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 8: 제8장 일거삼득
정진려는 눈을 내렸다. 그녀는 환생하기 전의 나날을 떠올렸다. 그녀는 항상 정아름의 부하였다.
정아름의 지혜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신은 결코 꾸미지 않았고,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정아름은 귀족 아가씨들 사이에서 그녀가 문무를 겸비했다고 자랑했지만, 아가씨들은 믿지 않았다. 명절이나 행사 때마다 그녀를 마치 원숭이처럼 총을 휘두르게 해서 모두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지금 정아름은 절대적인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열네 살인 그녀는 아직 자신이 장군부의 적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모두들 진려를 놀리지 마세요. 그녀는 최근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부지런함은 모자람을 메울 수 있어요. 저는 진려를 믿어요!" 정아름이 얼굴을 차갑게 하며 최영애와 백연로를 바라보며 화를 냈다.
정진려는 속으로 냉소했다.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일은 누군가의 위선적인 면을 보는데,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고 그들은 그녀가 겉으로 보이는 그대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아름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명문가의 도련님 박항은 감탄하며 정아름을 바라보고 왕경진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이야, 정 장군 가문의 적녀인 아름 아가씨는 정말 여걸이야. 연약해 보이지만 이동생을 보호하는 모습이 정말 철저하더군!"
왕경진은 웃기만 할 뿐 말을 하지 않고, 오히려 기대에 찬 눈빛으로 정진려를 바라보았다.
왜인지 그는 항상 저쪽의 아가씨가 마치 숲속에 숨어 사냥감을 기다리는 사자처럼, 가장 좋은 시기를 기다려 행동할 것 같다고 느꼈다.
정진려는 분명히 더 놀라운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과연 정진려는 가볍게 나무 패를 들고 모두의 시선 속에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목소리는 천군만마와 같은 기세를 담아, 도도하게 모두의 귀에 들어왔다.
"'출새행', 광활한 모래와 구름이 서산을 덮고, 외로운 성에서 풍욕관을 바라본다......"
정진려의 시구에 따라, 전장의 모래바람과 웅장한 기세, 나라를 위한 열혈의 장면이 마치 모두의 눈앞에 펼쳐진 듯했다. 대청은 엄숙하게 고요해져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후반부에는 장군이 만년에 오직 나라를 위하는 비장함을 표현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열혈이 끓어오르고, 청풍 원장은 더욱이 멀리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정진려의 이 장시는 그에게 강한 느낌을 주었다.
방금 전의 시들이 담고 있는 작은 감정들에 비해, 이 시의 포부와 의경은 바로 그가 원하던 것이었다.
같은 감정을 느낀 사람은 왕경진도 있었다.
두 사람은 왜인지 마치 자신을 가장 이해하는 지음을 만난 것처럼, 온몸이 흥분되어 오랫동안 진정되지 않았다.
찬사가 이어지자 정진려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시는 그녀가 한번 전투에서 이기고 돌아왔을 때, 시군이 왕경진과 청풍 대유에게 각각 시 한편을 지어 그녀에게 선물하라고 했던 것이었다.
그녀는 이 두 시를 결합하고 군대 경험을 바탕으로 수정했는데, 당시 두 사람은 황후 마마의 문채를 칭찬했었다.
이번 생에서 이 시는 청풍 대유를 깊은 자기 의심에 빠지게 했다. 어찌 이 여자가 열네 살인데도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가!
어째서 이리 어린 나이에 이런 심경과 이런 격조를 가지게 되었는가!
그는 이미 화갑을 넘겼는데도 아직 이런 작품을 내놓지 못했으니, 서북으로 가서 한을 삼켜야 하지 않을까!
시군의 눈빛이 다시 정진려에게 머물렀다. 이전처럼 잠깐 보고 돌아서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그의 눈빛에 약간의 감탄이 담긴 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한 여자가 이런 포부를 가지다니, 이는 어느 집안의 아가씨인가?" 그는 옆에 있는 노인에게 일부러 물었다.
"후작님, 이 아가씨는 정 장군 가문의 양녀인 정진려입니다. 전에 들어보니 이 아가씨는 약간의 무술을 안다고 했는데, 이제 보니 문무를 겸비했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시군은 기억이 났다. 소문에 정씨 가문 양녀가 그를 사모한다고 했었다. 그는 전에 정진려를 본 적이 있는데, 그녀를 살짝 봤을 때 그녀는 온통 소심하고 겁먹은 모습이었다. 오늘과는 매우 달랐다.
시군이 정진려를 바라보는 이 시선이 많은 귀족 아가씨들의 눈에는 특히 눈에 거슬렸다.
정이락은 정진려가 주목받는 것이 질투나서 어금니까지 아팠다. 정아름은 태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답답해서 정진려를 내쫓고 그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정아름은 용모가 평범하지 않은 정이락을 천방지축 경계했지만, 뭐 하나 그녀만 못한 양녀를 소홀히 여겼다!
병풍 뒤에서,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풍류 속에 우직함을 지닌 미남이 무진염의 귀에 다가와 속삭였다.
"진염아, 정씨 가문의 세 아가씨를 봐. 정아름은 피부가 눈처럼 하얗고, 재주가 널리 알려졌으며, 사람들의 동정을 사지. 정이락은 매혹적이고 오관이 매우 아름다워. 그런데 정진려라는 재녀까지 있네. 용모가 화려하고 기품이 비범하며 재주가 뛰어나지. 정씨 가문의 미인들은 하나만 얻어도 충분해! 특히 정진려 아가씨의 그 몸매는 쯔쯔쯔..."
