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처음이자 마지막 우로였다

하은은 고통과 버려짐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어린 시절 엄마는 그녀를 떠났고, 아버지는 술과 분노에 빠져 삶을 살아가며, 유일하게 그녀를 사랑해 준 할머니마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 죄책감과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 속에서 하은은 조용히 살아가지만, 진정으로 살아 있는 느낌은 없었다.

예준이 전학 오면서 두 사람의 삶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린 여동생만이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했던 예준은, 그녀의 죽음으로 세상에서 단절된 채 차갑고 잔혹한 집으로 돌아온다. 잘못할 때마다 지하실에 갇히고 벌을 받으며, 그는 사랑받을 권리조차 없는 존재임을 배워왔다.

하지만 고등학교 복도에서 두 상처 입은 영혼이 마주친 순간, 서로에게 잠깐의 안식처가 된다. 눈물 속의 웃음, 차가움 속의 따뜻함, 절망 속의 희망. 그러나 삶은 그들에게 평화를 허락하지 않는다.

마지막 용기와 사랑의 순간, 예준은 하은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운명은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하은의 처음이자 마지막 위로가 되어 준 소년은 떠나고, 하은은 그 사랑과 기억을 홀로 품게 된다.

가슴 아픈 사랑, 회복, 그리고 잠깐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을 담은 이야기, ****은 다른 사람에게서 위로를 찾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짧은 빛이 평생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