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 그룹은 다크성 부동산 업계의 선두주자다. 회사 본사는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CBD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오전에 이곳에서는 막 중요한 회의가 끝났다.
막일헌이 회의실에서 나왔다. 여전히 깔끔한 정장 차림에 안정적인 걸음걸이, 뒤로 살짝 빗어 넘긴 검은 머리가 그를 더욱 정신 차려 보이게 했다. 겨우 27살이지만, 그는 이미 다크성 비즈니스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었고, 단 3년 만에 천우의 영향력을 거의 두 배로 확장시켰으며, 주가는 심지어 두 배나 올랐다. 고 막욱명 회장이 살아있었더라도 이 아들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천우 직원들의 눈에는, 그들의 보스가 냉혹하고 계산적이며 냉혈한 사람으로 비쳤다. 하지만 업무에서는 매우 열심히, 심지어 혼신의 힘을 다한다고 할 수 있었다. 3년 동안 그들의 보스는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고, 일찍 퇴근한 적도 없었으며, 심지어 야근하는 횟수도 이런 중하위층 직원들보다 훨씬 많았다.
한 여직원이 뛰어와 포장된 것처럼 보이는 서류를 막일헌에게 건넸다.
"막 사장님, 우편실에서 가져왔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당신에게 보낸 거라고 합니다."
막일헌은 담담하게 응답하며 비서가 건넨 물건을 받았다. 돌아서서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돌아서는 순간, 그의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
확인해보니 화면에는 십여 개의 부재중 전화가 표시되어 있었고, 모두 "별"이라는 여자아이가 건 것이었다.
"무슨 일이야? 은별아, 방금 회의 중이었어." 막일헌이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의아한 표정이 스쳤다.
전화 너머로 여자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쉬어있었고, 방금 울었던 것 같았다.
"어떡해? 일헌아, 나 너무 무서워!"
"무슨 일이야?" 막일헌이 눈썹을 찌푸리며 더욱 의아해했다.
"내가 보낸 검사 보고서 봤어?" 여자아이가 울면서 말했고, 목소리가 목이 메었다.
"검사 보고서?"
막일헌의 시선이 재빨리 왼손에 들고 있던 물건으로 향했고, 바로 서류봉투를 찢어 열었다. 보니 과연 안에는 하얀 A4 용지 한 장이 있었다.
종이의 내용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다크성 제4인민병원 검사 보고서
HCG: 1282
황체호르몬 32
진단 결과: 임신 4주
마지막 "임신 4주"라는 세 글자가 그의 머리를 세 개의 쇠망치로 강하게 내리친 것 같았다. 그는 입술을 꽉 다물었고, 눈에는 놀람, 기쁨, 고뇌, 측은함 등 여러 감정이 빠르게 교차했다.
순간 그의 등줄기에서 땀이 흘러나왔다.
"일헌아?" 전화 너머의 여자아이가 조급해졌고,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막일헌이 일어섰다. 키 큰 몸이 검은 정장 안에 감춰져 있었고, 눈썹은 굳게 찌푸려진 채 마치 풀릴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창가로 걸어가 꽉 닫힌 창문을 열고 담배 한 대를 불러 연기를 내뿜었다.
마음이 마치 한 줄의 끈으로 양쪽에서 당겨지는 것처럼 아프게 갈등했다.
'서연아, 미안해'
그는 먼 곳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마음속으로만 사과의 말을 했다.
"일헌아, 거기 있어? 듣고 있어?" 전화 저편에서 응답을 받지 못한 여자아이가 계속 물었고, 목소리는 마치 목을 움켜쥐고 내는 것처럼 쉬어 있었다.
"응..." 막일헌이 냉담하게 대답했다. 그는 눈을 감고 눈에 스쳐 지나가는 아픔을 감추며, 어떤 사람에게는 특히 잔인한 결정을 내렸다.
"은별아, 퇴근하고 널 데리러 갈게."
그는 전화 너머의 여자아이를 위로하며 말했지만, 그의 마음은 훨씬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