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 제09장 진짜 금수저로부터의 과시
"하나 맞으세요?"
"세상에, 이런 한밤중에 공항에서 우상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해요."
"하나는 실물이 정말 예쁘고, 정말 온화해 보여요."
"하나 선녀님, 저희에게 사인 한 번 해 주실 수 있나요?"
육하나를 둘러싼 몇몇 소녀들의 숨김없이 큰 목소리가 금세 공항 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며 발걸음을 멈췄다. 곽소라와 곽연준 두 사람도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려 바라보았다.
육하나는 잠시 멍해졌다. 아마 팬들을 만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입술을 꼭 다물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들과 인사했고, 사진 찍는 것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아직 곽소라가 있는 쪽을 은근히 살피고 있었다.
"하나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에 재능이 많았어. 얼마 전에 여성 그룹에 합류했는데, 소속사에서 그녀를 매우 좋게 보고 있어서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했지. 그 예능이 온라인에서 꽤 인기라던데, 이 소녀들이 아마 그녀의 팬들인 것 같아."
곽연준은 에워싸인 육하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곽소라에게 설명했다.
곽소라는 어떤 부러움도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오'라고 대답하기만 했다.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하자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휴대폰을 꺼냈다.
위챗 메시지였다.
Y: 【대장님, 살려주세요!】
곽소라는 손을 들어 미간을 누르며 꽤 짜증난 듯 한 글자로 답했다: 【꺼져】
Y: 【대장님 그러지 마세요, 날 버리면 안 돼요.】
곽소라는 입가에 아주 옅은 냉소를 띠며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볍게 탭했다: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
전송 버튼을 누른 뒤, 곽소라는 아예 그 사람을 차단 목록에 넣어버렸다.
그래서 저쪽의 'Y'는 긴 문장을 빠르게 타이핑해서 보낸 후,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전송 실패, 상대방이 당신의 메시지 수신을 거부했습니다.'
Y: (ΩДΩ)!!!
이쪽에서는, 곽소라가 고개를 숙여 메시지를 보내는 동안, 몇몇 소녀들과 사진을 찍은 육하나가 걸어왔다. 아마 그 소녀들이 먼저 떠나기 아쉬웠는지 계속 육하나의 뒤를 따라왔고, 그 중 두 명은 계속해서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곽소라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아직도 촬영 중인 두 소녀를 흘깃 보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검은색 마스크를 꺼내 썼다.
다가온 육하나는 곽소라가 갑자기 마스크를 쓰는 것을 보고 눈빛이 분명히 이상해졌지만, 뭔가 생각났는지 오히려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곽씨 집안 사람들은 유전자가 좋아서 모두 외모가 뛰어난데, 그녀는 팬들이 곽소라의 얼굴을 찍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잠시 뒤, 육하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요, 공항에서 팬들을 만날 줄 몰랐어요. 시간을 좀 지체했네요."
사과하는 뜻처럼 들렸지만, 그녀의 높이 치켜 올린 턱을 보면 곽소라 앞에서 일부러 자랑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곽소라는 담담한 눈빛으로 육하나를 한 번 보고는 시선을 돌렸고, 매우 느긋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괜찮아, 가자." 곽연준이 말했다.
***
곽연준의 차는 매우 평범했다. 대략 2-3천만 원대 정도로, 비싸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 그가 소문과는 달리 게으르게 놀기만 하는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짐을 트렁크에 넣은 후, 곽연준은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고, 옆에 서 있는 육하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하나야, 너는 어떻게 왔어?"
육하나는 고개를 들어 곽소라를 한 번 보고, 눈을 굴리더니 대답했다. "집 기사가 데려다 줬어요."
곽연준은 말을 듣고 입을 열어 뭔가 말하려는 찰나, 육하나가 앞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고 친밀하게 그의 팔을 끼며 약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부탁 하나 들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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