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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질풍러너 어쌔신 / Chapter 9: 질풍러너 어쌔신

장 9: 질풍러너 어쌔신

질풍러너 어쌔신

제9화

9화. 친구와의 재회

“죽었냐? 말 좀 해봐.”

“가긴 어딜 가?”

우현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

“PK바에 가자, 요즘 뉴 월드가 인기거든? 너도 한 번 해봐.”

“이미 했어. 나 지금 레벨 2야.”

PK바는 일종의 게임장이었다. 그러나 약간 다른 점이 있었는데 이곳은 유저들 간의 PK를 주선해 주었다. 승패를 놓고 내기를 하는 것도 가능해서 게임 아이템을 걸거나 심지어는 돈을 걸 수도 있었다.

“벌써 레벨 2라고? 언제 게임 유닛을 산거야?”

단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가 알기로 우현은 그런 비싼 물건을 살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 모아둔 돈으로…….”

“그럼 더 잘 됐지. 나는 3레벨 화염 마법사야. 유저 네임도 그래서 화법.”

단우는 자랑하듯 말했다. 지금 3레벨이면 상위 10% 안에는 들 정도지만 우현이 생각하기에 단우는 PK를 할 실력은 못 된다고 생각했다. PK바에는 온갖 고수들이 몰려드는데 단우는 게임을 잘하는 과는 아니었다.

“그래, 가지 뭐. 가는 건 좋은데 내기는 하지 마.”

“언제부터 이렇게 잔소리가 많았냐? 나 너희 집 앞이야. 빨리 내려와.”

“알았어.”

단우도 한 고집 하는 성격이라 그가 하겠다는 것을 막기는 어려웠다. 최대한 자제시키는 수밖에…….

우현은 반가운 마음과 들뜬 기분으로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왜 이렇게 늦게 나와?”

간만에 단우의 얼굴을 보자 우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뭐해? 얼른 타.”

우현은 차에 탔다.

“거의 1년 만에 보는 거지? 너 키가 하나도 안 컸다, 야.”

“너도 똑같아.”

우현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단우에게는 1년이지만, 우현에겐 3년이었다.

“어제 내기에서 져서 100만원도 넘게 잃었어. 두고 봐, 내가 그 놈들 꼭 박살내고 말 거야.”

단우는 분한 듯했다.

“그 놈들이 누군데?”

“까만코랑 걔를 따르는 양아치들이야.”

단우는 말을 아끼고 있었다. 그는 이때 당시, 우현을 겁 많고 나약한 소년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우현은 어린 날의 그가 아니었다.

“단우, 딱 제시간에 왔네?”

“어, 까만코.”

PK바에 도착하자 깡마른 청년이 그를 맞았는데 그가 바로 까만코였다. 원래 이름은 석현이지만, 피부 톤이 몹시 칙칙했고 특히 코가 검어서 이름 대신 까만코로 불렸다.

석현은 자기를 까만코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했지만, 단우를 무서워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단우의 아버지는 항공사 사장으로 괜히 건드렸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몰랐다.

대신 만만한 우현에게 시비를 걸었다.

“야, 우현! 오랜만이다? 저번에 맞은 데는 좀 괜찮아?”

단우가 그의 말을 받았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자. 돈 가져왔어?”

“걱정 마시지. 200만원 확보해 놨으니까. 게임비는 네가 내는 거다?”

“내가 왜?”

“부자잖아. 이런 건 부자가 내야지, 안 그래?”

석현의 뒤에는 그를 따르는 어린 소년들이 주르륵 서 있었다. 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부럽다, 금수저.”

하나같이 비아냥거리자 단우는 투덜거렸다.

“아버지가 부자지 내가 부잔가?”

그래도 그는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했다.

“사장님, 방 주세요. 남은 돈으로는 음료 돌려주시고요.”

“6번방으로 가시면 됩니다.”

“가자!”

석현은 우현의 어깨를 탁 쳤지만, 우현은 무심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이런 행동을 하면 우현은 대개 두려워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냉정한 모습이었고 석현은 약간 의아했다.

6번방에는 여러 대의 게임 유닛이 놓여 있었는데 5:5까지 대전 가능한 시설이었다. 파티션으로 방을 갈라놓아 같은 편끼리 들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우현과 단우는 한쪽으로 가서 유닛을 구동시켰다.

