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제3장 당신은 꺼질 수 있어
허성은은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깨진 것은 결국 깨진 채로 남아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고, 손톱이 살을 깊이 파고들었으며,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진윤경을 한번 쳐다봤다. 핏빛처럼 붉은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야수 같았다.
진윤경은 한 걸음 물러섰지만, 자신이 왜 이런 쓸모없는 인간을 두려워해야 하는지 생각하며 오만하게 목을 치켜들었다. "왜 이렇게 부주의한 거야? 이건 네가 직접 떨어뜨려 망가뜨린 거잖아. 내 탓이 아니야. 서류에 이미 서명했으니 꺼져. 진씨 집안과 너는 이제 아무 관계도 없어!!"
그녀의 말투는 마치 거지를 내쫓는 것 같았다.
허성은은 주먹을 꽉 쥐었고, 5년간의 고통과 서러움이 순간 목구멍에 걸려 버렸다.
그녀가 예전에 진남훈을 좋아했을까? 그랬었다. 청춘 시절에 그토록 잘생긴 도련님을 만났으니, 누구라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5년의 고통 끝에, 아무리 많은 감정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남훈아, 제발 부탁이야. 외할머니는 계속 네가 한번 보러 오길 바라셨어. 지금은 병이 매우 심해서 의사가 큰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내가 자진해서 이혼 협의서에 서명한 걸 봐서라도, 돈을 줘. 나중에 꼭 갚을게."
그녀는 마지막 자존심마저 버리고 천천히 말했다. 목소리가 너무 쉬어 있었다.
"네가 자발적으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경호원을 시켜 내보낼까?"
진남훈의 말에는 인정사정이라곤 전혀 없었다. 이혼 협의서를 손에 쥐고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5년 동안 나는 너한테 손도 안 댔는데, 무슨 자격으로 내게 돈을 요구해? 매춘부라도 적어도 서비스를 제공한 뒤에 내게서 돈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게다가 아이를 낳은 네 몸이 정말 그렇게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해?"
이것이 바로 진남훈이었다. 허성은을 대할 때면 항상 신랄하고 악의적인 말을 내뱉곤 했다.
"진남훈!!"
허성은은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서러움, 억울함, 분노, 온갖 감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마침내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진윤경을 향해 달려가 그녀의 얼굴을 마구 때렸다.
"아! 뭐 하는 거야?! 놔! 미친년!"
진윤경은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얼굴에 손자국이 여러 개 생겼으며, 입에서는 피 맛이 났다. 둘은 곧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진남훈은 혐오스러운 눈길로 한번 보고는 경호원들에게 두 사람을 분리시키라고 지시했다.
"허성은! 너를 죽여버릴 거야!"
진윤경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자신의 얼굴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금 허성은의 광기 때문에 그녀의 얼굴에 손톱으로 깊은 자국이 생겼고, 피투성이가 되어 보였다. 만약 치료가 안 되면 얼굴에 영구적인 흉터가 남을 수도 있었다.
허성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볼이 부어 있었고 머리도 흐트러져 있었다. 그녀는 경호원을 밀치고 몸을 숙여 자신의 가방을 집어 들어 진남훈을 향해 힘껏 던졌다.
"오늘 내가 당한 모든 것! 나중에 반드시 백배로 갚아줄 거야! 그리고 너! 진윤경! 네가 방금 한 짓에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진남훈의 이마에서 피가 나왔고, 허성은에 대한 혐오감이 더욱 깊어졌다. 이 여자는 이혼 협의서에 충격을 받아 미쳐버린 것 같았다.
"내쫓아. 다시는 진씨 집안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
허성은은 두 남자에게 끌려나가면서도 핏빛 시선을 계속 진남훈에게 고정시켰다.
"쿵!"
그녀는 마치 쓰레기를 버리듯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졌고, 몸의 뼈가 거의 부서질 뻔했다.
"빨리 꺼져, 진씨 집안에 네가 올 수 있는 곳이냐!"
"재수 없어! 완전 미친 사람 같아."
허성은은 일어나 얼굴의 상처를 문지르며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절뚝거리며 병원 방향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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