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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질풍러너 어쌔신 / Chapter 6: 질풍러너 어쌔신

บท 6: 질풍러너 어쌔신

질풍러너 어쌔신

제6화

6화. 의사 다이브

한 마리의 인어가 우현과 가까워지고 있었고 우현은 단검을 꽉 쥐고 조심스럽게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았다. 하지만 그의 수영 속도는 인어보다 느리기 때문에 도망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점점 다가오는 인어와 우현의 거리는 3미터밖에 남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인어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오른 손의 삼지창을 들어 올렸다.

끼익-끼익-

인어가 괴성을 질렀고 열 마리가 넘는 인어들이 우현의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는 절대 이 많은 수의 인어를 상대할 수가 없다. 눈앞이 캄캄해진 우현은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젠장! 어떡하지?’

그때, 호수 바깥에서 인어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울음소리가 계속 이어졌고, 이는 인어 마을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신호였다. 우현을 포위한 인어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일제히 호수 밖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뒤를 따라 거의 100마리에 달하는 인어들이 호숫가로 향했고, 마치 거대한 물고기 떼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인어들은 우현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휴우…… 진짜 죽을 뻔 했네.’

우현은 조심스럽게 수면 위로 올라가 바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보았다. 이미 전투가 시작되었고 인어 마을은 개선 길드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인어들은 우현을 처치하기보다는 마을을 지키러 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개선 길드가 우현의 목숨을 구한 셈이었다.

아무튼 안전해지자 우현은 다시 물속으로 내려와 아이템 상자를 찾는 데에 더욱 집중했고 마침내 빽빽한 수초 사이에서 흰색 상자를 발견했다.

우현은 상자를 열어 아이템을 꺼냈고, 그가 찾던 수집 스킬북이 들어 있었다.

‘됐어!’

서둘러 배낭에 넣고 헤엄을 쳐서 수면 위로 올라간 우현은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곧, 메시지가 떴다.

[호수섬을 발견하셨습니다.]

‘찾았다.’

우현은 물기에 젖어 무거워진 몸을 끌고 섬으로 올라갔다. 한 사람이 물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상한 노인이라는 NPC였다. 그는 실 뭉텅이를 무명으로 교환해 주는 정말 이상한 NPC였다. 교환하면 그것으로 끝, 아무것도 주는 게 없다.

많은 게이머들이 이 퀘스트를 수행했지만 아무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 우현 또한 이 퀘스트를 했으나 몇 번 교환하고 난 뒤로는 포기했다. 실을 무명으로 바꾼다 해도 큰 이득은 아니라서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퀘스트를 끝까지 마친 어떤 게이머가 있었다. 그는 인터넷에 30번을 교환했더니 전투봉합 스킬과 중급 봉합스킬을 전수받았다며 자랑 섞인 글을 올렸다. 이 소식은 금세 퍼져서 많은 게이머들이 호수섬으로 향했으나 그 NPC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 부근에는 레벨 3 물거미의 서식지가 있는데, 거미를 잡으면 가는 실이 드랍된다. 무명은 하나에 1골드이니 열심히 물거미를 때려잡아서 실 30개를 모으면 30골드를 벌 수 있었다. 그러나 봉합스킬에 비하면 30골드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현이 NPC에게 다가가자, 노인은 우현을 발견하곤 말을 시작했다.

“매년 이맘때마다 힐튼 요새에는 깊은 지하에 있던 마물들이 나타난다네. 용사들이 요새를 지키기 위해 피와 생명을 바치지. 젊은이여, 이 물가에서 낚시하는 것과 물 위에서 낚시하는 것, 둘 중 무엇이 더 낫겠는가?”

노인은 백발에 늙어서 힘이 없어 보였고, 피부는 주름으로 가득하고 말라비틀어져서 마치 나무껍질 같았으며 볼품없는 회색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노인의 이상한 질문에 우현이 대답했다.

