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節 3: 제3장 충분히 즐기면 다음 것으로 바꾸자
이모는 안달이 난 채 문가로 가서 뒤적이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기분 좋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 채 부기명을 바라보았다.
"제비집, 아교, 용정차... 부기명 씨는 너무 격식을 차리는 것 아닌가요. 앞으로 집에 오면 그냥 오기만 하면 돼요, 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온진수는 막 부기명에게 물을 따르려던 참이었는데, 이 말을 듣자 거의 토할 뻔했다.
이모는 즉시 눈을 부라리며 경고했다.
오히려 부기명이 담담하게 온진수의 손을 잡아 멈추게 하며 무심히 입을 열었다. "내 아내가 예전에 어느 방을 썼죠?"
이모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안내하기 시작해 모두를 정교한 분홍색의 주 침실로 이끌었다. "부기명 씨, 보세요. 그녀가 전에 쓰던 방은 저희 집에서 가장 크고 좋은 방이에요."
부기명은 예리한 검은 눈동자로 방안을 둘러보더니 차갑고 깊은 목소리로 강한 어조를 실어 말했다. "수고 많으셨군요."
이모는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이 방의 장식들은 모두 그녀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된 거예요. 당시 저는 그녀를 위해 꽤 많은 돈을 썼어요."
이 말을 듣고 온진수는 옆의 고상하고 매력적인 부기명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때 이 방에 돈을 참 많이 썼죠."
이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너한테 돈 쓰는 걸 내가 아까워한 적 있어? 네 방 옷장에 가득한 옷들, 다 너 주려고 산 거잖아!"
온진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 주신 건 다 큰 사이즈였어요. 제가 임신한 후에 입기 딱 좋았죠."
부기명의 검은 눈빛이 온진수에게 머물렀고, 차가운 얼굴에 부드러움이 번졌다.
이모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온진수의 팔을 꼬집었다. "무슨 임신이야! 너 이제 막 결혼했는데, 부기명 씨와 천천히 해야지."
온진수는 못 들은 척하며 벽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냈다. "이상한데, 누구 아이돌 포스터가 내 방 벽에 붙어 있지? 내 아이돌은 전설적인 레이서인데."
이 말을 듣고 부기명의 얇은 입술에 알아채기 힘든 미소가 감돌았다. "네가 레이싱도 좋아하는 줄 몰랐네."
온진수의 눈빛이 빛나고 말투에 존경심이 가득했다. "물론 좋아하죠. 전설적인 레이서 봉황은 무적이었어요. 아쉽게도 5년 전 갑자기 은퇴하고 소식이 없네요."
부기명은 온진수를 바라보며 말없이 웃기만 했다.
이모가 긴장한 채 그들의 시선을 가로막으며 더 이상 보지 못하게 했다. "거실에 가서 과일 먹어요. 이렇게 많이 얘기하느라 목 마르셨을 텐데요."
부기명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지며 직접 휠체어를 밀고 거실로 향했다.
지금 밝히지 않는 이유는 온진수의 태교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더 구경하고 싶지 않아요? 재밌는 것들이 많은데."
온진수가 부기명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지만, 이모가 그녀의 길을 막았다.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이모는 온진수에게 몰래 경고했다. "얌전히 있어, 함부로 말하지 마! 그리고 아이도 빨리 지워버려."
온진수는 차갑게 이모의 팔을 뿌리쳤다. "당신이나 얌전히 있으세요. 아니면 입만 열면 앞으로 홀로 지내게 될 사람은 당신 딸이 될 거예요. 부기명이 한번 분노하면 당신과 교혜염의 목숨은 보전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을 마친 그녀는 거만한 표정으로 걸어나왔다.
부기명은 조용히 거실에 앉아 있었고, 주변에는 타고난 기품이 느껴졌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장씨가 당신네 임씨 그룹과 프로젝트 논의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임씨 테크는 온진수의 외할머니 성을 따서 지어진 회사였다.
부기명의 비서가 서류 한 부를 삼촌 앞에 놓았다.
그것은 임씨 테크가 협력하고자 했던 회사 인수 서류였다.
부기명에 의해 인수되었다.
앞으로의 책임자는 부씨 그룹 쪽이 될 것이다.
삼촌은 서류를 집어 들고 놀란 표정으로 보았다. "부기명 씨 뜻은, 우리 임씨 그룹에 녹색통로를 열어주시겠다는 건가요?"
