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조용히, 예경당의 온몸에 퍼져나갔다. 그 찢어질 듯한 고통은 마치 그녀를 순식간에 삼켜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갑자기 눈을 떴고, 눈앞의 모든 것은 이미 그 하얀 눈으로 덮인 능운봉이 아니었다.
"경당아, 네가 드디어 깨어났구나." 다소 피곤한 목소리가 예경당의 귓가에 울렸다.
예경당은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가슴이 세게 떨렸다.
이 목소리...
그녀는 얼마나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가?
무의식적으로, 예경당은 시선을 돌렸고, 갑자기 옆에 서 있는, 얼굴이 다소 초췌한 중년 남자를 보았다.
"아버지..." 예경당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이 보는 모든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중년 남자는 서둘러 그녀를 부축했다.
"경당아, 네 영근이 부서진 후,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 조심히 요양해야 해. 서둘러 일어나려 하지 마라." 예씨 집안의 가주 예릉이 걱정스럽게 자신의 딸을 바라보며 근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경당의 두 눈이 살짝 커졌다. 눈앞의 모든 것이 그녀를 몹시 놀라게 했다.
어떻게 된 일이지?
그녀는 이미 능운봉에서 심장을 자폭시켰는데, 어떻게 죽지 않은 거지?
아버지는... 300년 전에 이미 대장로의 손에 죽었는데, 지금... 어떻게...
일련의 의문들이 예경당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솟아올랐다. 그녀의 시선이 옆으로 스치면서, 이제야 자신이 있는 곳이 수백 년 전, 자신이 있던 예씨 집안의 규방임을 알아차렸다.
"경당아, 앞으로 영근이 없더라도, 아버지가 너를 잘 돌봐줄 거야. 넌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쓸 필요 없어. 그저 마음 편히 병을 치료하면 돼." 예릉은 예경당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그녀가 놀라서 넋을 잃은 것이라고만 여겼다.
오직 예경당 자신만이 이 순간, 자신의 내면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300년 전의 예씨 집안으로 돌아온 것이다!
눈앞의 아버지를 보며, 예경당은 눈가가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전생의 300년 전, 그녀는 나약하고 무능해서,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을 사랑해 주던 작은아버지가 예유의 할아버지, 예씨 집안의 대장로에게 해를 입고 죽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뜻밖에도 그녀는 정말로 돌아온 것이다!
예경당은 살짝 몸을 일으켜 앉아, 걱정으로 가득 찬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전생의 이 순간, 그녀는 방금 예유에게 영근을 빼앗겼지만, 대장로가 아버지의 목숨을 위협으로 삼았기에 아버지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자신의 극품영근이 스스로 부서졌다고 속였었다.
전생의 예경당은 자신이 이 굴욕을 참기만 하면 아버지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이미 예씨 집안의 대부분의 권력을 장악한 대장로는 일찍이 아버지의 음식에 서서히 작용하는 독약을 넣었던 것이다. 대장로는 예유가 그녀의 영근을 빼앗는 것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죽이고 예씨 집안의 정식 가주가 되려 했던 것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전생의 예경당이 너무 순진했다는 것이다.
"경당아, 네가 일어났으니 얼른 약을 따뜻할 때 마셔라." 예릉은 딸의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오직 정성스럽게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약을 가져왔다.
예경당은 아버지가 내민 약을 받아들고, 약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다가 살짝 놀랐다.
비친 모습 속의 소녀는 정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지만, 원래는 하얗고 사랑스러웠을 그 작은 얼굴 위에 손바닥만 한 붉은 태반이 선명했다. 그 태반은 그녀의 얼굴 반쪽을 가로질러, 원래의 아름다움을 완전히 망쳐놓았고, 심지어 그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추악해 보이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