 말이야, 기절하기 전에 그녀가 아빠라고 불렀잖아. 당신을 정말 신나게 했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귀염둥이, 언제 나를 엄마라고 부를 거니?"

진 부인의 아름다움은 외모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몸짓 하나하나와 매력적인 눈빛 속에서 온갖 풍정을 담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애타게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에 진월은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저절로 말이 튀어나왔다. "엄마."

진 부인의 눈이 번쩍 밝아지며 크게 대답하더니 눈물을 흘렸다. "진씨, 들었어요? 귀염둥이가 나를 불렀어요. 18년이나 됐어요! 나는 이 순간을 18년 동안 기다렸어요!"

아이가 납치된 이후로 그녀는 단 한 순간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우리는 당신을 18년 동안 찾았지만, 소식이 전혀 없었어요. 최근에 경찰에서 나온 새로운 친인척 찾기 사이트가 대단하다고 해서 한번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뜻밖에 찾게 되었어요! 귀염둥이, 정말 고생했구나!"

진월은 조용히 듣다가 한 가지에만 집중했다. "제가 납치된 건가요?"

진 부인은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보모가 너를 데리고 나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너희들 모두 사라졌어... 우린 미친 듯이 찾아다녔고, 청주를 뒤집어엎었어. 심지어 집도 옮기지 못했어,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느라..."

진월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이전보다 더 진실된 미소였다. 그녀는 위로하듯 말했다. "괜찮아요, 이제 돌아왔어요."

다행이다, 납치된 거였구나. 여자아이라서 버려진 게 아니었어.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진월의 아버지는 예민하게 진월의 이상한 점을 감지했고, 가슴이 순간 돌처럼 무거워졌다.

그의 딸은 본래 천상의 아이였는데, 아래에서 어떤 고통을 겪었길래 이런 안도의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가볍게 기침을 하며 이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준비해둔 선물을 건넸다. "귀염둥이, 이건 아빠 엄마가 너에게 주는 첫 만남 선물이야. 마음에 드니?"

첫 만남 선물이라... 진월도 준비했다.

그녀는 이 몇 년간의 저축을 모두 꺼내서 가족을 잘 도와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큰 선물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우리 집이 아주 가난한 거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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