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節 3: 003.외인
그녀가 과거에 했던 일을 떠올리자마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구역질이 났고, 그녀의 목을 한 손으로 조르고 싶어졌다.
"알겠어."
잠시 후, 그는 교선이 매우 침착하게 이런 대답만 건네는 것을 들었고, 이어서 그녀는 탈의실로 향했다.
육묵경은 고개를 들어, 깊은 눈빛으로 그녀의 가녀린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그녀의 반응은 그에게 복수의 쾌감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교선이 옷을 갈아입고 탈의실에서 나왔다. 머리카락에는 아직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그 얼굴은 분명 화장기 없는 얼굴이었지만, 보는 이의 시선을 빼앗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가 아무리 그녀를 싫어하고, 그녀를 증오한다 해도, 이 여자가 확실히 나라를 멸망시킬 만큼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어렸을 때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는 증오스럽게 눈을 감으며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교선도 육묵경이 아직 방 안에 있을 줄은 몰랐다.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망설인 후, 다시 그에게 다가갔는데, 마침 육묵경이 갑자기 눈을 뜨는 순간과 마주쳤다.
이 소용돌이처럼 깊은 검은 눈동자, 그녀는 지금까지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그녀는 문득 자신이 이 3년 동안 고집스럽게 노력해온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묵경..."
여러 번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결국 수많은 말들이 입에까지 왔다가 다시 삼켜졌다.
그저 천천히 말했다. "미안해, 내 일방적인 마음이 너를 이렇게 불행하게 했다는 걸 몰랐어."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그녀는 가슴이 바늘로 콕콕 찔리는 아픔을 느꼈다.
그 답답하고 아픈 느낌은, 그녀가 육묵경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기로 결심했을 때 더욱 강렬해졌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3년 동안 여러 번 포기했다가도 다시 타오른 불만족감이 지금은 많이 옅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미안해"라는 한 마디가 육묵경의 마음을 순간 떨리게 했다.
본래 차가웠던 두 눈이 그녀의 평온하고 체념한 듯한 표정에 고정되었고, 마음 한구석에 이유 모를 당혹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 말을 마친 후, 교선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예전에는 항상 그에게 꼭 붙어있던 그 눈빛이 이제는 그를 다시 바라보지 않았다.
육묵경 마음속의 당혹감은 그녀가 문을 나서는 순간 더욱 커졌고, 무의식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어디 가?"
"병원에 가서 할머니를 뵐게."
교선은 뒤돌아보지 않고, 그저 육묵경에게 등을 보인 채 대답했다.
육묵경은 지금 마음이 매우 혼란스럽고 초조했다. 이 저주받은 여자는 왜 방금 그런 말을 했는지, 자신이 마음을 약하게 먹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로, 그가 그녀가 과거에 했던 그 역겨운 일들을 용서할 수 있을 거라고?
"갈 필요 없어. 할머니는 아직 의식이 없으셔. 외부인이 방해하면 안 돼."
외부인...
교선은 쓰라린 마음으로 입술 한쪽을 살짝 당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신분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알았어."
낮게 대답한 뒤, 그녀는 계속해서 말했다. "요즘 좀 바빠. 여유가 생기면 이사 나갈게."
3년을 고집했는데,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할 줄이야. 그녀의 모든 집착, 육묵경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했던 모든 양보는 그저 하나의 웃음거리에 불과했다.
이것은 육묵경이 항상 원했던 답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육묵경이 직접 그녀의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만족하기는커녕 오히려 그의 마음속 당혹감과 초조함은 더 커져갔다.
차가운 눈으로 교선을 한 번 보더니, 그는 참지 못하고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다. "며칠 끌면 내가 마음을 바꿀 거라고 생각해?"
말투에 담긴 조롱에 교선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돌려 조롱과 냉담함만 남은 그의 눈빛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육묵경, 3년이 네 마음을 바꾸지 못했는데, 이 며칠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너는 너 자신에 대해 그렇게 자신이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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