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제6장 박경언이 하예은을 벽에 밀어붙이다
하예은은 달아나 주방까지 왔고, 박경언이 쫓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팽팽하게 당겨진 신경이 풀어져 거의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그녀는 결혼한 지 3년이 된 남편을 처음 보게 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고, 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줄도 몰랐다!
그렇지만 그가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3년 전 그녀는 치아교정 중이었고, 근시 때문에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두꺼운 뱅헤어를 하고 있었다.
지금은 치아교정기와 안경을 벗었고, 앞머리도 걷어 올려 확실히 많이 달라 보였다.
하예은은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며 정신없이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루가 다 지나자 그녀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의 일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다. 단 하루를 도왔을 뿐인데 이렇게 지칠 줄이야.
다음 날.
하예은은 마음을 다잡고 출근할 준비를 하러 집을 나섰다.
그녀는 귀국하기 전에 이미 면접에 합격해 대학 선배인 구진천의 회사에 들어가 그의 조수로 일하게 되었다.
첫 출근 날, 구진천이 있어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저녁 퇴근 시간에 구진천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예은아, 오늘 저녁에 작은 비즈니스 만찬이 있는데 나랑 같이 가자!"
"알았어요." 하예은은 즉시 수락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몸단장을 하고 화장도 한 뒤 구진천과 함께 출발했다.
두 사람은 함께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구진천은 그녀를 이끌고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조리있게 대화를 나눴다.
그때, 옆에서 갑자기 누군가 말했다. "박경언 도련님이 오늘 밤에 온다고 하던데..."
박경언 도련님?
박경언?
하예은의 머릿속에서 웅 하고 큰 소리가 울렸다.
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누군가 크게 외쳤다. "보세요! 박경언 도련님이에요. 정말로 오셨어요!"
하예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보니, 박경언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연회장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회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키가 훤칠했으며, 깔끔한 짧은 머리 아래 숨을 멈추게 할 만큼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영혼을 빨아들일 것 같은 두 눈은 어딘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
박경언은 냉정한 표정으로 연회장을 둘러보다가 익숙한 얼굴이 뇌리를 스치자 정확히 하예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박경언의 눈은 매처럼 날카로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하예은의 호흡이 갑자기 멈췄고, 당황하여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선, 선배님, 저... 좀 답답해서 밖에 나가서 숨 좀 쉬고 올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구진천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달려갔다.
박경언은 당황해 하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이 여자는... 왜 자신을 보면 도망가는 거지?
"박경언 도련님..." 옆에서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려 했지만, 박경언은 대꾸하지 않고 곧바로 하예은이 떠난 방향으로 큰 걸음을 옮겼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당혹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예은의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연이어 박경언과 마주칠 줄은 몰랐다.
하예은은 사람들을 떠나 한숨을 돌렸다.
잠시 쉬려고 할 때 그만...
팔이 갑자기 꽉 잡히더니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뒤로 끌어당겼다.
"아!"
하예은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고개를 돌리자 박경언의 잘생기고 차가운 얼굴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박... 박경언..." 하예은은 크게 놀라 황급히 손을 빼내려 했다.
그러나 박경언은 순식간에 그녀를 벽에 밀어붙였다.
그의 몸이 그녀를 가두고 내려다보았다.
"날 보면 도망가더군, 응?"
그는 단지 그녀를 자신의 개인 요리사로 삼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였던가?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상황이지?
아니면 그녀에게 자신이 모르는 비밀이라도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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