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제4장 암석 고장났나?
로나·레시는 암석에 피를 한 방울 떨어뜨렸다.
곧 암석에서 눈부시게 밝은 빛이 나왔지만, 그 빛은 금세 사라졌다.
그롬이 웃으며 말했다. "축하하네, 상등급 생식력이야."
"감사합니다, 부족 무당님." 로나는 이미 암석으로 테스트를 해봤기 때문에, 이 결과에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뒤돌아 소안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인지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경계심이 생겨났다.
"소안·미루트, 이틀 전에야 성인식에 지원했지. 당시에 정말 놀랐는데, 오늘 본인을 만나보니 아주 예쁜 암컷이군. 이리 오렴, 착한 아가. 부족 무당이 네 생식력이 어떤지 한번 보자꾸나?" 그롬이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
소안이 걸어갔다. 그녀가 입은 옷은 몸에 맞지 않아 걸을 때마다 헐렁거렸고, 그녀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호기심 외에도 더 많은 부분이 수치스러울 정도로 음흉했다.
암석 앞에 서서 부족 무당에게 물었다. "만약 이미 임신했다면, 암석으로 알아낼 수 있나요?"
그롬은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시선은 그녀의 복부로 내려갔다. "너, 임신했니?"
소안은 상대방이 자신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할지 확신할 수 없어서 함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그롬은 그녀의 표정이 담담하고 태연한 것을 보고서야 대답했다. "암석은 생식력만 검사하는 거라 임신해도 테스트 결과에는 영향이 없어."
"아." 소안은 더 이상 묻지 않고 허리에 매단 주머니에서 골침 하나를 꺼내 손가락을 찔렀다.
새빨간 피가 암석 위에 떨어졌다.
암석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소안: "......?"
그롬은 늙은 눈을 비비며, 눈이 어른거린다고 생각하고 다시 자세히 암석을 보았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아무리 하등급의 생식력이라도, 심지어 수컷이라도 어느 정도 반응은 있어야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처음 이런 상황을 보았다. 반딧불 빛 한 줄기도 없었다.
"암석이 고장난 건가요?" 임랑이 소리쳤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그롬은 즉시 다른 암석으로 바꿨다.
그러나 암석을 바꿔도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소안은 이것이 혼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진짜 백서가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면 일단 하등급 생식력으로 판단하겠다." 그롬은 망설이지 않았고, 육안으로 봐도 그녀는 하등급 생식력으로 보였다.
소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당신이 측정도 못했는데, 어떻게 제가 하등급인 거죠?"
"소안! 부족 무당님께 대들면 안 돼." 낙이 아래에서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
"반응이 없다면, 어쩌면 제가 최상급 생식력일 수도 있잖아요. 한 번 닿기만 해도 임신하는 그런 종류의, 암석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그롬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의심받은 적이 없었다. "네가 말한 그런 가능성도, 전혀 없는 건 아니지."
소안은 계속 말했다. "그렇다면, 제 생식력 등급은 보류로 해야겠네요. 앞으로 제 생식력을 보고 결정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요?"
그롬은 그녀가 이렇게 능변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너는 이전에 어디서 자랐니?"
소안이 대답했다. "삼우수림이요. 원래 여덟 명의 오빠가 있었는데, 모두 죽었고, 어머니도 돌아가셨어요."
"뭐? 너희 어머니가 한 번에 아홉 명을 낳았다고?!" 그롬은 깜짝 놀랐다. 수인족 전체에서 가장 많은 다태 출산도 일곱 명뿐이었다.
"네." 소안이 대답했다.
그롬은 충격을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보통 두세 마리를 낳고, 생식력이 낮은 경우 한 마리만 낳을 수도 있었다.
물론 한 마리만 낳는 경우도, 태아기 때 천부가 너무 뛰어나서 형제자매들을 모두 삼켜버린 상황일 수도 있었다.
"저는 어머니의 유일한 딸이에요. 저도 어머니의 출산 체질을 물려받을 거예요!" 소안이 진지하고 엄숙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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