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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 시스템 강호지존 / Chapter 3: 3화. 광인

章節 3: 3화. 광인

3화. 광인

<전진교초급내공(全眞敎初級內功)>은 급이 낮은 내공이었지만, 워낙 병약한 상태의 이신이라 그 미미한 내공만으로도 정상 체력을 회복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국수를 비운 이신이 게걸스럽게 면을 빨아들이는 은희를 보고 머리를 토닥거려 주었다.

“할머니, 제가 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잠시만 은희 좀 돌봐 주실 수 있을 까요?”

노파가 진절머리 난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 게야? 이 녀석아, 강호는 네 생각만큼 호락호락 하지 않아. 네 누이를 생각해서라도 몸 사려야지.”

이신은 그런 노파를 향해 웃어보이고는 은희에게 말했다.

“은희야,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오라버니 저녁에 바로 돌아올 테니까.”

은희가 터질 것 같은 볼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 *

상녕부 마흔아홉 개의 지역 중 장악성이 제일 가난한 동네라지만 아무리 빈민가라도 그나마 살만한 곳이 있었다.

그곳은 쾌활림(快活林)이라 불렸는데, ‘즐겁게 사는 곳’이란 뜻으로 골목 곳곳에 도방(賭坊), 주루, 청루, 객잔 등이 밀집된 유흥가였다.

수십 명의 비응방 방도들이 이 쾌활림에 기대어 생계를 꾸려나갔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비응방은 진작에 장악성에서 설 곳을 잃었을 터였다.

쾌할림 최대의 청루인 취월루(醉月樓) 안에서 유삼도가 아주 여유롭게 안마를 즐기고 있었다.

벌써 서른 댓 살이 된 유삼도는 강호 생활 십여 년 만에 겨우 소두목(小頭目) 자리를 차지한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물론, 이 자리도 공명정대하게 얻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강호의 유일무이한 원칙은 승자위왕(勝者爲王), 승자가 곧 왕이었으니 유삼도는 죄책감 따위 느끼지 않았다.

유삼도가 손에 든 쇠구슬 한 쌍을 굴리며 물었다.

“진도 형님은 잘 놀고 계시더냐?”

수하가 우거지상을 하고 답했다.

“이미 백 냥 넘게 잃었다 합니다. 그러고도 백 냥을 또 빌려갔고요.”

유삼도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손을 저었다.

“얼마를 잃든 내 앞으로 달아두거라. 순덕도방(賭坊) 황씨(黃氏)에게는 내달 상납금을 면제해주겠다 이르고.”

수하가 조심스레 말했다.

“그런데 형님, 황씨(黃氏)가 말하길 이전 청죽방(青竹帮)이 관리할 때는 쉰 냥이 아닌 서른 냥을 가져갔다고 하면서…….”

-탕!

유삼도가 손에 든 구슬을 집어 던지고 옆에 있던 술상까지 뒤엎었다.

“죽고 싶어 환장을 한 게지! 당장 가서 그 놈에게 전하거라! 내달부터는 상납금을 이백 냥으로 올린다고!”

“예, 예! 얼른 가서 그리 전하겠습니다.”

그때, 문 밖이 떠들썩해지기 시작하더니 얼굴에 흉터가 난 방도 하나가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찾아왔다.

“혀, 형님! 다섯째가…… 죽었습니다.”

“뭐라고?!”

놀란 유삼도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밀치며 취월루 입구로 뛰어갔다.

넷째는 이미 죽어 축 쳐져 있는 다섯째를 들쳐 메고 있었다. 그것을 본 유삼도는 험악하게 인상을 쓰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소두목이 되고 수하가 많아졌지만, 다들 새로 뽑은 지 얼마 안 된 이들이었고, 다섯째만이 그와 몇 년간 동고동락하며 자신에게 충심을 다한 유일한 수하였다.

“소이신 그 자가 다섯째를 죽였습니다.”

“뭐?! 소이신이!”

유삼도가 가장 듣고 싶지 않던 이름이 나왔다.

강호 방파가 아무리 정도(正道)의 무림 급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의리라는 게 있었고, 유삼도에겐 친형제 같은 방도, 이신을 배신하고 소두목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명줄이 아직도 붙어 있는 게 신기한 놈이다. 그런 녀석이 어찌 다섯째를 죽인단 말이냐!”

넷째가 처절하게 소리쳤다.

“정말입니다. 소이신이 일(一)검에 다섯째를 죽였다고요! 아니, 그것이 검이 아니라 쇠꼬챙이였습니다. 그리고 형님에게 빚이 있으니, 직접 받으러 오겠답니다.”

