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제4장 연기하지 마
하지만 눈꼬리와 눈썹 사이로 번져 눈밑 깊은 곳까지 이어진 차가움, 냉담함, 무심한 조롱이 얼굴에 드러나 있어 선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여자는 역시 온화하고 착하며 배려심이 있어야, 아내나 완완처럼 보여야 사람들이 좋아하는 법이다.
"오천만 원." 심희가 무심하게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당신네 소씨 집안과의 혈연관계를 매듭짓는 값이에요. 물론, 그녀가 소삼으로 올라섰다는 소리를 밖에 퍼트리지도 않고, 고씨 집안에 소약완이 가짜라고 말하지도 않을 거고요."
소씨 집안은 그녀를 데려와 입양한 딸이라고 대외적으로 알리고, 소약완을 소씨 집안의 진짜 딸이라고 하면서 그녀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했는데, 그건 소씨 집안과 고씨 집안의 혼인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네가 미쳤냐?" 소모언은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못된 계집애, 턱도 없이 많은 돈을 요구하다니!
"둘째, 너 계약서 하나 작성해." 소일이 그의 말을 끊더니 심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말한 대로 지켜주길 바라네."
오천만 원, 그녀에게 주면 그만이지, 소씨 집안에겐 이 정도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 돈으로 평화를 산다고 생각하자!
그렇지 않으면, 그녀처럼 마음씨 악독한 말썽꾼이 있어서는 앞으로 또 완완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
심희는 서명을 하고 오천만 원을 받은 후, 소씨 집안 가족들의 혐오스럽고 분노에 찬 시선을 받으며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갔다.
밖은 햇살이 찬란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햇살을 바라보았다. 정말 좋아, 돈이 생기니 갑자기 기분이 상쾌해져서 몸의 상처마저 덜 아프게 느껴졌다.
"동생아." 소약완의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들려왔다. 애교 있고 연약한 목소리였다. "아빠, 엄마, 빨리 동생을 말려주세요. 가야 한다면 제가 가야지, 어떻게 동생을 보낼 수 있어요?"
소일과 박정염은 말을 하지 않고 심희를 노려볼 뿐이었다.
소약완은 소모언을 구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처연하고 가련하게. "둘째 오빠, 동생이 분명 고의로 저를 밀지 않았다고 믿어요. 전 그저 다리가 부러졌을 뿐인데, 어떻게 동생을 쫓아낼 수 있나요?"
소모언은 이를 갈며 말했다. "완완아, 그녀는 네 동생이 될 자격이 없어!"
소약완은 약하게 심희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동생아, 네가 '국민 아이돌'에 참가하고 싶다고 했잖아? 난 이미 아빠 엄마에게 말했어. 내가 가지 않고 네가 가도록 하자고.
지금 내 다리가 부러진 건 오히려 잘됐어. 안 가도 되니까. 너는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네 꿈을 이루면 돼. 언니가 부탁할게, 가지 말아줘, 응?"
소씨 집안 가족들은 이 말을 듣고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심희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은 마치 차가운 칼날 같아서 그녀의 몸을 향해 쏘아대며, 그녀를 구멍투성이로 만들고 싶어 하는 듯했다.
악독한 계집애, '전민 아이돌'의 자리 때문에 일부러 완완을 계단 아래로 밀었구나. 양심이 있기는 한 건가!
심희는 이 말을 듣고 어제 먹은 밥까지 토할 것 같았다. 돌아서서 소약완을 향해 웃으며 손짓했다. "언니, 잠깐 이리 와줄래? 할 말이 있어."
'전민 아이돌'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었고, 소일은 최대 투자자였다. 그들 가족은 이미 소약완이 센터로 데뷔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았다.
그녀는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소일을 찾아가 자리 하나를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지만, 심하게 거절당했고 그는 그녀의 코앞에서 욕심쟁이라고 꾸짖었다.
소약완은 잠시 멈칫했고,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부모님과 오빠가 있으니 심희가 감히 자신에게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심희는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소씨 집안 사람들도 그녀의 말을 잘 듣는 듯 따라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소약완, 내 앞에선 연기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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