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節 2: 제2장 내가 원한다면, 그녀의 것도 될 수 있어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거부할 수 없는 어조를 띠고 있었다.
비서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을 떠났다.
육재훈의 시선이 책상 위 휴대폰을 다시 한 번 훑었고, 생각에 잠긴 듯했다.
육진은 육씨 그룹에서 실습 중이었고, 모두가 그를 미래 육씨 그룹의 권력자로 여겼다. 육씨 그룹 CEO인 육재훈이 그를 후계자로 키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5살에 불과했지만, 성격은 완전히 달랐다.
육진은 온화한 성격으로 이웃집 오빠 같은 사람이었다.
육재훈은 권위자의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고, 눈처럼 차가운 기질을 풍겨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들었다.
조카인 육진조차도 육재훈을 만날 때면 조금 버티기 힘들었다.
"작은 삼촌, 저 찾으셨어요?" 육진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얌전하게 육재훈 앞에 섰다.
평소에는 가족 모임 외에는 육진도 육재훈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같은 회사에 있어도, 그의 업무는 육재훈 옆의 비서가 배정했다.
육재훈의 시선이 육진을 위아래로 살펴봤다. 자세히 보면 그의 눈매가 자신과 삼분의 일 정도 닮은 곳이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 담력은 자신과 전혀 닮지 않았다.
"내가 듣기론 너 배씨 집안의 그 의붓딸이랑 가깝게 지낸다면서?" 육재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사무실 안에 울렸다.
육진은 잠시 멍해졌다가, 연약한 박완유와 괴롭힘을 당해 빨개진 그녀의 눈가를 떠올렸다.
그는 거의 즉시 반박했다. "작은 삼촌, 누가 그런 말을 했어요? 배경연인가요? 저와 완유는 그저 친구일 뿐이에요. 그녀가 완유를 질투하는 거예요! 항상 오해하고! 이미 여러 해가 지난 일인데도, 지금까지도 놓지 못하고 있어요."
육재훈의 미간이 꿈틀거리며, 조용히 육진을 한 번 쳐다봤다. "이 여자 이야기가 나오니 네 담이 커지는구나."
"……"
육진은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육재훈이 배경연의 고자질로 인해 박완유를 곤란하게 할까봐 걱정했다.
그녀는 본래 연약한 아가씨였고, 작은 삼촌의 분노를 감당할 수 없었다.
육재훈이 모를 리가 있겠는가?
그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친구라면 분수를 알아야지, 오늘 저녁 배씨 집안이 환영 만찬을 여는데, 내가 준비한 물건을 배씨 집으로 가져가서 직접 그녀에게 전해."
육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작은 삼촌, 꼭 배경연이어야만 하나요?"
5년 전, 그녀의 얼굴은 화상으로 흉터가 졌고, 해외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그 얼굴은 분명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가 나중에 배경연과 결혼하면 분명 상경권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약혼은 배씨 집안과 육씨 집안의 것이었고, 배씨 집안에는 이제 딸이 하나가 아니었다.
박완유도 배씨 집안의 딸인데, 그녀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일까?
육재훈의 검은 눈동자가 조용히 육진을 응시했다. 마치 바보를 보는 것처럼. "누가 너에게 그런 용기를 줬냐, 네가 선택하는 쪽이라고 생각하게?"
"뭐라고요?" 육진은 살짝 놀라며 당황스럽게 육재훈을 바라봤다.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육재훈은 차갑게 육진을 흘겨봤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육씨 그룹의 미래 후계자는 배경연의 남편만 될 수 있어.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후계자는 방계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을 하나 선택할 수도 있어."
말 밖의 의미는 분명했다. 배경연과 결혼해야만 육씨 그룹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었다.
육진은 이 소식에 충격을 받아 멍해졌다. "작은 삼촌... 육씨 그룹은 육씨 집안의 것이지, 배씨 집안의 것이 아니잖아요."
육재훈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내가 원한다면, 그녀의 것도 될 수 있지. 결국 육씨 그룹의 현재 권력자는 나니까."
"……"
육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의 말이 맞았다. 육씨 그룹이 전에 큰 위기를 겪었을 때, 작은 삼촌이 회사를 구했다.
그 후, 그는 냉혹한 수완으로 회사 전체를 "피의 숙청"으로 정리했다.
육씨 그룹이 육씨의 성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육재훈의 것이라고 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건가?
그가 아무리 대단해도, 여전히 불구자일 뿐이었다!
자손을 가질 수 없는 남자는 단지 육씨 그룹의 도구에 불과했다!
그는 참아야 했다. 육씨 그룹이 자신의 손에 떨어질 때까지 참아야 했다.
육진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무실 전체의 분위기가 순간 정적으로 숨 막혔다.
잠시 후, 육재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방 안에 울렸다. "물건을 전해주고, 제대로 행동해. 더 이상 그녀를 불쾌하게 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알겠습니다, 작은 삼촌."
육진은 눈꺼풀을 내리깔고, 여전히 들어올 때와 같은 얌전한 모습이었지만, 돌아서는 순간 눈 속에는 음험함이 가득했고, 이것이 막 들어오던 비서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육진은 상황을 보자마자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사무실을 빠르게 나갔다.
비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가왔다. "사장님, 큰 아가씨의 오늘 저녁 환영 만찬, 가실 건가요?"
평소라면 비서는 절대로 이런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 육재훈은 어떤 연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큰 아가씨는 사장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람이었다.
비서는 한 번 더 물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육재훈은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문지르며, 시선을 휴대폰에 두고 담담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 육진이 가면 충분해."
그는 방금 그를 못 박았으니 육진이 무슨 일을 벌일 리가 없었다.
비서는 원래 사장님이 마음을 바꿀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아...
"윙윙윙……"
갑자기 비서의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화번호를 힐끗 보고는 거의 생각할 것도 없이 육재훈 앞에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큰 아가씨?"
"음 음 음, 말씀하세요, 말씀하시죠..."
"어... 이건..."
비서는 처음에는 태연하다가 나중에는 망설임이 보였고, 육재훈은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턱을 약간 들어올려 비서에게 외부 스피커를 켜라는 신호를 보냈다.
비서는 즉시 휴대폰을 책상 위에 놓고 스피커를 켰다.
"큰 아가씨,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 휴대폰 신호가 방금 좋지 않았어요..."
그는 조심스럽게 육재훈의 표정을 살피며 억지로 거짓말을 했다.
전화기 너머의 배경연은 개의치 않았다. "조 비서가 작은 삼촌에게 물어봐 줬으면 해요. 오늘 저녁 제 환영 만찬에 와주실 수 있는지. 아버지가 사업 이야기하러 가셨다고 들었는데, 너무 바빠서 마중 나올 시간도 없어서요. 저녁 만찬에 어른이 없으면 좀 버거울 것 같아서..."
육재훈의 표정이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비서는 겁에 질려 온 손이 떨렸다.
조상님이시여, 정말 대담하시네!
무슨 어른이람... 사장님은 그녀보다 겨우 8살 많을 뿐인데, 다만 항렬이 좀 높을 뿐이었다.
비서는 육재훈이 말을 꺼내지 않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그 일은 제가 사장님께 말씀드려 볼게요. 하지만 사장님 오늘 일정이 꽉 차 있어서, 제가 보장할 수는 없지만요..."
"네네, 고마워요 조 비서."
"큰 아가씨 천만에요."
……
곧 전화가 끊겼고, 조천은 불안하게 육재훈을 바라보며 배경연에게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이건 사장님이 유일하게 접촉을 허락한 여성이었고, 만약 배경연마저 거리를 둔다면, 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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