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節 9: 제9장 나쁜 모녀 한 쌍
진몽희는 변서지를 한번 살펴보고는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와 성왕 두 사람이 잘 지내니 어미는 안심이 되는구나. 비록 성왕이 황제의 눈에 들지 않고 조정에서도 큰 영향력은 없지만, 그래도 태후가 계속 성왕을 도와주시고, 황후도 태후의 체면을 봐서 표면적으로는 성왕에게 나쁘게 대하지 않고 있잖니. 이렇게 너와 성왕이 잘 지내면 평생 영화부귀를 누릴 수 있을 거야."
변서지는 웃으며 진몽희의 말을 들으면서 조용히 원작 이야기를 생각했다.
원작에서 소진현의 출생은 좋지 않았다. 그는 황제가 술에 취해 궁녀 류연선을 총애하여 낳은 아이였다.
류연선은 자식을 통해 빈의 지위에 올랐고, 그녀가 가무에 능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으며, 어린 소진현이 천재적인 재능으로 모든 공부를 쉽게 배우고 황실 자제들 중에서도 뛰어났기에 황제는 그녀를 매우 총애했다.
후궁에서는 너무 주목받으면 자연히 시기를 받게 마련이다. 류연선은 방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약을 탄 차를 마시고, 그녀를 진료하러 온 어의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황제에게 현장을 들키고 말았다.
황제는 당연히 녹내장(戴绿帽子, 바람맞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류연선은 그 자리에서 흰 비단을 하사받았으며, 소진현도 이로 인해 황제의 눈의 가시가 되었다.
소진현은 눈앞에서 어머니가 억울하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죽기 전에 류연선은 소진현에게 꼭 자신의 원수를 갚으라고 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소진현은 궁중에서 암살 시도를 당했고, 목숨은 건졌지만 양다리에 평생의 장애를 입고 말았다.
겨우 열 살이었던 소진현은 그 해에 친인척과 권세, 그리고 건강까지 모두 잃었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이다.
"서연아." 진몽희가 그녀를 불렀다.
변서지는 정신을 차렸다. 너무 몰입해서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하품을 했다. "좀 졸려요."
"졸리면 어미가 더 방해하지 않을게. 잘 자고, 깨면 어미가 다시 찾아올게." 진몽희가 온화하게 말했다. 온몸에서 자애로운 어머니의 빛이 났다.
그녀는 진몽희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그 미묘한 혈연의 끈에 가슴이 따뜻해졌지만, 동시에 아픔도 느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조금 그리웠다.
그들은 자신이 죽은 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왕비님." 록윤은 왕비의 눈가가 갑자기 붉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기간 동안 왕비의 성격이 달라진 것 같았다. 더 이상 나약하고 우유부단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용감하며 강인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울다니.
"괜찮아." 변서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재빨리 감정을 조절했다. "자자."
순식간에 다시 평소처럼 돌아왔다.
록윤은 정말 자기 왕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만 왕비가 절대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랐다.
……
상서부의 다른 안채.
한 부인과 소녀가 방 안의 소파에 앉아 시중드는 하인들을 모두 물러나게 했다.
"어머니, 갑자기 이렇게 신비스럽게 부르시는 이유가 뭐예요?" 변자란이 불만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방에 돌아가 잠시 쉬고 싶었다.
"당연히 중요한 일을 말해주려고 그러지." 주연비가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어미 마음에 항상 생각이 있었는데, 계속 말하지 않고 있었어. 결국 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이제 언니가 귀가한 것을 보니 갑자기 확신이 생겼어."
"무슨 생각이요?" 변서지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을 듣자 변자란은 분명히 흥미를 보였다.
"네가 올해 16세로 변서지보다 겨우 1살 어리니, 이미 결혼할 나이가 됐어."
"어머니." 변자란은 아직 시집가지 않은 소녀였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당장 부끄러워했다.
"혼인은 중매쟁이의 말이라고, 이 일 년 동안 구혼하러 온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모두 네 아버지가 거절했단다. 첩실이 되라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가세가 좋지 않거나, 어떤 식으로든 마음에 드는 인물이 없었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으면 평생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며 살게요."
"바보 같은 아이!" 주연비가 애정 어린 꾸중을 했다. "결국, 네 아버지가 너를 어떻게 대하든, 너는 여전히 서출이야. 문벌과 격식으로 따지면, 서출은 첩이 되거나 가난한 농가에 시집갈 수밖에 없어."
변자란은 이 말을 듣고는 원래부터 자존심이 강한 탓에 얼굴이 금세 일그러졌다.
"닭의 머리보다는 봉황의 꼬리가 낫다고 하잖아. 첩이 될 바에는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게 낫지."
변자란은 결국 마음이 불편했다.
그저 출신 때문에, 변서지는 그녀보다 모든 면에서 못했지만 왕에게 시집갔고, 그녀는 첩이나 되어야 한다니.
"내 생각에는 성왕이 나쁘지 않아." 주연비가 마침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변자란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안색이 변했다. "어머니, 무슨 생각이세요? 성왕은 장애인인데 어떻게 괜찮다고 하세요?!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그가 어린 나이에 왕에 봉해진 이유는 황제가 그를 보기 싫어 황궁에서 내쫓기 위한 핑계였어요. 그의 왕부를 보세요, 황궁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요. 어떤 총애받는 황자가 저렇게 대우받겠어요!"
"진정해." 주연비가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첫째, 성왕이 비록 총애받지는 못하지만 결국 황친국척이잖아, 앞으로 영화부귀는 분명 부족하지 않을 거야. 둘째, 네 현재 조건으로 성왕보다 더 좋은 사람, 특히 황친국척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해.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변서지야."
변자란은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바라보았다.
"네가 변서지를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주연비가 음흉하게 웃었다.
변자란은 즉시 이해했다. "어머니 말씀은, 제가 성왕에게 시집가면 앞으로 성왕부는 제가 주인이 될 거라는 뜻이군요. 첩이지만 어머니처럼 될 수 있다는 거죠."
"역시 똑똑해, 네 아버지가 널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가 있지." 주연비가 변자란을 칭찬하며 계속 설득했다. "다른 사람의 정실 부인은 어미가 장담할 수 없지만, 변서지는 절대 네 적수가 될 수 없어. 네가 성왕부에 시집가면, 앞으로는 네가 누릴 영화부귀가 끝이 없을 거야."
변자란은 분명히 마음이 움직인 듯했다.
주연비는 딸의 모습을 보고 더 부추겼다. "다른 건 몰라도, 성왕의 외모는 대현국에서도 손꼽히지."
변자란은 저절로 소진현의 용모를 떠올려보았다.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오늘이 성왕을 두 번째 본 날이었다. 첫 번째는 성왕이 신부를 맞으러 왔을 때였는데, 당시에도 그의 빼어난 용모에 놀랐지만, 그가 다리가 불편하고 권력도 없어서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어머니가 이렇게 언급하니 자연스레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당시 변서지는 성왕에게 시집간다는 소식을 듣고 죽을 듯이 거부했었는데, 지금은 잘 지내고 있지 않은가?
이번에 돌아왔을 때 초췌한 변서지를 볼 줄 알았다.
뜻밖에도 그녀의 기색이 매우 좋았고, 오늘 자신이 특별히 꾸몄음에도 변서지의 아름다움에 눌려버렸다.
이 모든 것을 깨닫고 나자, 변자란은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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