녕여나는 극도로 몽환적인 기분으로 눈앞에 있는 무표정한 얼굴의 얼음산 같은 남자가 놀라운 말을 내뱉는 것을 바라보며, 힘없이 이마를 짚었다. "의사... 의사는 어디 있죠? 제가 정말 머리를 다쳐서 환각을 보는 것 같아요..."
옆에 있던 육경림은 무고한 표정으로, "그럼 나는 머리를 안 다쳤는데도 고장 났나?"
지금 이 순간, 녕여나는 천백 번 학대당한 후 강해진 심리적 내성으로도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가 작은 만두를 구했는데, 만두의 아버지가 몸을 바쳐 보답하겠다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좀 잘생긴 사람이면 색다른 만남으로 여길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이 사람은 육정효, 육정효라고!
외모로 따지자면, 그녀도 꽤 괜찮게 생겼지만, 육정효는 어떤 사람인데, 어떤 절세미녀를 못 봤겠어.
단지 그가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한다면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었을 텐데, 육정효가 그녀의 외모에 반해 잠시 놀아보자는 거라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가 말한 건 "나와 결혼해줘"였으니, 이건 정말 섬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