“까만코는 레벨 몇이야?”

“레벨 3 광전사야.”

단우가 대답했다.

“어제 열 판 했는데 고작 세 번밖에 못 이겼다. 그래서 아빠 직원한테 부탁해서 화염 마법사 스킬북을 구해달라고 했지.”

총 200만원을 걸었으니 한 판당 20만원이었다.

“너 스킬 배운 거 뭐 있는데?”

뉴 월드를 오래 플레이했기 때문에 화염 마법사를 해보진 않았어도 아예 모르지는 않았다. PK에서 붙어본 경험도 있다.

“파이어볼, 화염 미사일, 기폭, 회복마법, 이렇게 있어.”

“체력하고 마력은 몇이야?”

“HP(생명력) 120, MP(마법력) 150이야.”

3레벨 치고는 스펙이 좋은 편이었다.

“까만코는 충돌 스킬 있어?”

“있던데.”

“흠…….”

충돌 스킬을 배운 광전사는 까다롭다. 충돌을 잘 사용하면 화염 마법사를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시작한다.”

단우가 유닛을 착용했고 우현은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그들은 ID카드를 인식기에 댔다. 그러면 그들의 캐릭터 정보가 전송되어 여기서도 집에서 하듯 같은 캐릭터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이 게임에 접속했다. 경기장 맵은 랜덤으로 정해지는데 첫 번째는 산이었다. 화염 마법사는 산악 지형에서 매우 유리하기 때문에 우현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단우와 석현은 준비를 마쳤다.

땡!

싸움이 시작되고 다른 사람들은 둘이 붙는 것을 구경했다. 우현이 단우의 움직임을 쫓고 있을 때, 누군가 와서 우현에게 시비를 걸었다.

“오랜만이다, 우현? 레벨은 또 언제 2까지 올렸대?”

그의 이름은 아마 재근이었을 것이다. 재근은 레벨 2 전투 어쌔신이었다. 질풍 어쌔신과 전투 어쌔신, 같은 어쌔신이지만 큰 차이가 있었다.

전투 어쌔신은 질풍 어쌔신보다 전투를 중시하며 적극적으로 근접전에 임해 어떨 때는 전사 못지않게 저돌적이다. 직업특성이 달라 어느 쪽이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었다.

“참 너답다. 무식한 직업을 골랐네.”

“뭐라는 거야? 너 미쳤냐?”

재근은 우현의 비꼬는 말투에 제법 놀라고 말았다. 항상 조용하고 움츠러들어 있던 녀석이었는데 오늘은 뭔가 다르다. 풍기는 분위기와 인상이 왠지 모르게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재근이 말했다.

“나하고 한 판 하자. 얼마 걸래? 한 30만원?”

재근이 카드를 꺼내 흔들었다.

“그거 가지고 되겠어? 50만원 걸지 뭐.”

이것은 그의 전 재산이었다. 학생인 그들에게 50만원은 큰돈이었고, 재근은 갑자기 난처한 듯 친구들에게 말했다.

“너네 돈 있냐? 나 20만원만 빌려줘.”

“나 10만원 있어.”

“나는 5만원.”

“나도 5만원.”

재근은 20만원을 빌려 50만을 맞추었다. 그는 석현에 비하면 돈이 좀 없는 편이었다. 그때, 단우와 석현의 싸움이 끝났는데 단우가 지형을 잘 이용해서 이긴 것이다.

“우리도 가지.”

우현이 고개를 돌리며 재근에게 말했다.

화면이 빠르게 수풀이 무성한 숲 지형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약 50미터였다.

“줘터지고 질질 짤 준비나 해라.”

재근의 호언장담에 우현은 아무 말 없이 담담하게 웃었다.

[전투를 시작합니다.]

메시지가 뜨고 두 사람은 동시에 잠행 스킬을 사용했다. 둘은 배경에 녹아들어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우현은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피해 소리 없이 다가갔다. 이것이 잠행의 기본 컨트롤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나뭇가지가 밟히는 소리가 났다. 정신을 집중해서 보니 흐릿한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그는 빠르게 재근에게 다가갔다. 재근은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중이었으나 우현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재근은 우현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으나 보이지 않았다. 우현은 10년이나 어쌔신을 플레이했기 때문에 은닉은 그에게 삶이나 마찬가지였다. 몸에 완전히 배어 있는 컨트롤. 우현은 홀연한 바람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재근은 우현의 근처를 지나갔는데도 그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 망할 놈, 대체 어디 숨어 있는 거야?”

