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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질풍러너 어쌔신 / Chapter 10: 질풍러너 어쌔신

장 10: 질풍러너 어쌔신

질풍러너 어쌔신

제10화

10화. PK

석현이 말했다.

“단우, 오늘도 돈 잃어서 어쩌나. 매번 따가서 미안하네, 하하.”

그리고는 우현을 보았다.

“네가 재근을 이겼다며?”

대형 스크린에는 우현이 재근을 초살시킨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석현이 보기에도 우현의 플레이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단우도 영상을 보더니 우현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방금 너 재근하고 한 판 한 거야?”

“별거 아니었어.”

재근을 무시하는 우현의 말에 누군가가 나섰다. 그는 동운이라는 녀석이었다.

“지랄하고 있네. 한 번 이긴 걸로 아주 동네방네 광고하고 다녀라?”

동운은 우현보다 나이가 어렸지만 키와 덩치가 더 컸고, 그에 반해 우현은 좀 허약해 보이는 편이었다. 우현은 웃으면서 동운에게 다가가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지나갔다.

“억!”

동운은 비틀대며 넘어졌고 우현이 가벼운 말투로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천연덕스러운 모습.

“이 새끼가 죽고 싶나?!”

동운의 주위에 있던 양아치들이 우현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석현이 이를 제지했다. 아까부터 좀 이상하다 싶더니만 지금 우현은 뭔가 달랐다.

항상 나약했던 녀석이 지금은 전혀 기죽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방금 보인 동작만 해도 매우 빨라서 마치 몇 년 운동을 한 사람처럼 보인다.

석현이 말했다.

“우현, 오늘 재밌게 놀았어? 나하고 더 해볼래? 단판 승부로 300만원 짜리 내기 어때?”

“좋지.”

단우가 우현의 팔을 잡아당겼다.

“너 미쳤어? 레벨 2가 3을 어떻게 이겨?”

그러나 우현은 히죽 웃을 뿐이었다.

“나 100만원 밖에 없어. 200만원만 빌려줘.”

“지면 어쩔건데? 그럼 허공에 돈 날리는 거잖아.”

“어떻게든 만들어서 돌려줄게.”

“됐어. 내가 그걸 왜 받아?”

그는 못 미더워 하면서도 우현의 계좌로 돈을 보내주었다.

“고마워.”

단우는 여기서 진다고 해도 정말로 돈을 돌려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런 친구였다.

“야, 동운! 일어나.”

“미친, 뭐야 진짜…….”

동운은 석현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다. 바지를 걷어보니 정강이가 시퍼렇게 물들어 있었다.

“저 새끼 죽여 버릴 거야!”

동운이 이를 갈며 주먹을 쥐자, 석현이 그의 뒤통수를 쳤다.

“죽이려면, 진짜 죽일 수 있어? 보니까 몸놀림이 장난이 아니던데?”

그들은 아까 있던 곳으로 돌아가서 유닛을 착용했다. 우현과 단우도 마찬가지였다.

우현을 위아래로 살펴보던 단우는 아까부터 계속 감탄하고 있었다.

“너 언제 이렇게 변했냐?”

“내가 뭘.”

“아닌 척하기는, 내가 알던 우현이 아닌데? 일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어쨌든 좋은 쪽으로의 변화이기 때문에 단우는 기분이 좋은 듯했다. 그는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정말 자신 있어?”

“걱정 마, 돈 잃을까 봐 그래?”

“아니, 너 바보냐? 용돈도 얼마 못 받을 텐데 그렇게 큰돈을 걸다니.”

“내가 이기는 거나 지켜봐! 내가 질 싸움을 하겠어?”

우현이 자신 있게 웃었다.

“됐어, 너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

단우도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유닛을 착용하고 게임에 들어갔다.

이번 맵은 초원으로 녹색 평야에 풀이 무성했다. 초록의 풀은 그들의 무릎 높이까지 자라 있었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우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초원 맵이라고 해서 못 싸울 것은 없지만 풀 때문에 잠행이 쉽게 발각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석현이 말했다.

“내가 운이 좋네. 바꿀래?”