유삼도는 일순 머리끝이 쭈뼛했다.

자신의 이런 모습이 누군가에게 보였을까, 주위를 한번 돌아본 그는 더욱 큰 소리를 냈다.

“다들 뭘 멍청하게 쳐다보고 있어! 당장 물러가!”

취월루 내의 웅성거림이 사라졌다.

“가서 진도 형님을 모셔오너라.”

진도(陳到)는 마흔 살을 넘긴 자로, 그는 일개 비응방의 방도이지만, 13인(人)의 대두목(大頭目) 중 하나인 호삼(虎三)의 양자였다.

호삼의 뒤를 잇기 위하여 무려 철사장(鐵砂掌)까지 익힌 사람이니 평범한 소두목들은 그에게 항시 굽실거렸다.

유삼도가 그를 초대해 먹이고 입히고, 도박할 돈까지 내주며 몇 백 냥의 은자를 쓴 것은 모두 호삼에게 잘 보여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데 도움을 얻길 바라서였다.

잠시 후, 수하와 함께 온 진도는 한 눈에 보기에도 귀찮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왜?”

무례한 태도였지만, 유삼도는 전혀 기분 나쁜 기색 없이 말했다.

“형님, 제 수하 중 하나가 어떤 놈의 손에 의해 명을 달리 했습니다. 하여 형님께서 손을 좀 봐주십사 부탁합니다.”

“청죽방 사람인가?”

진도는 장악성과 같은 별 볼 일 없는 곳은 기껏해야, 청죽방 무리가 노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요, 우리 비응방 사람입니다.”

유삼도가 민망하다는 기색을 보이며 말했고, 진도는 한심하다는 어투로 그를 나무랐다.

“쯧, 너는 어찌된 게 수하 관리도 제대로 못 하는 게냐?”

미간을 좁히고 유삼도를 응시하던 진도가 무언가가 번뜩 떠올랐는지 표정을 확 바꾸었다.

“설마, 그자가 네게 자리를 빼앗긴 그 소이신이더냐?”

“……”

유삼도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죄책감은 들지 않았지만, 그 스스로도 창피한 줄은 알고 있는 것이었다.

진도는 다시 혀를 차고는 다섯째의 시체를 옮겨오게 해 살펴보기 시작했다.

목에 뚫린 검상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진도의 눈빛이 흔들렸다.

“어때 보이십니까?”

유삼도가 다급히 물었다.

“검술이 아주 능한 자야!”

진도는 방금 전의 유유자적하던 모습을 거두고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격에 목숨을 앗아갔어. 예리하게 숨통을 노려 끊으면서 한 치도 더 들어가지 않았다.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한 거야. 이런 엄청난 경지에 이른 사람이 네 수하였다니!”

유삼도는 망연자실해서는 답했다.

“그 때도 만만치 않은 자이긴 했습니다만, 기껏해야 주먹만 잘 썼지 검을 쓰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뭐? 이 솜씨는 십 년 넘게 검을 다룬 이들도 이루기 어려운 경지이거늘.”

“설마 소이신이 내공을 익힌 걸까요?”

유삼도가 돌연 물었다.

잠시 진지한 얼굴로 생각하던 진도가 유삼도의 물음에 피식 웃었다.

“내공이 아무나 익힐 수 있는 것인 줄 아느냐? 진정으로 후천경(后天境)의 경지에 이른 무사만이 내공이 있다. 우리 비응방에서도 방주와 당주 세 분만이 후천경에 이른 무인인데, 감히 내공이라니,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 가지고!”

유삼도가 그의 기분을 맞추려 웃었다.

“하하, 그렇지요? 제가 이렇게 주변머리가 없습니다. 그럼 형님께서는 이신을 상대하실 수 있으시겠네요?”

“그럼! 검이 아무리 빨라도 권력이 곧 실력이다. 오백 냥 은자면 내가 해결해주지. 그리고 의부님께는 소이신이 청죽방과 결탁해 너를 모함하려 헛소문을 내고 다녔다고 말씀 드려주마.”

“좋습니다. 은자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조건으로 건 오백 냥 은자가 유삼도에게 치명적인 액수이긴 하지만, 쾌활림을 악랄하게 착취하면 한 달 안에 해결할 수 있을 터였다.

“그래, 네가 헛돈 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마.”

진도가 유삼도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탕하게 말했다.

* * *

이신은 만두를 먹는 중이었다.

