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기 무섭게, 천으로 된 옷을 입은 약동이 새까만 약 주전자를 들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이곳의 무거운 분위기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묵직하게 걸어와 허유경에게 예를 갖추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국공님, 저는 스승님의 명령으로 여섯째 아가씨에게 약을 전하러 왔습니다."
경성 사람들은 모두 장 태의가 자존심이 강해서 그에게 진료를 받으려면 반드시 찾아가야 하며, 그는 결코 출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궁궐의 귀인들이 그를 초청하려 해도, 그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그는 황제와 태후를 제외하고는 황후의 체면조차 별로 세워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성의 훈귀의 가문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허완순은 장 태의가 허름월의 병을 볼 리 없다고 그토록 확신했던 것이다. 결국 허름월은 외출한 적이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