지형은 PvP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각 직업마다 불리한 지형이 있고 유리한 지형이 있다. 전사는 이런 개활지에서 강력함을 보이기 때문에 석현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었다.

“내 운이 나쁜 것을 누굴 탓하리. 그냥 해.”

우현은 단도를 쥐어 잡고 잠행 상태로 들어갔다. 바람이 불자 풀이 흔들렸고 우현의 모습이 천천히 사라졌다.

‘이 녀석 진짜 실력이 좋은데?’

정신을 집중해 관찰해도 우현의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석현은 검을 뽑아들고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며 전방의 풀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풀을 보면 우현을 찾을 수 있다. 바람이 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풀이 쓰러진다면 거기에 우현이 있는 것이다.

바람이 멎자 우현도 조심스럽게 움직임을 멈췄다. 아직 석현은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며 석현의 뒤로 다가갔다.

석현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풀은 마치 물결처럼 조화로운 미동을 하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대체 어디야?’

그는 지금껏 잘 관찰하면 어쌔신이 잠행 중이라도 충분히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풀이 무성하니 더더욱 찾기 쉬워야 했지만, 우현의 잠행 스킬은 완벽했고 석현은 우현을 찾아낼 수 없었다.

석현은 생각했다.

‘최대한 천천히 다가오고 있겠지, 이 앞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현은 이미 석현의 뒤쪽에 와 있었다. 그와의 거리는 3미터 정도였다.

휘이잉~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었다. 그 순간, 우현은 속도를 높였다. 그는 번개처럼 빠르게 달려들었다! 바람 소리에 발소리가 묻혔다!

‘찌르기!’

우현의 날카로운 비수가 석현의 등을 정확하게 찔렀고 그의 HP(생명력) 35가 떨어졌다. 그는 우현이 뒤에서 나타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당황한 석현은 얼른 검을 들어 우현을 향해 휘둘렀다.

그러나 우현은 뒤로 물러나며 가볍게 검을 피했고, 딜레이 없이 바로 달려들어 석현의 등을 다시 찔렀다.

-23!

이제 석현의 HP(생명력)는 100밖에 남지 않았다.

우현의 동작은 매우 빨랐고 그는 석현의 등을 연달아 세 번 찔렀다. 석현은 어떻게든 우현을 떨어뜨리기 위해 검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돌려 베기!”

석현은 팽이처럼 돌면서 검을 휘둘렀지만 우현은 순간적으로 간격을 파악하고 뒤로 물러났다. 2미터! 2미터만 떨어지면 안전하다.

그때, 검이 우현의 가슴을 스쳤다. -9, 데미지 수치가 떠올랐다.

석현은 다섯 바퀴를 돌다가 비로소 멈추었고 우현은 최고의 판단을 한 것이었다. 미약한 데미지만 입는 거리, 아슬아슬하게 피한 만큼 반격은 더욱 빨라진다.

순간, 우현은 석현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을 찔렀다!

경기장 밖의 사람들은 앉아 있다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공격으로 뜬 데미지는 96이었다. 이제 석현은 빈사 상태였다.

‘화염 베기!’

우현의 공격이 끝나자 석현도 반격을 했다. 화염을 두른 검이 우현에게로 쇄도해 오더니 뜨겁고 맹렬한 불길이 우현의 가슴에 와 닿았다.

-56!

우현도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마치 중장비에 치인 듯이 그는 치여 멀리 날아갔다. 석현은 이를 갈며 연이어 스킬을 발동했다.

‘일자 베기!’

석현의 검이 일직선을 그리며 날아왔고 극심한 고통과 함께 멀미가 찾아왔다. 이 공격까지 당한다면 우현도 위험하다! 그는 데굴데굴 몸을 굴려 겨우 공격을 피했다.

“으아아아!”

그리곤 소리치며 석현에게 달려들었고 두 사람은 한데 엉켜 뒹굴었다. 서로 검을 들어 찌르고 또 찔렀다. 하지만 우현은 아직 HP(생명력)가 많이 남아있었고 석현은 고작 7 남았기 때문에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석현은 죽고 우현은 살아 있었다……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맵에서 빠져 나왔다.

유닛을 벗어 던지고 단우가 흥분하며 우현의 어깨를 흔들었다.