이성왕인 진남왕의 세자 백진은 말할수록 흥분되었다.
무진염의 시선은 정진려에게 머물렀다. 그녀가 최선을 다해 숨기려 했지만, 그는 여전히 정진려의 오른손 바닥의 상처를 발견했다.
그것은 칼에 베인 상처였다!
게다가 그녀의 목소리가 어제 밤 아가씨와 매우 비슷했고, 대담하게 그의 옷을 벗긴 사람은 아마도 그녀일 것이다.
백진은 병풍을 통해 밖을 들여다보며 정진려를 살펴보았다. "진염아, 이렇게 화려하면서도 순진한 미인이 그녀의 가녀린 옥손으로 내 어깨를 누르고, 시를 한 수 읊어 분위기를 더한다면, 생각만해도 이 세자의 마음이 설렐 것 같아!"
무진염은 몸을 돌려 백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그녀는 그 부드러운 가녀린 옥손으로 네 머리를 비틀어버릴 거다!"
백진의 눈 모서리가 씰룩거렸다. 무진염은 여자를 볼 때 항상 정확했는데, 혹시...
"진염아, 너 그 아가씨하고 잤어?" 백진은 의심스럽게 무진염을 바라보았다. 경성 아가씨 외에는 무진염은 다른 여자에 대해 평가한 적이 없었다.
"꺼져! 일은 잘 처리했나?" 무진염은 차가운 눈으로 백진을 노려보았다.
"잘 처리했어! 왕경진은 오늘 크게 취할 거야. 시 후작에게 접근할 수 없을 거야." 백진은 손으로 입을 막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무진염은 고개를 끄덕였다. 왕경진은 인재였다. 그는 시군이 왕경진을 끌어들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단순히 시군을 싫어하기도 했지만, 왕경진이 시군에게 가는 것도 원치 않았다.
병풍 앞의 청풍 대유가 일어섰다. 그의 시선은 정진려에게 머물렀다.
"오늘, 이 늙은이는 시군 후작과 정진려 두 제자를 받겠소. 다음에 두 분은 스승을 뵈러 오시오!" 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서 눈가에 미소를 머금고 병풍 뒤로 가서 무진염을 초대해 함께 떠났다.
청풍 원장의 이 말에 대청은 한바탕 떠들썩해졌다.
"뜻밖이군, 오늘 정씨 가문의 양녀가 청풍 원장의 제자가 되었군!"
"시 후작은 신분이 높고, 재주가 뛰어나서 모두의 기대를 받았지만, 정진려는 대유가 받은 첫 번째 여제자인가?"
"그래, 대유의 제자들 대부분은 조정에 있고, 모두 인재들인데, 뜻밖이야!"
"이해 못할 게 뭐 있나. 정진려는 겨우 열네 살인데도 이런 재주를 가졌으니, 우리는 부끄러울 뿐이야. 우리는 내년에 다시 도전하자!"
정이락은 정진려가 대유의 제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속에서 불이 타올랐다. 그녀는 원한에 찬 눈으로 정진려를 바라보았다. 최영애도 노려보며 말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이런 사람도 대유의 제자가 될 수 있다니!"
정아름은 미소를 지으며 정진려를 바라보았다. 비록 그녀는 거의 화가 폭발할 것 같았고, 심지어 정진려의 얼굴을 한 대 때리고 싶었지만, 겉으로는 매우 침착하고 우아하게 보였다.
그녀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정진려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시군과 사제지간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정진려와 시군은 함께 청풍 원장을 향해 인사했다. 정진려는 시군이 그녀를 보고 있다는 것을 눈 꼬리로 보았다.
그녀는 상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큰 원수를 갚지 못했고 신분을 밝히지 못한 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지금 당장 그를 직접 산 채로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
정진려는 눈을 내리고, 눈빛 속에 어두운 빛이 일렁였다.
오늘.
첫째, 정연청은 몸을 잃고 서림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으며, 술에 취한 왕경진을 놓쳤고, 왕경진이 그녀의 정조를 빼앗았다고 누명을 씌워 왕씨 가문에 시집갈 수도 없게 되었다.
둘째, 그녀는 정아름의 손에서 청풍 대유 제자의 자리를 빼앗아, 정아름과 시군의 접촉 기회를 끊었다.
셋째.
정진려의 시선은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왕경진에게 향했다. 남자의 눈빛이 그녀와 마주친 순간 피하는 듯했고, 마치 죄책감이 있는 듯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정진려는 입꼬리를 올렸다. 셋째, 그녀는 시군의 손에서 그의 가장 유능한 참모 왕경진을 빼앗을 것이다!
일석삼조! 어찌 즐겁지 않을까!
갑자기 정진려의 귀에 투정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정진려, 너 정말 대단하다! 나 거의 네게 반할 뻔했어!"
정진려가 고개를 돌리자, 밝은 노란색 옷을 입고 쌍환계를 한 여자를 보았다.
그녀의 앝은 두 개의 보조개가 미소와 함께 깊어졌다. 여자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뒷자리에서 부드러운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여자를 본 순간, 정진려의 가슴에는 쓰라린 감정이 파도쳤다.
그녀였다!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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