“고기를 잡을 수만 있다면 장소가 어디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노인의 눈이 이채를 발했다.

“젊은이여, 나에겐 가는 실이 많이 필요하네. 나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물론이죠.”

우현이 수락하자 퀘스트가 활성화되었다.

[퀘스트를 받았습니다. 가는 실 뭉치를 찾아서 의사 다이브에게 전달하십시오.]

이 노인은 힐튼 요새의 의사로 퀘스트를 마치면 그에게서 봉합 스킬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

우현은 노인과 인사하고 섬의 남쪽으로 향했다. 그곳은 물거미의 서식지로 물거미는 레벨 3이지만 전투력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물 위에서 자유로이 움직이기 때문에 잡기가 쉽지 않았다.

우현은 호수변을 살펴보았다.

그는 물거미를 하나 발견하였다, 물거미는 몸집이 크지만 독이 없고, 인간을 무서워해서 마주치면 피하는 편이었다.

물거미 : 레벨 3, HP(생명력) 80/80

우현은 잠수한 후, 떠올라 물거미의 뒤로 접근해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단검이 물거미의 등을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취, 취-!

물거미가 소리를 내며 우현에게 달려들었지만, 가볍게 피하고는 다시 물거미를 찔렀다. 충분히 데미지가 들어갔다고 생각하자 급소공격으로 물거미의 눈을 찔렀다. 물거미는 쓰러졌고 녀석의 사체가 물 위로 떠올랐다.

물거미가 떨어뜨린 것은 1골드였다. 우현은 돈을 줍고 다른 물거미를 찾았다. 물거미가 가는 실을 드랍할 확률은 200분의 1이다. 극악의 확률로, 가는 실 뭉치 30개를 얻으려면 6000마리는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한 3일은 여기 투자해야겠네.’

그리고 레벨 3까지는 올라갈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일단 아무 생각 안 하고 물거미만 잡을 각오를 했다.

우현은 저 멀리에서 빠르게 헤엄치고 있는 물거미를 발견했다. 다가가려는데, 그때 한 명의 신성 마법사가 하늘에서 날아와 그 물거미를 공격했다. 거미의 머리 위에 36이라는 데미지 수치가 떴다.

우현은 경계하며 마법사를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이제 세 마리의 물거미를 추격하고 있었다. 신성 마법사는 여성으로, 하얀색 마법복을 입고 지팡이를 들고 있었지만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어쩔까…….’

우현은 일단 잠수를 해서 마법사에게로 다가갔다. 적대적인 게이머라면 제거하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인사를 나누고 잘 지내볼 일이다. 그녀도 우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5미터가 채 되지 않았다. 신성마법사도 긴장하며 우현을 보았고 둘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다.

신성마법사가 고개를 돌리자 우현은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아주 미인으로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는 풍성했고 피부가 무척 희며 눈동자가 맑고 투명했다.

뉴 월드에서 게이머의 얼굴이 그의 본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구현되는 얼굴은 현실에서의 생김새를 기반으로 일정 부분 조정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뉴 월드에서 잘생기고 예쁜 사람도 오프라인에서는 그저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게임에서도 미남이고 미녀인 얼굴로 구현된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그녀는 곧 고개를 돌리고 계속 물거미를 잡았다.

상대방의 얼굴을 본 후, 우현은 무척 놀라고 말았다. 그녀를 이곳에서 만나다니!

세상이 정말 좁고, 상상할 수 없는 우연과 인연으로 가득 차 있다. 미녀 신성마법사의 이름은 서연으로 그녀와 우현은 꽤 친밀한 사이였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놀라웠다.

우현은 옛 추억에 젖어 감상에 빠져들었다.

그때, 서연이 위험에 처했다. 잠깐 주춤하던 찰나 물거미 세 마리에게 둘러싸인 것이다. 우현은 서둘러 서연에게로 다가갔지만 그것을 본 서연은 더욱 긴장했다.

