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004.이혼 협의서
그녀는 그가 갑자기 어리둥절해 하는 것을 보았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입꼬리를 비웃듯 올리더니, 육묵경을 한 번 더 쳐다보지 않고 문을 열고 나갔다.
육묵경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답답하고, 심지어 약간 아픈 느낌까지 감돌았다.
다음 순간,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가 교선의 차가 천천히 별장 대문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차의 후미등이 점점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어떤 빛도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육묵경은 비로소 시선을 거두었다.
손이 약간 답답하게 아픈 가슴에 닿았고, 눈을 감자 머릿속에는 방금 교선이 그와 대화할 때 보였던 평온하고 담담한 모습으로 가득 차 가슴이 더욱 답답해졌다.
"일방적인 감정?"
꼭 감았던 눈이 천천히 떠지면서, 고요한 밤을 바라보며 육묵경의 입꼬리가 비웃듯 냉소를 띠었다.
"교선, 이 3년 동안, 네가 정말 일방적인 감정을 가진 적이 있기나 했어?"
만약 그녀가 정말 그에게 진심이었다면, 당시 어떻게 그럴 수가...
육묵경의 눈 속에는 신속하게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지만, 곧 그 그림자를 다시 억눌렀다.
***
교선은 육씨 빌딩 앞에 서서, 금빛으로 빛나는 "육씨 그룹" 네 글자를 올려다보며, 손에 든 몇 장의 종이를 꽉 쥐고 안으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장 특조 계신가요?"
그녀는 안내데스크로 걸어가 공손하게 물었다.
안내데스크는 육씨 그룹의 얼굴이라, 아무리 지루해도 직원들은 항상 공손함과 미소를 유지해야 했다. 그녀가 교선을 볼 때 눈빛에 얼마나 많은 경멸이 담겨 있었든지 말이다.
"예약하셨나요?"
장 비서는 그들의 육 사장의 개인 비서인데, 그에게 접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교선은 안내원의 눈빛 속에 담긴 적대감과 경멸을 감지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죄송합니다만, 예약이 없으시면 저쪽에서 잠시 기다리셔야 합니다."
안내원은 미소를 지으며 대기 구역의 자리를 가리켰고, 윗층에 전화를 걸 생각도 없이 바로 교선을 거절해 버렸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대기 구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뒤에서 몇 분의 공손함이 담긴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인님."
장호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왔을 때 멀리서 그 익숙한 뒷모습이 돌아서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불러냈다.
교선이 돌아보자 장호는 이미 그녀 앞까지 달려와 있었다.
"부인님, 사장님을 찾으러 오셨습니까? 지금 회의 중이신데요..."
"아니, 난 당신을 찾으러 왔어."
교선은 단호하게 장호의 말을 끊고 종이를 그에게 건넸다.
"이걸 육묵경에게 전해주고, 시간 날 때 서명해 달라고 해."
그녀는 알고 있었다. 할머니인 육씨 부인이 강요하지 않았다면, 육묵경은 처음부터 그녀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이혼 서류에 서명하는 일, 그는 아주 기꺼이, 아주 기쁘게 동의할 테지.
장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교선은 이미 떠났다. 3년간 남남처럼 지냈던 결혼생활을 끝내니 갑자기 온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장호는 손에 든 "이혼 합의서"라는 큰 글자가 적힌 서류를 멍하니 바라보며 관자놀이가 심하게 욱신거렸다.
부인이 그에게 난제를 던진 걸까?
그녀가 던져준 것이 뜨거운 감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너무 뜨거워서 그가 감히 받을 수도 없는 것인데!!!
그리고 안내데스크의 그 여직원도 장호가 방금 한 호칭에 놀란 것이다.
부인?
사장 부인?
사장님이 결혼했다고?
사장님 같은 사람이 결혼했는데 어떻게 소식이 하나도 없을 수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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