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황제의 중병을 떠올리며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의사를 뒤로하고 서둘러 서재로 뛰어들어갔다.
문이 열리자 용앙이 푹신한 방석을 깐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안색은 창백했지만 정신은 꽤 괜찮아 보였다.
그는 그저 앉아있을 뿐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나, 오랜 재위 기간 동안 쌓인 두려운 위엄이 자연스럽게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런 위엄은 저절로 사람들이 복종하고 싶게 만들었다.
서재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고, 일종의 무거운 압박감이 감돌아 숨이 막힐 듯 불안했다.
용앙은 칠흑같이 깊은 눈동자로 냉담하게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쳐다보는 걸 보니, 방금 내가 너를 희롱하려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소녀의 어조는 다소 짜증스러웠고,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자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