물거미만 놓고 보자면 아주 큰 위험은 아니었다. 죽을 수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면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물거미를 잡는 동안 뒤에서 PK가 들어온다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

물거미 세 마리가 연달아 서연을 공격했고, 우현은 최대한 빨리 헤엄쳐 다가가서는 물속에서 뛰어올라 물거미의 등을 찔렀다. 서연이 놀란 듯 우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그녀를 도와 물거미를 처리했다.

‘급소공격!’

우현은 HP(생명력)가 가장 떨어져 있는 물거미의 눈을 찔렀고, 녀석은 픽 주저앉으며 죽었다.

우현의 공격은 강력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서연은 꽤 놀랐다. 그녀는 이렇게 강한 게이머는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두 번째 물거미가 죽자 세 번째 물거미가 자포자기하듯 우현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남은 물거미를 죽였고 비로소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서연이 고마움을 표했지만 경계태세를 늦추지는 않았다. 그녀의 표정을 읽은 우현은 웃음이 나오는 것을 꾹 참으며 대답했다.

“별말씀을요, 저는 우현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배려심 많고 착한 사람이었다. 가끔 제멋대로 행동하는 게 단점이긴 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만큼 괜찮은 사람이었다.

“저는 서연이라고 해요.”

그녀는 매우 신중하게 행동했는데, 우현을 처음 보는 것이라 안심하지 못 하는 게 당연했다. 우현도 이를 이해했기 때문에 그녀를 친구로 추가하고 싶었지만 바로 그 말을 꺼내기는 어려웠다.

이전 생에서 그는 이 게임을 통해 서연을 알게 되었다. 그가 실의에 빠져있을 때 서연은 그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었다. 이렇듯 우현은 그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서연에게 우현은 완전히 모르는 남이나 마찬가지다.

서연은 아무 말 없이 우현을 훑어보았다. 그는 꽤 호감 가는 인상에 어려 보였고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고, 서연은 자신의 냉담한 반응 때문에 그가 말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신이 저를 구해줬으니 마땅히 감사를 표해야겠네요. 우리 친구 맺어요.”

서연이 침묵을 깨고 말했다.

“그런데 왜 이곳에서 물거미를 잡고 계셨나요?”

우현이 미소를 지으며 서연에게 물었다. 이곳은 마을에서 비교적 멀어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구역이었다.

“거미알을 수집하는 퀘스트를 받았어요.”

“마침 저도 퀘스트를 받았는데 저는 가는 실이 필요해요. 파티를 맺어서 같이 물거미를 잡고 아이템을 나누는 게 어떨까요?”

우현이 제안했다.

서연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먼저 수집이 끝나는 쪽이 생긴다면 그 사람은 아무 때나 떠날 수 있는 것으로 해요.”

만약 우현이 이상한 사람이면 바로 떠나려고 사전에 못 박아둔 것이다.

“당연하죠, 제가 초대하겠습니다.”

우현은 파티 신청을 했다.

[‘서연’님이 파티에 가입하였습니다.]

“흠, 지금 보니까 실뭉치 12개가 있네요. 감사의 표시로 드릴게요.”

서연이 거래창을 열었다.

“저것도 팔면 돈인데…….”

우현은 사양했다.

“죽었을 때 패널티는 이것보다 훨씬 커요. 전 이 실을 쓸 데도 없고요. 그냥 받으세요.”

그녀의 눈은 크고 맑았으며 긴 속눈썹이 위로 올라가 눈매가 날렵해 보였다. 우현은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빚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마음의 빚이 생기면 그 사람이 귀찮게 할 경우 떨쳐내기 어렵다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다.

“알겠어요.”

또한 서연은 한 번 마음을 정하면 죽어도 바꾸지 않는다. 우현은 그녀가 제안한 거래를 받아들였다.

“이제 빚은 없는 거예요.”

서연이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파티로 뭉치게 되었고 덕분에 퀘스트 달성이 한결 수월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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