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연이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지르며 복잡한 심경으로 며칠 전, 이 아이가 갑자기 연왕부에 나타나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을 '부황'이라 불렀던 일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누군가의 장난이나 정적이 그를 모함하기 위해 보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보낸 사람들은 아이의 출처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이 아이가 정말 허공에서 나타난 것 같았다. 게다가 아이는 확신에 찬 태도로 그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단언했다.
아이가 자신과 너무 닮았고, 몸에 그와 똑같은 점이 있으며, 그의 모든 일을 말할 수 있었기에 믿게 되었다. 이 아이가 정말 자신의 아들이며,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의 생모는 방금 전 어린 계집아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는 아직도 믿기 힘들었다. 자신이 그런 어린 계집아이를 건드렸다니...
그는 자신이 어떤 이유로 여자를 멀리해 왔으며, 아내를 맞아 자식을 낳을 계획이 전혀 없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나이까지 처첩 하나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일은 정말 너무 기괴하고 황당했다...
하지만 방금 그 계집아이가 가까이 서 있었을 때도 그는 구역질이 나지 않았다...
이를 생각하며 연왕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아이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미래에 그는 정말로 그 계집아이와 이 아이를 낳았다.
전지전능한 연왕 전하가 처음으로 마음속에 막막함을 느꼈다.
갑자기 아들이 생긴 것도 그렇지만, 그 어린 계집아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배호연의 복잡한 심경과 달리 아이는 매우 기뻐했다. 상황이 허락했다면 벌써 우현주를 따라갔을 것이다.
그것은 그의 생모, 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어머니였다...
마침내 자신의 어머니를 만났다는 느낌은 정말 좋았다.
이제 그도 어머니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실 것을 생각하니...
아이는 갑자기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반드시 어머니가 어리석은 일을 하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생각하며 그는 계속해서 물었다. "부왕님, 도대체 언제 제 어머니를 연왕부로 모셔올 겁니까?"
배호연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중에 다시 말하자..."
"안 돼요, 안 돼요, 아이는 나중을 원치 않아요. 아이는 내일 당장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요..."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했다. "허락하지 않으시면, 제가 직접 어머니를 찾아갈 거예요."
"말 들어라!" 배호연이 꾸짖었다.
그는 원래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고, 아이를 달래야 하는 상황은 더욱 견디기 어려웠다. 이 녀석이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아예 상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는 작은 입을 삐죽이더니 갑자기 와앙 하고 크게 울기 시작했다. "아이는 밤낮으로 어머니를 만나길 고대했어요. 이제 겨우 만났는데 부왕님께서는 아이가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게 하시니, 아이는 정말 운이 없어요. 으앙—"
배호연: "..."
"...아이는 부왕님이 아들을 불쌍히 여기고, 어머니께 했던 일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실 줄 알았어요. 하지만 부왕님은 오히려 냉정하셔서 아들의 고통은 보지 않으시고, 어머니의 비참함에도 수수방관하시는군요. 으흑흑..."
배호연의 관자놀이에 푸른 힘줄이 뛰었다.
조 공공은 이미 식은땀을 흘리며 놀라고 있었다. 어린 주인이 입을 크게 벌려 계속 울려고 하자 급히 앞으로 나서서 말렸다. "아이고, 어린 주인님 조급해하지 마세요. 주인님께서 반드시 바라는 대로 어머니와 만날 수 있게 해주실 거예요..."
그는 사실 우씨 둘째 아가씨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했지만, 이렇게 부르자 주인이 불쾌해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안심하며 계속 위로했다. "오늘 전왕부에서 어린 주인님도 보셨잖아요. 어머님께서 많이 놀라셨어요. 이때 갑자기 왕부로 모셔오면 더 놀라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