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 2: 제2장 류청희와 첫 만남
다음 날 이른 아침 고삼철은 회계부에 가지 않고 곧바로 의사대전으로 향했다.
"현준이 아이는 다 좋아. 흠잡을 데가 없어. 아쉽게도 수련을 할 수 없다는 것뿐이지."
"하지만 곧이야. 이 아비가 이 몇 년간 거의 다 모았어. 십 년만 더 모으고 가주에게서 영석을 좀 더 빌리면, 너에게 조령단 하나를 구해줄 수 있어. 그러면 네가 수행의 길에 오를 수 있을 거야."
"아, 이 아비는 둘째 형처럼 능력이 없어서. 만약 일찍 이 녀석에게 조령단을 구해서 성공적으로 수련을 시작하게 했다면, 파혼당하는 신세는 면했을 텐데."
고삼철은 길에서 자신의 훌륭한 큰 조카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늘 류씨 가문의 그 계집애가 파혼하러 오는 날이었다.
그는 고현준이 직접 나서게 하고 싶지 않았다. 가문에서 처리하면 충분했고, 굳이 얼굴을 맞대고 모욕당할 필요는 없었다.
"배은망덕한 것들......"
"내일부터 류씨 가문과의 모든 거래를 끊어버릴 거야!"
화가 날수록 고삼철은 이미 류씨 가문을 단단히 혼내주고 조카의 분을 풀어줄 준비까지 마쳤다.
결국 이 청주 지역에서 고씨 가문은 하늘과 같은 존재였다! 그 류씨 가문은 정말 고씨 가문에 덤벼들 수 없었다. 지금은 천한종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생겨서 기세가 등등해진 것뿐이었다!
소문이 어디서 새어나갔는지 모르지만, 이 시각 고씨 가문의 후배들조차도 모두 소문을 들었다.
"아... 현준 형이 수련을 할 수 없다는 것만 빼면 정말 안타까워."
"누가 아니래!"
"류씨 가문의 계집애가 오늘 현준 형에게 파혼하러 온다고 하더라!"
"생각할수록 화가 나. 가자, 우리도 따라가서 손을 쓰진 않더라도 거들어서 욕이나 좀 하면서 분풀이하자!"
"가자, 나도 끼워줘!"
고현준과 같은 세대의 고씨 자제들은 몇 마디 나눈 후 자발적으로 의사대전으로 향했다.
수련을 할 수 없는 이 형에 대해, 그들의 마음속 평가는 꽤 좋은 편이었다. 평소에 그는 수련을 할 수 없어서 매달 받는 영석을 다 쓰지 못하고 자주 여러 사람들을 도와주곤 했다!
"평소엔 몰랐는데, 이 녀석 가문 내 평판이 꽤 좋네."
주변 후배들의 감정을 느끼며, 고삼철은 약간 의외라는 듯 중얼거렸다.
......
정오가 되기도 전에 한 척의 비주가 이미 고씨 주성에 도착했다.
일찍이 소식을 접한 고씨 가문은 단지 2품 어공경의 방계 책임자 하나만 파견하여 기다리게 했다.
"고씨 가문은 정말 대단한 배짱이군. 이는 우리 천한종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거지."
비주에서 내린 천한종의 제자들은 상황을 보고 꽤 화가 났다.
집사와 장로까지도 얼굴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너무 자신들을 무시하는 태도였다. 이번에 그들이 데려온 수행 제자 중에는 거의 절반이 어공경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어공경 정도의 눈에 띄지 않는 책임자에게 화를 낼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얼굴을 굳히며 그를 따라 고씨 저택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제자들은 모두 의분에 차 있었으나, 오직 류청희만이 평소와 같이 태연한 표정으로 이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곧 일행은 고씨 저택에 도착했다. 저택이라고는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더 성채에 가까웠다. 높고 두꺼운 진법이 새겨진 성벽이 있었고, 대문은 더욱 웅장하고 비범해 보였다.
고씨 가문의 현 가주인 고전과 몇몇 가문의 장로들이 이미 문 앞에 서 있었다.
상대방이 먼저 책임을 묻기도 전에, 고전은 담담하게 말했다. "성 안에는 범인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밖으로 나오면 반드시 일상 질서에 영향을 줄 테니, 양해해 주십시오."
