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이 순간 조용해졌다. 아무도 계속해서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받던 잔운이 이런 기세를 보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잠시 잔운에게 대답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곧, 장남 한영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잔운, 네가 정말 우리 아버지를 구할 수 있어?"
"물론이지!" 잔운이 매우 자신 있게 말했다.
"어떻게 증명할 건데?" 한영도가 물었다.
이때 샤곡이 급히 손을 들었다.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그의 의술은 매우 뛰어나요. 그의 딸 안도 직접 치료해서 나았어요."
한영도도 매우 과감했다. "좋아, 만약 네가 우리 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면, 네가 얼마를 원하든 우리 한씨 집안이 그만큼 주겠다. 이 패양시에서 네가 어떤 지위를 원하든, 우리 한씨 집안이 그것을 줄 것이다."
여기까지 말한 한영도의 어조가 다시 바뀌었다. "하지만, 네가 우리 아버지를 치료하지 못한다면, 너뿐만 아니라 봉씨 집안도 함께 화를 입을 것이다! 잘 생각해보라."
잔운의 표정이 변했다. 한씨 집안은 역시 횡포가 심했다.
물론, 잔운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한씨 집안의 패양시에서의 지위로 볼 때, 그들은 확실히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었다.
잔운이 데릴사위로 들어간 봉씨 집안은 한씨 집안 같은 거대한 세력 앞에서 마치 큰 호랑이 앞의 작은 토끼처럼, 조금도 대화할 권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잔운은 성숙탑을 가지고 있었고, 성숙탑이 반드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게다가 설령 병을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잔운은 이제 성숙탑을 갖고 있으니, 한씨 집안이 자신과 봉씨 집안을 건드리려 해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잔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말하면서 잔운은 병상 옆에 앉아 먼저 안을 내려놓고 병상 가장자리에 서게 한 다음, 노인의 손목에 손을 얹었다.
곧 성숙탑이 잔운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알 수 없는 병증, 치료 불가능, 하지만 귀수십삼침을 시술하여 환자의 생명을 일시적으로 보존할 수 있음."
잔운은 이 결과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성숙탑조차 치료할 수 없다니!
보아하니 한 층만 활성화된 성숙탑은 만능이 아닌 것 같았다.
샤곡은 잔운이 미간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잔운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잔운을 해치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샤곡은 급히 잔운에게 물었다. "어때요?"
잔운은 고개를 들고 약간 미안한 듯했다. "이 병은 내가 치료할 수 없어."
잔운이 병을 치료할 수 없다니!
잔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한영표가 화를 냈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리를 가지고 노는 거야? 내가 널 죽여버릴 거다!"
잔운의 감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잔운은 이미 림 주임에게서 이 병을 치료하는 특효약이 비행기에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한씨 집안 노인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잔운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록 나는 이 병을 치료할 수 없지만, 침법을 시술하여 노인의 병세를 일단 안정시킬 수 있어."
잔운의 말이 떨어지자 한영표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어서 방 안의 몇몇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노인의 병세를 안정시킬 수 있다니!
지금 모두가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노인의 병세를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잔운을 쉽게 믿지 못했고, 한영도는 여전히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병세를 안정시킬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아. 시작해."
잔운은 샤곡을 바라보았다. "은침!"
VIP 병실 안의 시설은 매우 완벽해서 은침은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곧, 잔운의 손에는 은침이 가득 들려 있었다. 병실 안에서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잔운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잔운이 과연 노인의 병세를 안정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