“너 진짜 대단하다! 이길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어!”

“조금 운이 따라줬지.”

석현의 마지막 발악이 대단했기 때문에 하마터면 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레벨 2가 레벨 3을 이기다니, 대단하잖아. 너 화염 마법사도 할 줄 알지? 나 키우는 법 좀 알려줘.”

“잘은 모르는데……. 그래도 아는 건 다 알려줄게.”

그는 단우에게는 무언가를 숨기고 싶지 않았다.

“완전 좋다!”

단우는 이제 우현의 실력을 완전히 믿고 있었다. 계좌를 체크하자 석현에게 딴 돈 300만 원이 들어와 있었다.

우현은 단우에게 빌린 돈을 돌려주었다.

“200만은 내가 빌린 거고, 120만 원 더 줄게.”

“왜? 네가 딴 거잖아.”

“너도 본전은 찾아야 하지 않겠어? 대신 오늘 저녁은 네가 사라.”

우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득 본 건 넌데 왜 내가 밥을 사? 네가 사야지.”

“알았어. 간만에 내가 돈 좀 쓰지 뭐.”

“오늘 저녁에 뭐 먹을까?”

“김밥나라 가서 라면이나 먹자.”

단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석현과 그의 무리가 이쪽으로 건너오자 단우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석현에게 말했다.

“까만코, 네가 진 게 맞으니 인정해라.”

뜻밖에도 석현은 미소를 지었다.

“설마 그러겠어? 진 건 진 게 맞지. 인정한다. 시간 있으면 나중에 우리 가게에 놀러 오라고.”

“시간 있으면.”

우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석현은 아무 말도 없이 무리를 이끌고 가 버렸다.

“갑자기 왜 저러지? 적응 안 되게.”

단우가 얼떨떨해하며 말했다.

“저 속을 누가 알겠어?”

PK바를 나오면서 동운은 답답하다는 듯 석현에게 물었다.

“형, 왜 갑자기 저자세로 나와요? 쟤들이 뭐가 무섭다고.”

“우현 저놈은 크게 될 놈이야.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나쁠 게 없지.”

동운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으나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석현이 틀린 말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한편, 우현과 단우는 차를 타고 식당으로 향했다.

“너 게임닉이 뭐야? 세력은 어디?”

“똑같아. 우현이고 그린랜드 제국.”

“나중에 접속하면 너 찾을게.”

우현과 같이 사냥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지금은 퀘스트 하고 있어서 못 만나.”

일단 무조건 물거미 퀘스트를 완료해야 했다. 또한 이후에 어떻게 할지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 단우와 같이 플레이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

“화염 마법사 어떻게 키우는지나 알려줘.”

“화염 마법사는 3가지 스타일이 있어. 하나는 화력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 화력이 생명이지. 화염 스킬만 익혀서 딜을 넣는. 길드에서 가장 환영받는 타입이야. 다른 하나는 민첩형 화염 마법사. 이동 속도와 쿨타임이 짧은 것을 이용해서 기술적으로 싸우는 방식인데, PK에서 정말 강력하지. 마지막은 두 스타일을 잘 배합해서 균형 잡힌 방식으로 키우는 거야. 너는 어떻게 키울 거야?”

단우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멋쩍게 웃었다.

“어떤 게 가장 키우기 쉬워?”

“화력형이 가장 쉽지. 장비만 좋으면 길드에서 모셔가지. 길드전에서 그냥 화력쇼만 하면 되니까. 하지만 PK할 때는 그렇게 좋지 않아.”

단우는 게으름을 피우는 성격이라 항상 쉬운 길을 찾으려 했다. 그는 머리는 좋은데 너무 게으르고 만사를 귀찮아한다.

“PK도 잘할 방법은 없어? PK를 안 하면 재미가 없는데.”

PK는 돈을 걸기 때문에 자극적이다. PK가 없다면 그는 아마 뉴 월드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균형형으로 키워야지. 나중에 스탯 찍을 때 나한테 물어봐.”

“알았어.”

단우가 기쁘게 대답했다. 그는 복잡한 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식사를 마친 후 단우는 우현을 차로 데려다 주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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