章節 4: 제4장 죄악이여

"노비가 아가씨를 뵙습니다." 박복이 앞으로 나아가 몸을 굽혀 인사했다.

부명교는 여전히 말등에 꼿꼿이 앉아, 고개를 살짝 들어 영국공부의 대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선명한 붉은 칠이 된 대문 상단에 걸린 검은 금사남목 현판을 보았고, 그 위에는 '영국공부'라는 네 개의 큰 글자가 적혀 있었다.

현판 아래에는 옥새보인이 찍혀 있었다. 이것은 천자가 하사한 현판으로, 영국공부가 대업국에서 얼마나 영예로운 존재인지를 보여주었다.

뒤에 서 있던 길상이 창백한 얼굴로 서둘러 앞으로 나와 부명교를 부축하려다가, 전마 앞에 서 있는 은현린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매우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역시 박복은 침착했다. 그는 손짓하여 하인을 불러 의자를 전마 옆에 놓게 하며, 한편으로는 길상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길상은 숨기지 않고 짧게 성 밖에서 말이 놀란 일에 대해 설명했고, 박복은 즉시 놀라고 두려워하며 은현린에게 재삼 감사를 표했다.

"거들 일에 불과합니다." 은현린은 냉엄한 표정으로 웃음기 없이 박복의 감사를 받으며, 한편으로는 말에서 내린 여인을 바라보았다. 단지 말에서 내리는 것처럼 간단한 일인데, 그녀가 하는 모습은 왜 이렇게 다른 것일까?

그 거동 하나하나의 유연함이 사람의 마음을 조이게 했고, 작은 의자에 내딛는 수놓은 신발은 너무나 작았다...

은현린은 입술을 꽉 다문 채, 손을 들어 칼집을 부명교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가 말에서 내릴 때 의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부명교는 갑자기 나타난 칼집을 보고 놀라 흠칫했다. 칼집을 따라 은현린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자, 은현린이 말했다. "저는 무예인에 불과한 거친 사람이라 아가씨를 놀라게 할까 걱정됩니다."

부명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눈썹을 치켜올리고, 손을 들어 칼집을 붙잡았다. 조심스럽게 작은 의자를 밟고 말에서 내렸다. 이 몸은 정말 연약하여, 이런 작은 움직임에도 온몸이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오늘 장군께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콜록 콜록..." 부명교는 연약하게 두어 번 기침을 하고 은현린을 바라보며 감사의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럽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은현린 쪽으로 쓰러졌다.

"아가씨!?" 박복과 길상은 쓰러지는 부명교를 보고 즉시 당황했다.

은현린은 눈썰미가 빨랐고, 재빠르게 부명교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자신의 품에 힘없이 기대어 있는 작고 연약한 여인을 보며,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처음으로 이렇게 연약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다. 품에 안으니 전혀 무게감이 없는 것 같았고, 피부는 옥처럼 하얗고 부드러웠으며, 그 연약한 몸은 뼈가 없는 듯했다. 사람을 안고 있으면서도 조금의 힘도 쓰기 두려웠다.

부명교가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부드러운 침상에 누워 있었다. 얇은 비단 장막이 침상을 빽빽하게 가리고 있었고, 얇은 천을 통해 옥 병풍과 향을 피우는 제단, 탁자와 의자, 그 옆에 놓인 금으로 만든 술잔과 옥으로 만든 화로, 각종 장식품들을 볼 수 있었다.

"아가씨 깨셨어요?" 길상이 일어나는 소리를 듣고 병풍 뒤에서 걸어 나와 조심스럽게 장막을 걷으며 말했다. "대부께서 방금 떠나셨고, 약은 이미 달여 놓았습니다."

"아가씨, 좀 더 쉬시는 건 어떨까요?" 길상이 조용히 말했다.

부명교는 고개를 저으며 이불을 꾹 쥐고 물었다. "그 장군은..."

길상은 마음에 후유증이 남은 듯, 눈을 붉히며 말했다. "아가씨를 저택에 모셔다 드린 후 떠나셨어요. 다 그가 말을 베어서 그래요. 아가씨가 마차를 타지 못하고 바람을 맞아 감기에 걸리셨잖아요. 노비는 정말 놀라 죽을 뻔했어요."

부명교: "..."

이건 정말 그를 탓할 수 없었다. 자신의 잘못이었다. 역할이 그렇게 설정된 것뿐이었다!

저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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