부기명의 비서가 진지하게 말했다. "생각이 너무 좋으시네요. 저희 부씨 그룹은 오히려 더 엄격해질 겁니다. 그리고 저희는 임씨 그룹 측의 책임자가 반드시 저희 작은 사모님이 되길 요구합니다. 그때 부씨 그룹은 전문팀 하나를 파견해 작은 사모님을 보좌할 것입니다."
온진수는 부기명의 팔을 끼고 친밀한 척 기대며 말했다. "여보, 제가 집에서 너무 심심할까봐 저에게 프로젝트를 주신 건가요? 너무 다정하시네요!"
삼촌은 갑자기 온진수를 보며 분노로 피를 토할 것 같았다.
그는 돈도 잃고 힘도 들였는데, 장 사장을 금방 확보하려던 차에, 거의 손에 들어온 오리가 이렇게 날아가버렸다.
부기명은 사랑스럽게 온진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드물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충분히 즐긴 후에 우리는 다른 것으로 바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마."
온진수는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친정에서 나올 때까지 그녀는 계속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부기명은 정말 든든했다.
하지만 부기명은 뒤에 회의가 있어서, 먼저 사람을 보내 온진수를 집으로 보내 쉬게 했고, 임씨 테크에 출근하는 일은 서두르지 않았다.
온진수는 기분이 좋아 당연히 동의했다.
따스하고 편안한 A자형 소파에서 그녀는 편안하게 반쯤 누워 샤인머스캣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으며 동시에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나 요즘 부씨 집안에서 태교 중이니, 우리 삼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봐줘."
전화 너머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대장님, 우리 몰래 강아지 입양하셨군요!"
온진수는 두 번 기침했다. "너 부기명을 욕하는 거야, 아니면 내 아이를 욕하는 거야?"
"으으으, 어떻게 감히요! 당신 외부 업무 보러 나간 거 아니었어요?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는데 아이 소식이 들려오다니!"
온진수는 게으르게 몸을 일으켜 앉으며 은밀히 경고했다. "말 못하면 입 다물어! 앞으로 난 정보만 받을 테니, 너희는 반드시 내 행방을 잘 감춰둬."
전화를 끊고 그녀는 무료하게 웨이보를 둘러보았다.
마침 괜찮은 글이 눈에 들어와 친구들에게 공유했다.
부씨 그룹 국제 교류 회의실에서 고위 간부들의 정례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부기명이 막 핸드폰을 켜서 다른 파일을 투영하려 할 때, 마침 친구 목록에 빨간 점을 발견했다.
온진수가 올린 것이었다.
온진수는 '신입 부모를 위한 10가지 필수 기술 - 순조로운 임신부터 출산까지'라는 글을 공유했다.
아기와 할아버지를 위해 부기명은 잠깐 열어보았다.
순간 회사 임원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부기명의 비서가 공손히 옆에 서서 조용히 부기명에게 상기시켰다.
그러나 부기명은 핸드폰을 끄고 담담하게 물었다. "누구 집에 아이가 있나?"
현장이 술렁였다.
부기명은 비서에게 손짓하며 위엄 있게 바로 앉아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말했다. "빨리 A시의 모든 육아 학교 자료와 실제 평가를 종합해라."
이때 한 육아맘이 천천히 손을 들었다. "부 사장님, 신입 부모를 위해 육아 과정을 준비하시는 건가요? 제 생각에는 육아 학교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요. 가장 중요한 건 임산부를 행복하게 하는 거예요. 임산부가 행복하면 모든 게 잘 풀려요."
"음, 일리 있군." 부기명은 다시 핸드폰을 들어 온진수에게 저녁에 같이 식사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온진수는 거의 즉시 답장했다. "먼저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싶어요. 제 물건은 제가 직접 고르는 게 편해요."
부기명이 동의한 후, 고개를 들어 모두를 보며 말했다. "오늘 회의 내용은 간결하게 진행하겠습니다, 빠르게 결론 내립시다."
순식간에 모든 고위 간부들은 봄이 왔다고 느꼈다.
회의가 끝나고 부기명이 막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비서 안성휘가 허둥지둥 뛰어 들어와 보고했다.
"사장님, 방금 소식을 받았는데, 그 사람이 최신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누구에게도 팔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지난달 이 도시에서 나타났다가 최근 다시 사라졌습니다."
부기명은 진한 남색의 용봉이 수놓인 맞춤형 자수 정장을 입고 있었다. 보고를 듣고 고상하고 냉정하게 몸을 돌리며 말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사람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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