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 제4장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말
부수원의 시선은 그녀의 깔끔하게 정리된 신분증에 멈추며, 예쁜 눈썹과 눈을 내리깔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것들을 불태우지 않았나?
시금이 방금 등우비에게 준 증명서는 결코 신분증이 아니었다.
그저 그녀가 이전에 폐기한 학생증이었을 뿐이다.
등우비는 아예 시금이 이미 그녀를 경계하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확인도 하지 않고 받자마자 불을 붙였다. 부수원과 시금 사이에 격렬한 갈등을 일으키려는 의도였다.
전생에서는 그녀의 계략이 실제로 성공했다.
분노한 부수원은 의사를 데려와 시금을 진찰하게 했고, 화가 나있던 시금은 그와 크게 다투고 뛰쳐나가 두 사람을 결별 직전까지 밀어붙였다.
결혼증명서는 당연히 발급받지 못했다.
두 사람은 점점 멀어졌고, 갈등은 날이 갈수록 쌓여 이미 해결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시금은 이번 생에서는 더 이상 그렇게 어리석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소인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시금이 온전한 신분증을 흔들며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며.
부수원과 송범은 동시에 멍해졌다.
시금은 부수원 앞에서 손을 흔들며 물었다. "그래서 부수원, 너의 신분증은?"
놀란 두 사람 중 한 명은 넋을 잃고 시금을 바라보며, 눈빛 속에 순간적인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이 순간이 꿈인지 의심하는 듯했다.
다른 한 사람은 이미 손발을 놀려 부씨 할아버지의 방으로 달려가, 로켓처럼 빠른 속도로 부수원의 신분증을 가져왔다.
시금은 그것을 받아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더 이상 부수원의 팔을 잡지 않고, 대신 그의 손바닥을 꽉 잡으며 눈까지 미소가 번졌다. "가자, 우리 일 처리하러 가자."
부수원의 손바닥에는 소녀의 서늘한 온도가 전해졌지만, 가슴속은 오히려 이상하게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의 소녀가... 주도적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처음으로.
손가락을 깍지 낀 방식으로.
부드러운 손끝이 그의 손등을 붙잡고 있었다.
전류가 신경을 타고 그의 뇌로 파고들었고, 눈동자와 뇌 속에서 동시에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일 처리하러 가자".
부수원이 이 세상에서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언어였다.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말이었다.
시금은 부수원의 손을 잡고 차에 탔다.
송범도 서둘러 차에 올랐다.
그는 정말 너무 걱정이 됐다.
시금은 예전에 별의별 구실로 그녀의 약혼자를 만나러 가곤 했다.
게다가 자기 주인은 매번 그녀의 말 몇 마디에 속아 넘어가고, 그녀가 무엇을 하든 믿었다가 매번 처참하게 상처받고 산산조각이 났다.
송범은 정말 지쳤고, 시금이 이번에는 또 무엇을 꾸미려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시금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가는 내내, 송범의 눈은 피로에 시달렸지만 시금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차는 바로 민정국으로 향했고, 시금은 여전히 부수원의 손을 꽉 붙잡고 있었다.
송범은 주인이 지금 몸과 마음이 편안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주변 공기까지도 경쾌하고 즐거움이 묻어났다.
송범은 이 주인이 이런 기분을 보인 지 오래됐다.
그는 단지 시금과 주인이 들어간 후에 순조롭게 증명서를 받을 수 있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오늘의 모든 일이 상당히 이상해 보여도.
하지만 모든 이상한 일이 주인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민정국 직원의 질문에 직면하자 시금도 사실 약간 긴장하고 불안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표정이 담담한 부수원을 보았다. 그는 침착한 표정으로 질문에 능숙하게 대답하며 곧 지정된 위치에 서명했다.
그의 손바닥이 땀으로 가득 차 있지 않았다면, 시금은 정말 그의 여유로움을 믿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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