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節 9: 제9장 상고봉황, 자사2

신탑 안, 사방의 벽이 빛처럼 빛나는 가운데 중앙에는 약정 하나만이 놓여 있었다. 구약운은 텅 빈 신탑을 살펴보며 물었다. "여기가 바로 상고신탑인가요?"

"그렇다. 이곳이 바로 상고신탑의 첫 번째 층이다. 내 힘으로는 이 첫 번째 층의 봉인만 풀 수 있었어. 이제부터는 네가 봉인을 해제해야만 한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구약운은 걸음을 멈추고 자사를 향해 돌아보았다.

"아주 간단해," 자사의 시선이 구약운의 얼굴에 머물렀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 "네가 취기팔급을 뚫고 무자에 도달하기만 하면, 두 번째 층으로 들어갈 수 있어. 그리고 한 층을 돌파할 때마다 그 층에 있는 물건들을 얻을 수 있지."

이 말을 듣고 구약운의 시선은 탑 안의 약정으로 향했다.

"첫 번째 층에서 저에게 주는 것이 바로 이 약정인가요?"

"그렇다," 자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약정뿐만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 단방도 있어."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몇 장의 단방을 구약운 앞에 내놓았다.

"취기단은 취기 중인 무자가 영기를 더 잘 느끼게 해서 평소보다 다섯 배 빠른 속도로 수련할 수 있게 한다. 세수단은 수련자 체내의 불순물을 씻어내어 수련 효과를 두 배로 높인다! 미용환부단은 오십 대의 노파를 순식간에 이십 대의 젊음으로 되돌릴 수 있어..."

마지막 하나는 말하지 않아도 앞의 두 단방만으로도 구약운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수만 년 전의 연단술 발전이 강력했고 연단사도 셀 수 없이 많았지만, 만 년 전 대륙 전쟁에서 모든 연단사들이 살해당하고 연단서가 파괴되어 지금의 대륙에는 이미 완성된 단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고, 현재 시장에는 그저 가루 형태의 단약만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러한 물건들은 이제 단약이라 부를 수도 없었다.

이런 단방들을 보았을 때 구약운 내면의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곧 내면의 흥분을 가라앉혔고, 이 점은 오히려 자사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게 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지금쯤 서둘러 시도해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

"비록 이 단방들이 귀중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는 연단을 배운 적이 없어요. 단방과 약정을 주셔도 아마 만들어내지 못할 거예요."

"아가씨, 네가 내가 지금까지 본 그 탐욕스러운 인간들과 전혀 다르다니 놀랍구나. 이제 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는데," 자사가 웃기 시작했고, 웃는 사이 미간의 자색 불꽃이 더욱 요염해졌다. "네가 빨리 자라주길 정말 바란다. 그때가 되면 내 침대를 따뜻하게 해줄 수 있을 텐데, 지금 이 작은 몸으로는 분명 나를 아프게 할 거야."

구약운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제가 자란다 해도, 당신은... 더 클 수 있나요?"

소녀의 웃음이 가득한 눈빛을 보고, 그녀의 말 속 의미를 떠올리자 잘생긴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아가씨, 어린 나이에 그런 말을 하다니."

"잊지 마세요, 이 몸은 구약운의 것이지만, 저는 이미 이십 대를 살았어요."

"그래?"

자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큰 손으로 구약운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반쯤 감긴 눈에서 위협이 비쳤다. "아가씨, 네 영혼이 이십 대라면... 지금 당장 내 침대를 따뜻하게 해주는 건 어떨까."

구약운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저항하려는 찰나, 귓가에 남자의 낮고 요염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쉽게도 아가씨, 나는 말라빠진 여자에게는 흥미가 없어. 안으면 전혀 기분 좋지 않거든. 네가 좀 살이 찌면, 그때 내 침대를 따뜻하게 해주렴."

쾅!

구약운은 남자의 손이 느슨해진 순간 몸을 돌려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때, 한 손이 갑자기 그녀 앞에 나타나 구약운의 주먹을 막았다.

"아가씨, 정말 무정하구나."

남자는 구약운의 주먹을 밀어내고 무심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때리려 하다니, 전혀 정도 없구나. 하지만 네가 신탑에 오래 있었으니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이제 떠날 때가 됐어. 나가서 취기단의 약재를 모두 사오면 내가 연단법을 가르쳐주지."

사실, 자사는 전혀 몰랐다. 구약운이 한 달 동안 사라져도 구씨 집안은 아마 알아채지도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