재근이 혼잣말을 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때, 이미 우현은 그의 뒤에 서 있었다.

우현의 비수는 하늘 높이 솟았다가 빠르고 강력하게 재근의 등을 찔렀다!

푹!

-31!

데미지 수치가 높은 것을 보니 방어력이 낮은 것 같았다. 공격 시, 그리고 공격을 받았을 때, 잠행의 효과는 사라진다. 재근도 우현을 발견하고 몸을 돌려 단검을 휘둘렀지만 우현은 가볍게 뒤로 한 걸음 후퇴했다. 재근의 물러서지 않고 비수를 날렸고, 비수가 우현의 뺨을 스쳤다.

“급소공격!”

우현은 단번에 거리를 줄여 다가와서는 재근의 배 한가운데를 푹 찔렀다.

[급소공격에 성공하였습니다. 공격편차 3%, 추가 데미지가 발생합니다.]

연이은 공격에 체력이 순식간에 깎이고 말았고, 재근은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 몇 초도 걸리지 않은데다 심지어 우현의 체력은 하나도 깎이지 않았다. 그의 입가에 승자의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다. 갓 게임을 시작한 레벨 2와의 PK, 질 리가 없다.

두 사람은 동시에 관중석으로 돌아왔다. 재근의 카드에 있던 50만원이 우현의 계좌로 들어왔다.

“재근! 왜 돌아온 거야?”

“벌서 끝난 거야?”

친구들이 재근을 둘러싸고 물었다.

그들도 전투화면을 지켜보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두 사람 다 잠행을 사용하여 보이지 않았고 곧 잠행이 풀리나 했는데 재근이 그냥 쓰러져버리고 만 것이다.

“으음, 좀 하네…….”

그는 우현의 움직임을 전혀 잡아내지 못했고 일격에 죽기까지 했다.

“내가 졌어.”

재근은 풀이 죽은 듯 보였다. 이들은 만만하게 보이면 끝도 없이 물어뜯다가도 실력을 보이면 금세 꼬리를 내린다. 그가 우현에게 패배감을 느낀 이유는 또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우현을 무시해왔는데 실제로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다음부터 저놈은 건드리지 말자.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야.”

재근이 친구들에게 말했다.

“뭐야, 한 번 졌다고 이러기야? 쪽 팔린다 진짜.”

친구가 어이없다는 듯 그를 향해 욕을 했고, 다른 사람들도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다.

우현은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단우의 경기에 집중했는데, 두 번째 경기는 단우가 지고 말았다. 맵이 넓은 개활지라 단우에게 질 수밖에 없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끝나고 어느새 열 경기가 다 끝났다.

단우의 전적은 2승 8패. 순식간에 120만원을 잃은 것이다. 단우는 유닛을 벗어 던지고 씩씩거리며 우현에게 다가왔다.

“까만코 저 자식 새로운 스킬을 익혔어. 항마증진을 익혔지 뭐야.”

항마증진 스킬을 익히면 마법 내성이 올라간다. 이 스킬을 익힌 광전사는 마법사 계열의 천적이었다.

우현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항마증진이 있는 광전사 상대라고 해도 사실 못 이길 건 없어. 네가 진 것은 스킬 숙련도가 낮았기 때문이지. 광전사는 스킬 수가 적고 다소 단순한 패턴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다양한 스킬로 상대하기보다는 확실한 한 가지로 승부를 봐야 해. 레벨도 같고 네 실력이 석현에 비해 못하지 않는데 왜 지겠어? 아직 채 익숙해지지 않은 스킬을 사용했기 때문이야. 그 한 가지만 고친다면 이길 수 있어.”

“그, 그래? 그런 건 어떻게 알았지?”

단우는 놀란 듯했다. 생각해보니 우현의 말은 틀린 데가 없었다.

양아치 무리가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재근은 복잡한 표정으로 우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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