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라가 규방으로 돌아와 시녀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녀는 휘장 안으로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이려 했지만,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아버지와 류씨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계속 떠올라 마음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아버지를 끌고 오고 싶었다.
소준역이 들어왔을 때, 자수 신발이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져 있고, 소녀는 휘장 안에 숨어 무릎을 껴안고 멍하니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옷자락을 쓸어내리며 무심하게 자수 의자에 앉았다.
남보라는 그를 보자 불쾌하게 휘장을 걷어냈다. "오빠, 여기는 내 방인데, 뭐하러 들어온 거야?"
소준역은 도화사탕상자를 꺼냈다.
그는 천천히 상자를 열고, 옅은 분홍색 사탕 하나를 골라 입에 넣었다.
"딸기 맛이네..." 그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맛볼래?"
남보라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이제 다 큰 사람이 아직도 사탕을 먹어? 부끄럽지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