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희는 고개를 들어 바이올린을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저 그래."
그저 그렇다고?
허혜성은 이 평가에 화가 나 웃음이 나올 뻔했다.
"남영희 언니, 그저 그렇다니... 이 곡의 어느 부분이 그저 그렇다는 거예요?"
"전체적으로 다 그저 그래." 남영희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곡의 리듬이든, 흐름이든, 어느 하나 돋보이는 부분이 없어."
"아, 제가 연주를 잘 못했다는 말이군요. 그럼 이 곡 자체는요? 작곡은 괜찮나요?"
허혜성은 그녀가 자신의 전공 영역을 트집 잡는 것을 보고 방향을 바꿔 물었다.
이 질문에 남영희는 몇 초간 침묵했다.
"그저 그래."
이제 허혜성은 완전히 참지 못했다. "남영희 언니, 일부러 저를 겨냥하는 거예요? 제 전공 실력은 이미 반에서 최고인데, 제 전문성을 비꼬는 건 그렇다 쳐도, 이 곡의 참신함과 음악적 수준은 누구나 들어도 좋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어째서 당신한테는 쓰레기 같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