천한종 사람들은 책망의 말이 목구멍에 막혔다. 이 이유를 듣고는 어쩔 수 없었다.
그저 불쾌하게 콧방귀를 뀌며, 서로 호감이 가지 않는 양측은 차가운 분위기 속에서 고씨 저택 안으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의사대전에 자리를 잡았다.
고씨 가주 고전이 주석에 앉고, 고씨 가문 사람들과 천한종은 좌우로 나뉘어 앉았다.
"고씨 할아버지, 후배가 그를 한번 뵙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듣기 좋지만 약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이 말에 고씨 가문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고전은 담담하게 그쪽을 보더니, 차를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조용히 말했다. "류씨 가문 아가씨, 이 결정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니, 굳이 현준 아이에게 알릴 필요가 없소."
"흥! 파혼하는 것뿐인데 꼭 그 아이 앞에서 모욕을 주려는 건가!"
"우리 고씨 가문에서 방자하게 굴겠다면, 류씨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천한종이라도 마찬가지로 용납할 수 없소!"
고일소는 더 직설적으로 탁자를 한 번 내리쳐 찻잔을 딸랑거리게 하면서 조금도 예의 없이 일어나 꾸짖었다.
천한종의 집사들을 마주하면서도 그는 조금도 좋은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고현준의 아버지와 고삼철, 두 동생과 그는 진정한 한 핏줄이었고, 그의 불쌍한 조카에 대해 비록 고삼철만큼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꼈다!
"우습군."
"이제 청희는 우리 천한종 성녀 자리를 다투는 사람 중 하나야. 네 고씨 가문의 그 녀석은 수련조차 할 수 없는데 어떻게 그녀와 어울릴 수 있겠나!"
"오늘 너희 고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이 혼약은 파기해야 해!"
천한종에서 이번에 온 한 장로도 마찬가지로 지지 않고 일어나 그와 눈을 마주쳤다.
"시끄럽다."
고전이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낮게 꾸짖자, 8품 천문경의 기세로 현장의 모든 사람들을 감쌌다.
천한종 장로는 콧방귀를 뀌며 물러서지 않고 자신의 천문경 기세를 뿜어냈다.
비록 지금 청주 지역에서는 그들이 싸운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겠지만, 그는 고씨 가문이 정말로 한 명의 쓸모없는 자를 위해 천한종과 맞서려 할 거라고는 전혀 믿지 않았다!
"네 의도는 내가 안다. 이 혼약은 내가 결정하니, 파기하면 된다."
"이 일에 그 아이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다."
고전은 다시 류청희를 바라보며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씨 할아버지......" 류청희의 차가운 얼굴에 무력함이 스쳐 지나갔고, 뭔가 더 말하려 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곧바로 강하게 손을 들어 말을 끊으며 말했다. "너희 류씨 가문과의 정분 때문에, 혼약은 그냥 두고 너는 가도 좋다. 더 말을 한다면, 내가 너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테니, 다만 오늘부터 우리 고씨 가문은 너희 류씨 가문과의 이익 관계를 끊을 것이다."
상황이 이대로 가면 더 좋지 않게 마무리될 것을 보고, 류청희는 할 수 없이 품에서 혼서를 꺼냈고, 또한 보기에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옥병도 꺼냈다.
하지만 그것을 건네기도 전에, 그녀는 갑자기 대전 입구를 바라보았다.
조금의 수련 경지도 없는 청년이 걸어 들어왔다. 그는 당당하게 친절한 미소를 띠고 있었으며, 그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도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미 그의 신분을 짐작했다.
그가 대전 중앙에 와서 공손하게 절하며 말했다. "현준이 대할아버지와 여러 삼촌께 인사드립니다."
"이 녀석이 그 쓸모없는 자인가? 생긴 건 사람 꼴을 하고 있군..."
천한종 사람들은 그의 이름이 알려지자, 경멸과 혐오의 눈빛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고현준......" 오히려 류청희는 그 청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평소에 그녀가 의도적으로 유지하던 차가운 눈빛이 이 순간에는 부드러워졌고, 약간의 미안함까지 담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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