‘쾌활림에 들어서자마자 배가 고픈 건 뭐람.’

막 내공을 수련하기 시작해 소화가 빨랐고, 힘을 쓰려면 잘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고수는 하루에 소 반 마리를 먹어 치우는 것도 자연스러웠고, 한 달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버티기도 하는 것이다.

만두를 다 먹은 찰나 이신은 오늘 부여받은 추첨 기회를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마음을 움직이자, 그는 벌써 시스템 공간 속에 들어 와 있었다.

“시스템 오늘 추첨 기회 있지?”

- 그렇습니다. 초급 추첨 기회 1회, 추첨하시겠습니까?

“추첨.”

이신은 초급 추첨은 안 좋은 점이 많았지만, 어제처럼 운수가 좋으면 괜찮은 것이 걸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어제가 끝인 듯 했다. 룰렛 바늘이 공법을 지나 ‘단약(丹藥)’에 가서 멈췄던 것이다.

“쯧, 공법이나 병기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솔직히 쇠꼬챙이를 들고 돌아다니는데 체면이 설 턱이 없었다.

- 축합드립니다. 초급 ‘조악한 양기단(養氣丹)’ 한 알을 뽑았습니다. 단약 등급 평가 0.5 성 입니다.

‘초급’, ‘조악한’ 이런 수식어가 붙은 것을 보니 이 양기단이 별 볼 일 없는 물건이라는 것은 명확했다.

시스템 공간에서 빠져 나오니 초급 ‘조악한 양기단’ 한 알이 손에 들려 있었다.

이신은 얼른 그것을 입에 넣고 와드득 깨물어 삼켰다. 그러자 순식간에 체내의 내공이 배로 증가했다. 겨우 하루 수련한 내공에 불과해서, 배로 늘어도 여전히 미미했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였다.

막 몸을 일으키려는데 머릿속에서 시스템 음성이 울렸다.

- 퀘스트 시스템 개시, 지금 퀘스트를 발표합니다.

<초보자 퀘스트 : 3일 안에 유삼도를 죽여 비응방 소두목이 되어라!>

<퀘스트 보상 : 경험치 10점, 초급 양기단 1 알>

<실패징벌 : 한 팔을 자른다.>

‘팔을 자른다고?! 겨우 초보자 퀘스트인데 패널티가 왜 이렇게 세?’

이신은 놀란 표정으로 은자 하나를 탁자에 올려놓고는 쾌활림을 걸어갔다.

* * *

“쯧…….”

취월루 문 앞에 선 이신은 화려하게 치장한 기둥과 대들보를 보며 그 사치스러움에 혀를 찼다.

장악성 거지소굴과 비교하면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멈춰라! 이곳은 비응방이 통째로 빌린 곳이다. 아무나 못 들어간다.”

막 취월루로 들어가려는 이신을 비응방의 방도로 보이는 젊은이가 막아섰다.

이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 젊은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유삼도를 만나러 왔다.”

“감히 어디 대형 이름을 함부로 부르……!”

질책을 쏟아내려던 젊은이는 말을 전부 끝마치지 못한 채 멈 출 수밖에 없었다. 부지불식간에 이신의 철검이 목에 닿아 있었던 것이다.

그 철검은 볼품없어 보였지만 방도의 등에선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고, 이신의 무표정한 얼굴에선 살기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제 들어가도 되나?”

몸에 구멍이 뚫릴까 방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천천히 검을 회수한 이신은 안으로 들어가며 중얼거렸다.

“제기랄, 소두목 주제에 뭐 이리 만나기가 어려워?”

안에 들어가보니 더욱 가관이었다.

유삼도가 휘하의 6, 70명 되는 방도를 죄다 모아 놓고는 이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유삼도, 그 자리가 정녕 네 것 같으냐?”

이신이 말하자 비응방 방도들이 자기도 모르게 유삼도의 얼굴을 살폈다.

아무리 강호의 하루살이라도 도의(道義)라는 두 글자는 들어 보았고, 형제를 배신한 유삼도의 행동이 수치스러운 짓이란 것쯤은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유삼도가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 궁금했다.

허나 방도들은 유삼도의 뻔뻔함을 간과하고 있었다.

이신을 눈앞에 두고도 태연자약했던 것이다.

“소이신, 날 원망할 것 없다. 네 나이에 이 자리가 가당키나 하느냐? 십 수 년 간 비응방에 머물며 무수히 많은 수하를 거느린 내가 적격이지. 강호도의(江湖道義)라는 말은 바보들이나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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